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재단 협상, 정말 지코·설현 열애설이 묻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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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비평] 지상파 3사 메인뉴스, ‘여전히’ 위안부 협상 관련 보도 ‘0건’

▲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를 나서고 있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국장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화해·치유재단)이 출범한 뒤 처음으로 국장급 협의를 열고 일본 정부가 위안부 재단에 출연키로 한 10억엔의 거출 시기 등을 논의한다. ⓒ뉴스1

지난 9일 서울에서 8시간 동안 위안부 재단과 관련해 ‘한‧일 국장 협의’가 진행됐지만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는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사실상 무보도로 일관했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화해‧치유 재단’의 사업 내용과 일본 정부의 10억엔 출연 시점과 사용처에 대해 합의했다. 외교부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 있다.

지난달 28일 위안부 재단(화해‧치유 재단)을 설립하기에 앞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물론,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와 야당 등에서는 거센 반발이 있었다. 재단 설립 중단에 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재단 설립을 강행한 것도 문제였지만, 일본과의 협의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가 지적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28일 협상 당시 일본 정부가 약속했던 10억엔 규모의 지원금 출연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일본 측이 요구했던 소녀상 이전 문제가 해결돼야 출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한겨레, 경향신문, JTBC 등에서는 관련 이슈를 상세히 전했지만, 지상파는 무보도로 일관했다. (▷관련뉴스 : 위안부 재단 논란보다 중요한 ‘날씨’ 보도)

▲ 평화나비네트워크 회원들이 5일 오전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하며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청계광장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피해자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일본의 사죄도 없이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전면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뉴스1

지난 9일 협상에서는 출연금 지급 시기와 사용처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정부가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것에 비해, 일본 정부는 ‘최종 판단은 상부에서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 일본 측이 “한국 쪽의 노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는 말을 남겨 향후 한국 정부의 대응 방향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10일 지상파 메인 뉴스에서는 관련 보도를 단 한 건도 찾아볼 수 없었다. 3사 모두 올림픽 관련 뉴스만 5개 이상을 전했다. 협상 당일이었던 지난 9일에도 KBS <뉴스9>는 이 소식을 ‘간추린 단신’ 코너에서 짧게 전했다. 반면 JTBC는 지난 10일 위안부 협상 관련 소식을 두 개의 리포트로 전했다. (▷관련뉴스 : 한일 의견접근, 위안부 피해자에 '현금' 준다는데…)

한국 대표팀의 올림픽 금메달 소식은 물론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위안부 협상 과정을 묻어버릴 만큼 중요한 일인가에 대해서는 또 다시 의문이 생긴다. 오히려 온 국민의 관심이 한쪽으로 쏠릴 때,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을 전하고 공론화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 아닌가. 더구나 지난 10일 한 연예매체에서 터트린 아이돌 지코(블락비)와 설현(AOA)의 열애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위안부 협상 관련 소식을 덮기 위한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누리꾼들의 이런 ‘음모론’은 과연 누가 만든 걸까. 누리꾼일까, ‘무보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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