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도 보도하는 어버이연합 의혹 KBS·MBC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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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동안 메인뉴스에서 한 번도 보도 안해 …KBS새노조 “공방위 긴급 안건 요구”

이른바 ‘어버이연합 게이트’ 사건으로 떠들썩하지만 '공영방송' KBS와 MBC의 메인뉴스는 조용하다.

지난 11일 <시사저널>이 어버이연합 회계장부를 공개하며 그동안 집회에 아르바이트생들이 동원됐다고 보도한 후 관련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9일 JTBC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어버이연합 차명계좌에 1억 2000만원을 입금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음 날인 20일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이 허현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집회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JTBC는 전경련이 3년간 총 5억 2300만원을 어버이연합 차명계좌로 입금했다는 내용 등의 후속 보도를 매일 내보내고 있다.

어버이연합 차명계좌 내역,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과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 사이의 문자 내용 등 구체적인 증거들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한겨레, 조선일보 등 주요 일간지는 물론, 종편 채널인 TV조선, 채널A까지 관련 보도를 내고 있다.

▲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입장발표 기자회견 '진실은 이것입니다'에서 어버이연합 회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 앞으로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KBS와 MBC만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1일 시사저널에 의해 처음 어버이연합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후 25일까지 15일 동안 메인 저녁뉴스 프로그램인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관련 내용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민영방송 SBS만이 <SBS 8뉴스>에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과 청와대 행정관 개입설을 보도했다.

KBS 라디오에서는 어버이연합 관련 의혹을 전한 기자가 돌연 교체되는 일까지 벌어지도 했다. 지난 21일 KBS <황정민의 FM 대행진>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에서 관련 코너를 계속해서 진행해오던 기자가 시사저널과 JTBC를 인용해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을 보도한 다음날 해당 기자는 교체됐다. 당일 코너는 불방 됐다.

KBS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KBS본부는 25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KBS가 어버이연합에 가입한 회원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며 사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어버이연합에 뒷돈을 대준 의혹으로 전경련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단신 기사가 아침 뉴스 두 번 나간 것이 전부”라며 “참담하다”고 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에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어버이연합 게이트’ 취재와 제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수영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이하 공추위) 간사는 "4월 정례 공방위(공정방송위원회)의 긴급 안건으로 (어버이연합 사건 보도를) 사측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며 ”공추위와 KBS노동조합은 사측의 거부를 타당하지 않다고 보고, 어떤 형태로든 사측의 해명과 논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와 MBC가 '어버이 연합' 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각 방송사마다 데스크의 가치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물증도 나오고 있고, 소위 '어버이연합 게이트'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가 된 상황에서 왜 관련 보도를 하지 않는지, 왜 뉴스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지에 대한 이유라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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