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명 PD의 눈으로 바라본 142개의 나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500회…‘기차 타고 대륙 여행’

지난 11년간 142개국 1303개 도시를 여행한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오는 8일 500회를 맞이한다. 그동안 거쳐 간 PD만 해도 121명. 내레이터는 총 46명이 참여했다. 이번 500회 특집에는 윤성도, 표만석, 임혜선 PD가 담은 ‘기차 타고 대륙 여행’이 방송된다.

2005년 11월에 방송을 시작한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오고 있는 대표 여행 다큐멘터리다. 2009년 10월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위기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로 2010년 1월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 최근 각종 여행 관련 콘텐츠가 넘쳐 나는 중에도, <걸어서 세계속으로>만이 가진 힘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특히 PD가 기획에서부터 촬영, 편집, 원고작성까지 홀로 맡는 1인 시스템은 지금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만들어냈다. 지난 5일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수 KBS 교양국장은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PD의 눈으로 본 세상”이라며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과 교감하고 공감해왔던 PD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그들의 시선으로 본 도시와 자연, 그것이 바로 <걸어서 세계속으로>다”라고 말했다.

▲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 500회 특집 '기차 타고 대륙 여행' ⓒKBS

그런 만큼 같은 국가, 같은 도시, 같은 여행지라 할지라도 제작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누군가는 음악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누군가는 자연에 집중해서, 또 다른 누군가는 도시 골목이 주는 느낌을 중심으로 그 공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서호 팀장은 “한 도시를 이미 방송했다고 해도, 몇 년 후에 다른 누군가가 바라 본 그 도시는 다를 수 있다”며 “PD마다 다른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기 때문에 소재 고갈의 문제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8일, 15일, 22일에 방송될 500회 특집은 ‘기차 타고 대륙 여행’을 테마로 꾸며진다. 김서호 팀장은 이번 기획에 대해 “걷는다는 의미를, 걸어서 세계를 샅샅이 여행한다는 의미에서 찾는다면, 기차를 타고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특집의 1부에서는 중국 베이징에서부터 몽골 울란바토르를 거쳐 러시아 이르쿠츠크에 달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특히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중간점으로, 세계 최대 담수호 ‘바이칼 호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1부를 제작한 윤성도 PD는 “비교적 짧은 3박 4일 동안 뚜렷이 다른 세 나라를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는 “기술적으로는 기차로 어디든 가는 게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이란 걸 느꼈다”며 “한국에선 언제쯤 기차를 타고 전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2부에서는 페루 맞추픽추에서부터 칠레 아타카마 사막까지 열차를 타고 달린다. 특히 이 구간에 있는 안데스 ‘고산 열차’의 아슬아슬한 장면을 담아냈다. 표만석 PD는 “걸어서 보는 풍경도 와 닿지만, 새로운 창, 기차의 창을 통해 보는, 기차의 속도감 속에 보이는 풍경이 매력 있었다“며 ”볼리비아의 전통인 여성 레슬링 경기 등 다양한 이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 500회 특집 '기차 타고 대륙 여행' ⓒKBS

이어지는 3부에서는 4466km에 달하는 캐나다 대륙횡단 기차여행을 보여준다. 로키산맥에서부터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만나볼 수 있다. 임혜선 PD는 “특별한 액티비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널따란 캐나다 대륙을 보는 게 전부인데 왜 사람들이 이곳으로 여행을 오는가에 대한 의문을 4박5일 동안 가졌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외부 연락도 두절된 상태에서 그저 막연하게 자연을 바라보고 이 안에서 즐기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니겠느냐는 말을 젊은이들이 하더라”라며 “그들의 인생관과 철학이 어떻게 다른지를 느낄 수 있었고, 세상을 바라보고 여행을 하는 목적과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각종 여행 콘텐츠가 범람하는 중에도 <걸어서 세계속으로>만이 가진 매력은 분명하다. 말그대로 ‘걸어서’ 세상을 만나는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링크)에서는 그동안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다녀간 도시들을 아카이브화 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평범한 여행보다 살아 숨 쉬는 여행, 그곳의 사람들과 직접 만나보는 여행을 보여줌과 동시에 '진짜 발로 만든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에 500회가 가지는 의미가 더욱 크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