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대통령 퇴진’ 넘어 ‘검찰개혁’으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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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최순실 금기 깬 ‘한겨레’ 김의겸 기자 밝혀 …언론단체시국회의 ‘시민과 함께 하는 언론한마당’

▲ 2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단체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박근혜 퇴진 언론시민한마당 - 취재수첩'이 끝나고 참가한 이들이 모두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있다. ⓒ언론노조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린 26일, 언론단체들은 오후 4시부터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언론 한마당’을 열었다. 수십 여명의 언론인들과 시민들이 모인 이 자리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전모를 밝히는 데에 크게 일조했던 언론인들이 참석해 그들의 취재후기를 나눴다.

지난 9월 20일 <한겨레> 보도를 통해 최초로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언론에 꺼낸 김의겸 한겨레 선임기자는 지난 두 달 동안 이 이슈를 끌고 왔던 소회를 밝히며 “(9월 20일 최순실 관련) 최초 보도 이후, ‘불씨를 꺼뜨리지 말자’는 마음으로 관련 보도를 계속 이어왔다”며 “그렇게 실을 자아내는 것처럼. 끊어질듯 한 실타래를 실패에 계속 감으며 보도하다 보니, 다른 언론에서도 함께 하기 시작했다. 실이 실타래가 되고 동아줄이 됐고, 이제는 100만 촛불이 되어 권력의 우상을 끌어내리기 일보 직전”이라고 말했다.

▲ 2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단체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박근혜 퇴진 언론시민한마당 - 취재수첩'에서 김의겸 한겨레 선임기자 발언하고 있다. ⓒPD저널

김의겸 기자는 “검찰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고나서야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건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 국면이 지나면 언론도 검찰의 행태에 대해 다시 한 번 제대로 지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촛불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6일 청와대 구입 의약품의 진실을 알렸던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도 광화문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지난 9월 고 백남기 농민의 서울대병원 의무기록을 단독 입수해 최초로 '병사' 사인에 대해 문제제기하기도 했다. 

▲ 2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단체시국회의 주최로 '박근혜 퇴진 언론시민한마당 - 취재수첩'이 열리고 있다. ⓒPD저널

조 기자는 “그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아직 살아있는 정권이었기 때문에 그 다음이 쉽지 않았다”고 회고하며, “수백 페이지가 넘는 고(故) 백남기 농민의 의무기록에는 지난해 처음 병원에 실려 왔을 당시 서울대 의료진이 CT를 찍은 소견과 수술했던 자세한 기록들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사인이 물대포로 인한 외상임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동찬 기자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리는 언론 보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누가 봐도 선명한 외상으로 뇌출혈이 된 사람에게, 병사라고 하는 경우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냈던 사망진단은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언론인으로서 대단한 사실을 알리고자 했다기보다, 의학적인 사실 관계 그 자체를 보도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 2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단체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박근혜 퇴진 언론시민한마당 - 취재수첩'에서 김주성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발언하고 있다. ⓒPD저널

이어 지난 23일 한일정보보호협정 서명식 비공개에 항의하며 카메라를 내려놓은 사진기자들 중 한 사람으로서 김주성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기자는 “그날 국방부가 기자들의 취재를 일방적으로 막아버렸다. 이에 항의했더니 ‘어떠한 사진도 제공하지 않겠다’며 오히려 협박하고 ‘기자들 마음대로 하라’라는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며 “이같은 국방부의 취재거부 사실을 국민에게 반드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취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실보도에 있어서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취재를 거부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진보나 보수 상관없이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분노했기에 함께 ‘취재 거부’로써 카메라를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또 오기현 한국PD연합회 회장은 “지난 주말 집회에 왔다가 한 방송사의 카메라 기자가 시민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걸 보고 말린 적이 있다. 그 때 “당신은 누구냐”고 묻는 누군가의 질문에 “방송인”이라고 답하면 나도 공격당할까봐 시민이라고만 답했다. 그 일을 겪고 나니, ‘나 역시 공동정범‘임을 다시 깨달았다“라고 말하며 ”방송인이기 전에 시민으로서도 꼭 공정방송을 보고싶다. 여기 모인 시민들이 의견을 모아 공정한 방송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언론한마당’을 지켜보던 수십여 명의 시민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언론인들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 이 자리에 모인 수많은 언론인들과 시민들은 “박근혜 끄고, 공정방송 켜자!”를 외치며 이 자리를 마무리했다. 

▲ 2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단체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박근혜 퇴진 언론시민한마당 - 취재수첩'이 끝나고 참가한 이들이 모두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있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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