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피해자? 김주하 앵커 브리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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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과 인연 놓지 못해 대통령 곤경”…민언련 “MBN, 국정농단 사건 비판 의지 없나”

종합편성채널 MBN <뉴스8>의 김주하 앵커가 국정 농단 파문과 관련해 비서실세 최순실 씨를 가해자로, 박근혜 대통령을 피해자로 묘사한 브리핑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뉴스8> 방송에서 김주하 앵커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40년 인연을 편지 형식으로 브리핑했다.

이 브리핑에서 김주하 앵커는 “대통령의 딸과 평범한 대학생, 쉽지 않은 인연으로 만나 40년 간 우정을 지켜오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했을 것이고, 물심양면 도움도 줬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 언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대통령은 더 이상 한 개인이 아닌 국가를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 10월 26일 MBN <뉴스8> ⓒMBN 화면캡처

김 앵커는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일진데,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져 있다”며 “물론 처음엔 언니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겠지만, 어느새 호의는 권력이라는 보상을 받게 됐고, 당신은 그 권력을 남용해버렸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이어 “덕분에 그 언니는 지금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됐다”며 “당신 말대로 박 대통령과의 의리 때문이었다면, 나라가 들쑤셔놓은 듯 엉망이 된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빨리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떳떳하게 그동안 한 일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앵커는 “어제(9월 25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숩은 처음 봤다고들 한다”며 “며 최순실 씨를 향해 “진심으로 언니를 위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숨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해 김주하가 전한다”고 김 앵커는 덧붙였다.

그러나 대통령의 책임을 최순실 씨와의 인연을 끊지 못한 데 국한시킨 이 브리핑이 과연 작금의 현실에 대한 언론의, 언론인의 상황 인식으로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27일 오후 발표한 모니터 보고서에서 “대통령의 책임을 단순히 최순실 씨와의 인연을 끊지 못한 것에 국한하는 이 브리핑은 박근혜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의 입장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또한 “MBN이 청와대처럼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거나, 역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을 제대로 비판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듯하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국가기밀을 민간인이 보고 받고 청와대 행정관을 몸종 부리듯 할 수 있다는 김주하 앵커의 지나친 ‘배려심’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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