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상한 시절, 추천 다큐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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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따져보기] EBS <킹메이커>, <민주주의> 그리고 <정치의 재발견>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하다. 미국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이냐 정치 아웃사이더의 드라마가 되느냐로 초미의 관심을 끈 가운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시끄럽다. 트럼프가 민주주의의 절차에 따라 선출됐다고 하지만, 그간 ‘성(性), ’인종‘ 차별 발언을 비춰볼 때, 향후 미국 내 민주주의의 퇴보와 극심한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반(反) 트럼프 정서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다. 국내 상황은 답답함을 더한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 파문이 일면서 시민들은 광장으로 향했다.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100만 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1987년 군부 독재 저항 시위 이래 한국에서 열린 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위정자의 역할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체감하는 요즘, 그리고 하수상한 시대인 요즘, 챙겨볼 만한 다큐멘터리 세 편을 추천한다.

■ EBS <정치의 재발견> “시민권 교육으로 정치를 만든다”

정치는 시민이 참여할 때 완성된다. 정치가 일상과 무관하지 않은데도 “정치적”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여겨질 때가 종종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정치의 재발견>은 시민들의 정치 참여와 시민권 교육이 활성화된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등 사례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스웨덴에서는 ‘알메달렌 위크’(알메달렌 정치박람회)가 매년 개최된다. 정당, 정치인, 언론인, 노동조합, 사회단체, 활동가는 물론이고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 자리는 정당 대표의 연설과 시민의 목소리가 오가며 ‘정치 축제의 장’이 된다. 특히 가족 단위의 방문자가 많다. 아이와 동행한 한 방문객은 "자기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정치인과 기업인, 그 밖의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이 편안하게 모일 수 있어 좋다"며 간접 정치 체험을 강조한다. 스웨덴 평균 투표율은 86%, 정당 가입 연령은 12세.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다큐멘터리다.

▲ 다큐멘터리는 민주주의의 역사적 흐름을 짚는 동시에 작금의 시대 속 고도화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맞물리며 빚어진 부작용까지 조명한다. (사진은 1부 '시민과 권력의지') ⓒEBS

 EBS <민주주의>(5부작) “지금 여기 민주주의가 있다“

빈부의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정치 혐오’도 높아진다. 흔히 먹고 사는 일에 치이다보면 정치는 배부른 소리처럼 들리는 것. 그렇다고 해서 ‘민주주의’를 뒷전으로 미뤄놓아야 할까. 다큐멘터리는 민주주의의 역사적 흐름을 짚는 동시에 작금의 시대 속 고도화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맞물리며 빚어진 부작용까지 조명한다. 프로그램 방영 당시 자유경제원이 문제를 제기하며 논쟁이 가열되기도 했는데, 과연 민주주의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산적인 논의거리를 던져주는 다큐멘터리다. 여전히 시민을 대신한 선출직의 권력 남용으로 인한 정치 환멸 등 해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있지만 세계 석학의 입을 빌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노엄 촘스키, 아마티아 센, 토마스 프리그먼, 리처드 프리먼 등은 민주주의를 대체할 체제는 아직 없다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선점한 민주주의의 체제를 바꾸는 것 또한 결국 힘을 빌려준 ‘한 사람’에게 달려있다.

■ EBS <킹메이커>(3부작) “정치인은 어떻게 선출되는가”
지난 2012년 대선에 맞춰 방영된 다큐멘터리다. 현재 JTBC <뉴스룸> 앵커로 ‘최순실의 국정 개입 파문’과 관련해 연일 단독 취재로 언론의 신뢰도를 쌓아가는 손석희가 스토리텔러로 참여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각양각색의 선거전을 짚어보고, 선거판의 캠프 별 전략을 소개한다. 특히 1988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1966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통해 네거티브 전략을 파헤치는데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전과도 겹쳐진다. ‘막말’과 ‘성추문’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는 유권자의 폭을 넓히는 선거 전략을 포기하고 주류 정치인을 겨냥한 공세와 클린턴 후보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는 등 ‘네거티브 전략’을 전면에 꺼내들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선거 전략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이끌어냈으나 “포퓸리즘이 분별을 이겼다”며 “민주주의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독일 <슈피겔>)며 우려가 쏟아진다. 내년 대선을 앞둔 국내 상황에 맞춰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 <킹메이커>는 현재 JTBC <뉴스룸> 앵커로 ‘최순실의 국정 개입 파문’과 관련해 연일 단독 취재로 언론의 신뢰도를 쌓아가는 손석희가 스토리텔러로 참여한 프로그램이다.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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