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방송]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예지동 시계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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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방송]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예지동 시계골목'
  • PD저널
  • 승인 2016.04.2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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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4일 오후 10시 40분 /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시간은 흐른다-서울 예지동 시계골목'

서울 종로구 예지동 시계골목은 200여 미터 남짓한 거리에 시계와 관련된 각종 점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1960년대 청계천변 상인들이 하나 둘 이주해 오며 형성되기 시작한 이곳. 처음에는 사과 궤짝 위에 시계를 진열해 두고 팔던 것이 점차 번듯한 상가로 발전했다. 이후 1970~80년대 ‘혼수 준비를 할 때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자리 잡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삐삐와 휴대전화에 밀려 시계는 설 자리를 잃어갔고, 자연스럽게 골목의 침체기도 시작됐다. 또한 서울시가 200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온 재개발 계획이 중단되면서 상권이 흩어지게 되었고, 상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이곳에 남은 이들은 국내 시계 산업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을 잊지 않고, 시계골목 제 2의 전성기를 기다리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 KBS <다큐멘터리 3일> '서울 예지동 시계골목' ⓒKBS

■시계의 장인들을 만나다

만 원대의 저렴한 전자시계부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시계까지. 예지동은 시계에 관해선 없는 게 없는, 그 자체로 하나의 큰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일들이 분업화, 전문화되어 이루어지는데, 시계 수리부터 조립(생산), 시곗줄, 문자판, 폴리싱, 유리까지 그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한 가지 기술만 파고든 장인들의 집념은 시계 부품 하나하나에 깊게 배어든다. 시계를 수리하는 장인들의 모습은 마치 환자를 돌보는 의사 같다. 살아있는 생명을 대하듯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그 손길에 시계에 대한 애정이 담긴다. 오랜 세월 예지동에서 시계 수리업을 해온 장기홍 씨와 김범진 씨는 고장 난 시계를 수리해서 다시 움직이게 했을 때, 한 생명을 살린 듯한 기쁨과 희열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 당신에게도 간직하고 싶은 시계가 있나요?

시계 선물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긴다. 어릴 적 부모님이 사 주셨던 첫 시계, 아내에게 결혼 예물로 받은 시계, 군 입대 때 친구에게 선물 받은 전자시계 등. 시계를 주고받은 이들 사이의 특별한 추억과 사연들이 오롯이 담긴다. 값싼 중국산 시계들이 흔해진 요즘이지만, 예지동을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소중한 시계들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고장이 나면 고쳐 쓰고, 또 고쳐 쓰는 것이다.

시곗줄을 늘리기 위해 예지동을 찾은 신동기 씨는 새 것을 사는 것보다 정든 시계를 고쳐 쓰는 것이 좋다고 했다. 동네에서는 고치지 못해 수원에서 여기까지 찾아왔다며, 친구가 선물해준 시계를 계속 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예지동의 시간은 계속 흐른다

국내 시계 산업이 침체되면서 시계 기술의 단절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 예지동에선 작은 희망들이 피어나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 가업을 잇겠다고 나선 차세대 주자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 문자판 수리업을 하고 있는 이승화 씨는 약 4개월 째 아들 이현수 씨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기술을 다 익히기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현수 씨는 아버지만큼 뛰어난 기술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연수에 임하는 중이다. 한편 7년 전부터 아버지에게 시계수리 기술을 전수 받은 장윤석 씨는 이미 독립하여 자기만의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종종 아버지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스스로의 역량을 늘려나가는 중이다.

아버지의 시계 기술을 이어나가기 위해 예지동으로 나선 젊은 청년들. 그들이 불어넣는 새로운 활기 속에서 이곳의 시계는 또 한번 힘찬 태엽을 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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