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추적60분’ 최순실 게이트 추적의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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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따져보기] 혼란스러운 최순실 게이트 정리 의미, 의혹 해소 측면 아쉬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다룬 KBS <추적60분>(11월 2일 방송)의 시청률이 4.4%(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1.8% 포인트 상승했다. 사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최순실 관련 아이템이 현재 뜨거운 아이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영방송인 KBS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에서 ‘드디어’ 최순실 게이트를 정면으로 다루는 데 대한 기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추적60분> ‘최순실의 국정농단, 대한민국을 삼키다’편(▷링크)에서 제작진은 최순실이 과연 누구인지부터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의 전말, 그리고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있는 지점들을 짚었다.

이를 위해 우선 제작진은 두 모녀가 도피를 위해 갔던 독일을 찾았다. 또한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간의 40년 인연을 여러 사람들의 증언과 보도들을 통해 재구성하고, 최순실이 비선실세로서 딸의 입학과 학사에 특혜를 준 사실과 비영리법인을 통해 수십 개의 기업으로부터 774억 원의 기금을 모은 정황 등을 다뤘다. 

▲ 지난 2일 <추적60분>에서는 ‘최순실의 국정농단, 대한민국을 삼키다’편을 방송했다. ⓒKBS

제작진은 우선 독일을 찾아 최순실 모녀가 언제나 “6~10명의 젊은 남성들로부터 비호를 받았다”는 사실을 이웃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알아냈고, 그 남성들이 타던 차량 번호 ‘C S 623'이 최순실의 생일인 ‘6월 23일’과 일치한단 사실을 알아냈다. <추적60분>은 “독일의 최 씨 모녀에게는 그들을 비호하는 정체 모를 세력이 항상 동행했고, 그 세력은 청와대 측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추측하지만 확실한 연결성을 발견하지 못 했다, 다른 보도(조선일보)에서도 이런 사실을 보도했다”고 전했다.

고(故) 최태민 목사의 흔적 또한 추적했다. 제작진은 그가 포교활동을 했던 대전에서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주민들로부터 “그 감나무 집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하던 시절에도 최순실 씨가 함께 있었다는 증거로 “최순실 씨의 어머니와 최순실 씨, 정윤회 씨가 (당시 박근혜 후보가 살던) 아파트에 머물며 음식을 했다”는 당시 한나라당 사무국장의 발언을 전했다. 또한 94년 최태민이 사망하기 전까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자료화면을 통해 정리했다.

이어 2013년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으로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입학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제기했던 사실과 함께 석연찮은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 등의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불법적인 개입과 인사전횡 등을 소개했다.

마지막은 진행자의 “판도라의 상자 밑바닥에 남아있던 단 한 가지는 바로 희망이다. 오랜 기간 은폐되고 곪아 왔던 비리가 쏟아져나온 뒤에야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희망이 보일 것이고, (판도라의) 상자는 지금 우리 모두의 눈앞에 열려있다”는 말이었다.

<추적60분>의 이날 방송은 지금까지 제기된 최순실 관련 의혹들을 총정리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쏟아지는 의혹들, 여전히 베일에 쌓인 부분이 남아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의 관계 등을 오랜 세월 축적한 자료 화면 등과 함께 전달함으로써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는’ 사태를 짚는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방송된 대부분의 내용이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보도를 이끌고 있는 다른 언론들에서 제기한 의혹들을 종합한 정도에 그쳤다는 데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사실, 이 ‘판도라의 상자’는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인 KBS가 아닌 <한겨레> TV조선, JTBC 등 다른 언론사가 열었고, KBS는 다른 언론사에서 해당 내용을 보도할 때까지도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때문에 KBS <추적60분>에서 최순실 관련 아이템을 ‘드디어’ 다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의 대표 탐사프로그램다운 새로운 내용을 추적하지 않았을까 기대하며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하지만 <추적60분> ‘최순실의 국정농단, 대한민국을 삼키다’편은 시청자들이 지닌 최소한 궁금증을 새롭게 해결하지 못한 채,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한 질문을 또 다시 던지는 정도에 머물러버렸다.

▲ <추적60분> ‘최순실의 국정농단, 대한민국을 삼키다’  ⓒKBS 화면캡처

현재 지상파의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아이템을 준비 중이다. 우선 KBS <추적60분>은 지난 2일 방송에 이어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의 진상을 추적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 편성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SBS <그것이 알고 싶다>도 현재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사람들”과 “1970년대 대한구국 선교단 총재로 활동했던 최태민 목사의 행적에 대해 잘 아는 사람, 최태민·최순실 일가로부터 피해를 본 사람들”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또 MBC의 시사프로그램 <PD수첩> 또한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된 내용”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현재 지상파의 언론인들은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한 공정한 보도에 나서겠다는 의지와 함께 이를 가능케 하는 제작 환경을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잇달아 표명하고 있다. 이런 의지들을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보도와 함께 지상파의 이들 시사 프로그램들이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얼마나 충족시켜주느냐가 추락한 지상파 신뢰도 회복의 리트머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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