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내·외부서 얼마나 더 많은 보도 통제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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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국회 청문회 촉구…김시곤 전 보도국장 “대통령에 누가 된다 하면 말 잘 들은 길환영” 폭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3차 청문회에서 “길환영 전 KBS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 관련 소식은 뉴스 시작 20분 내에 방송하도록 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히며 길 전 사장의 청와대 관련 보도 개입 상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한 가운데,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가 1일 “언론장악 청문회를 더 미룰 수 없다”며 국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전 국장은 지난 1일 세월호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참사 다음날이었던 2014년 4월 17일 KBS <뉴스9>에서 ‘박 대통령 현장방문…1분 1초가 급해’라는 제목의 아이템을 13번째로 보도하기로 돼 있었는데, 더 앞쪽에 배치하라는 지시를 길 전 사장이 했다”고 밝혔다. 김 전 국장은 길 전 사장과 당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증언과 함께 공개했는데, 문자메시지에서 김 전 국장은 “사장님~ 말씀하신대로 그 위치로 올렸습니다”라고 말했고, 길 전 사장은 “수고했네!”라고 답했다.

▲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1일 세월호 3차 청문회에서 공개한 길환영 전 KBS 사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 TV 화면캡처

또 길 전 사장은 4월 23일에도 중국 시진핑 주석과 통화한 박 대통령 뉴스가 31번째에 편성되자 보도 순서를 앞당기라고 주문했다고 김 전 국장은 전했다. 당시 김 전 국장은 “사장님~ VIP 아이템 오늘은 뒤로 배치하고 내일부터 자연스럽게 올리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자칫 역풍이 불게 되면 VIP께도 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 전 국장은 “평소 길 전 사장은 박 대통령과 관련해 지시를 했다가도 내가 ‘대통령께 누가 될 것’이라고 하면 수긍하곤 했다”고 증언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6월 30일 ‘이정현 녹취록’에 이어 김 전 국장이 추가로 폭로한 길 전 사장의 청와대 보도 개입 정황을 놓고 “국민의 주인인 공영방송을 이처럼 철저하게 정권 선전의 도구로 망가뜨려도 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언론노조는 이어 “어떻게 청와대 홍보수석이 욕설 섞인 전화통화로 공영방송 KBS 보도에 개입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공영방송 KBS의 사장이 방송법(제4조)을 어겨가면서 보도편성에 개입할 수 있었는지, 내‧외부에서 얼마나 더 많은 보도통제가 이뤄졌는지 진상규명과 확고한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며 “국회의 청와대 언론장악 진상규명 청문회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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