방송학자들은 왜 ‘미디어 인사이드’ 폐지 반대를 주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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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학자들은 왜 ‘미디어 인사이드’ 폐지 반대를 주장하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폐지 KBS 책무 버리는 행위"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6.04.15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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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비평 프로그램인 KBS <미디어 인사이드>가 폐지 위기에 처하자 방송학자들이 KBS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체 방송사를 통틀어 유일한 매체 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 인사이드>가 공영방송에서 폐지되는 상황을 방송학자들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지난 14일 경희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산하 방송저널리즘 연구회 주최 긴급토론 '한국 방송 저널리즘의 위기와 매체 비평 프로그램의 현주소'에서 제기된 <미디어 인사이드> 폐지 문제에 대한 방송학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을 정리했다.

▲ KBS1TV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10분에 방영하는 KBS <미디어 인사이드>는 지상파 포함 모든 방송사 중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매체 비평 프로그램이다. ⓒKBS

▲이기형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YTN <돌발영상>처럼 <미디어 인사이드>도 이제는, 잃어버릴지 모르는 텍스트다. KBS가 매체 비평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고, 심지어 성가시게 생각하는 태도가 지금의 상황을 낳았다. 지난 2013년 KBS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 주최했던 'TV 매체비평 10년, 성과와 전망'이라는 심포지엄에서 당시 KBS 길환영 전 사장은 <미디어 인사이드>의 필요성과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폐지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매체 비평 프로그램은 시청률을 따져선 안 되고, 공익성을 생각한다면 더욱 더 폐지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실험을 이 안에서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금처럼 굉장히 혼란스러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학계는 이러한 비평적 능력으로 학술적이거나 이상적 이야기만 하지 말고 성찰적 힘을 끌어내야 한다. 무엇을 잘못하는지를 찾는 행위가 바로 비평이기 때문이다.

▲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언론이 사회를 감시하듯 언론도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의 언론은 그런 비판의 주체가 없거나 부족하다. 물론 언론단체와 시민단체가 있으나 미국의 TV 비평가 협회처럼 광범위하거나 규모가 크지도 않다. 학계의 영향력도 마찬가지다. 방송사와 함께 방송 분석을 할 것을 제안했으나 두 곳만이 응했을 뿐이다. 그마저도 자사에 대한 방어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체 언론권력에 대한 비판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나마 전체 방송사 통틀어 유일하게 KBS <미디어 인사이드>가 있었기에 자율적으로 상호비판적 평가를 할 수 있었다. 또한 시청자에게도 제대로 된 정보습득과 의견형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매체 비평 프로그램은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 매체 비평 프로그램인 KBS <미디어 인사이드>는 지난 4월 10일 방송에서, '[핫이슈 분석] 중요해지는 국제 뉴스, 품질은?'을 통해 국내 언론에서 국제 기사를 보도하는 방식에 대해 비평했다. ⓒKBS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 : 대체 KBS에서는 <미디어 인사이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2013년도에 수신료 높이고자 할 때에는 이 프로그램이 공공성 높이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다가, 3년이 지난 지금은 폐지를 이야기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왜 폐지 이야기가 나오는가? KBS 내부에서 노조와의 갈등과 지배구조 등이 바뀐 상황에서 이루어진 결정 아닌가? 물론 <미디어 인사이드>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불과하다. 그러나 단 하나있는 이 프로그램이 없어졌을 때에 우리 사회에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솔로몬 애쉬의 선분실험만 보더라도 집단적으로 오답을 말하는 상황에서 단 한 명이 정답을 말할 때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미디어 인사이드>라는 프로그램이 존재함으로써 언론계가 가지고 있는 침묵의 카르텔에 균열을 가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가능성마저 사라지게 되었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방송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2년 간 자문위원을 하면서 방송사에서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굉장히 형식적인 장식품처럼 취급한다는 걸 깨달았다. 한국 언론 전반에 대해 평가할 근거를 주는 KBS <미디어 인사이드>을 폐지한다는 건, KBS도 이런 매체 비평 프로그램을 장식품으로 생각함을 알 수 있다. 공영방송 KBS가 매체 비평을 더 활성화시키기는커녕, 지금 이 시점에서 <미디어 인사이드>를 폐지한다는 건 자신의 책무도 버리는 것이다. 대체 옹달샘마저 없다면 어디서 물을 마시나? 흐린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KBS,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정파적인 거버넌스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지금의 방송사는 정치적 편향, 광고주 편향, 시청률 집착, 관습적 기사 작성, 자사이기주의가 심하다. 방송의 중요성이 커지는만큼 따라서 자기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미디어 인사이드>가 폐지 위기에 놓인 지금 상황에서 한국 방송 시스템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방송 전체 지형을 바꿔보는 중요한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방송사의 거버넌스 문제를 공론화시키고 학계도 다른 시민운동 단체들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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