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상징 ‘파란 리본’이 ‘외부 세력 구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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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중앙일보 등 파란 리본 의미 왜곡”…성주군민도 “언론 보도 사실과 달라”

▲ 2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경북 성주 군민 사드(THAAD) 배치 반대 상경 집회에서 김항곤 성주군수가 삭발식 이후 '사드배치 결사 반대' 머리띠를 하고 있다. 김 군수의 가슴엔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리본이 달려있다. ⓒ노컷뉴스

<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군민들이 ‘평화와 희망’의 의미로 만든 ‘파란 리본’을 “외부 세력 구분용”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 주최로 21일 오전 열린 ‘사드배치 논란 긴급 토론회-성주군민, 언론에게 묻는다’ 토론회에서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일부 언론에서 파란 리본을 외부인과의 구분 목적이라고 선전했는데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노란 리본이 세월호를 상징한다면, 파란 리본은 평화와 희망의 의미로 군민들의 협의를 통해 만들어졌다”며 “언론도 성주군민들의 사드 배치 철회 요구가 한반도와 동북아, 지구촌의 평화를 위함이라는 점을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중앙일보>는 이날 발간한 신문 12면 기사에서 “경북 성주군민 2000여 명이 21일 상경해 서울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할 예정”이라며 “(이들은) 왼쪽 가슴에 성주군민이라는 걸 표시하는 ‘파란색 리본’을 달기로 했다. 외부 세력과 구별되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보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이날 오후 발표한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중앙일보>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명백한 왜곡 보도”라며 “성주 문학회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이 ‘파란 리본’은 일종의 ‘평화의 상징’으로, ‘세월호’ 하면 연상되는 노란 리본처럼 국민 모두가 달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된 것으로, 외부 세력 배척과 거리가 멀다”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이날 <한국일보> 12면 기사에서도 ‘파란 리본’에 대해 “평화가 성주에서 한반도와 세계로 나비효과처럼 전파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소개한 사실을 언급하며 “주민들이 만든 리본의 본래 용도를 왜곡하고 성주군민들이 ‘집회 외부세력 투입설’에 설득당한 양 보도한 <중앙일보>의 보도는 명백한 오보이자 악의적인 왜곡보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성주군민들의 상경시위와 관련해 다수의 언론에선 ‘파란 리본’의 의미를 외부 세력 개입 차단 목적으로 해석하는 보도를 이어갔다. 일례로 <연합뉴스>는 관련 기사에서 “이들(시위 참가자들)은 성주군민임을 알리는 파란 리본과 함께 자신의 거주지와 이름이 적힌 목걸이 명찰을 달았다”며 ‘파란 리본’의 의미를 외부 세력과의 구분용으로 전했다.

▲ 7월 21일 <중앙일보>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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