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이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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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이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인터뷰] ‘그것이 알고 싶다: 두 개의 밀실- 세월호 화물칸과 연안부두 205호’편 장경주 PD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6.12.1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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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말부터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보도들이 쏟아져나왔다. 특히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대통령의 시크릿’, ‘악의 연대기, 최태민 일가는 무엇을 꿈꿨나' 등에 이어 지난 12월 10일에는 ‘두 개의 밀실- 세월호 화물칸과 연안부두 205호’편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그 이후 세월호 인양 업체 선정 과정에까지 국정원의 개입 의혹에 대해 취재에 나섰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미 세월호 참사 2주기였던 지난 4월 16일, ‘세타(Θ)의 경고! 경고! - 세월호와 205호 그리고 비밀문서'편에서 국정원이 세월호의 도입과 운영에 연관 정황들에 대해 제기했다. (▷관련기사: “‘세월호’ 편, 유가족을 비롯한 모두와 만든 방송”) 그러나 당시 국정원은 제작진에게 대해 ‘세월호가 국가보호선박이기 때문에 보안점검과 같은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해프닝 정도라고 해명해 의혹이 명확히 풀리지 않았다. 이후 제작진이 다시금 취재하기 시작했다.

▲ 〈그것이 알고싶다〉 ‘두 개의 밀실- 세월호 화물칸과 연안부두 205호’편을 연출한 SBS 장경주 PD ⓒPD저널

<PD저널>은 지난 10일 ‘두 개의 밀실- 세월호 화물칸과 연안부두 205호’편 그리고 ‘세타(Θ)의 경고! 경고! - 세월호와 205호 그리고 비밀문서'을 공동 연출했던 장경주 PD와 지난 13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만나 이번 방송 취재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장경주 PD는 4월 방송 이후로, “세월호의 인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도, 다른 방송을 취재하다보니 후속 취재를 이어나가지 못했다”며 “항상 부채감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세월호의 7시간을 밝혀내는 아이템들을 준비하고 방영했다. 그리고 11월 중순 무렵 그는 세월호 인양에 대해서 취재를 시작했다.

“기존의 다른 시사 프로그램에서 세월호 문제를 잘 다루지 않았잖아요.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더욱 높아졌어요. 그래서 단순히 세월호 인양이 왜 실패했는지만 보여준다기보다는, 좀 더 제대로 파헤치려고 노력했어요. 세월호 인양이 왜 이렇게 제대로 안 되고 있는지와 관련해서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지점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보니, 접근하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보다도 대체 세월호를 인양하는 업체가 어떤 업체이며,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해양수산부의 폐쇄적인 태도와 국정원과의 관계 등을 취재하다 보면 뭔가가 더 나오지 않을까 하는 취재를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세월호 인양업체의 실소유주가 새누리당 모 국회의원”이라는 제보가 취재의 첫 시작점이 되었다. 제작진 확인 결과 제보는 사실이 아니었다. 

“처음 그 제보를 받고, 혹시나 누군가에 의해서 세월호 인양이 좌지우지되는 등 우리가 모르는 음모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취재를 하다 보니 세월호 인양 과정 중에, 선체가 상당히 많이 훼손됐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세월호 화물칸에 선체 훼손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단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제작진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에 참여한 국내 잠수사들을 통해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국내 잠수사들에게는 화물칸의 접근이 전혀 허락되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오로지 그곳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세월호 인양 업체로 선정된 ‘상하이 샐비지’라는 업체 소속의 중국인 잠수사들뿐이라는 게 제작진의 취재 결과였다. 그리고 이미 다른 언론들에서도 밝혔듯이, ‘연안부두 205호’라고 불리는 국정원은 세월호 참사 직후, 국가보호선박으로 선정된 세월호의 직원들을 조사하는 등 국정원과 세월호와의 관계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정원이 세월호에 철근 외에 무언가 비밀스러운 걸 실어 제주로 옮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나오고 있다.

제작진은 세월호 인양이 이상하게도 계속 늦어지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며, 정부가 선정한 세월호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 그리고 상하이 샐비지와 7:3의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국 업체 오션 씨엔아이에 대한 의혹을 발견해 나갔다. 

오션 씨엔아이의 대표, 국정원 그리고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에게 세월호 인양 업체 선정과정에서의 특혜가 없었는지 질문하자 오션 씨엔아이 대표는 “자발적으로 구조에 참여했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엔데, 여기는 최순실처럼 그런 거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정원도 ‘현대 보령호 출항지원은 선주 요청에 따라 한 것’이라는 내용의 정해진 문구만을 전화를 통해 들려줬다.

해양수산부 측(장기욱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 과장)에서도 ‘인양 업체가 사실상 내정되었다거나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PD의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 인양에 대해서 취재를 하시기 전에, 먼저 인양에 대해서 기본적인 개념을 좀 이해하시고 하라”고 답하며 특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 국정원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세월호 인양 의혹에 대해 질문한 공식 질의에 대해 ‘현대 보령호 출항지원은 선주 요청에 따라 한 것’이라는 내용의 정해진 문구만을 전화를 통해 들려줬다.ⓒSBS
▲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 장기욱 과장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서 세월호 취항부터 운항 참사 직후 선원조사와 구조현장에 보령호를 투입한 배경까지 곳곳에서 국정원의 행적이 되었음에도, 납득되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해명들이 쌓여 세월호 미스터리가 만들어진다며, 국정원의 원훈인 ‘소리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에 맞게, 그들이 수호하는 것이 진정 국가의 영광이라면 이제는 밀실 밖으로 나와 의혹에 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의혹을 제기하며, 세월호 인양의 투명성을 재차 강조한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급변하는 정국에서, 언론들이 시시각각 새로운 보도들을 쏟아내는 가운데 지상파 탐사 보도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와 파급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시크릿’편(11월 19일 방송)에서 <그것이 알고싶다>는 “우리(SBS)를 포함한 언론 역시 정부와 재벌, 사법체계를 감시하는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앞으로는 제대로 된 보도를 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다짐했다.

“보도에 비해 물론 시사 프로그램은 호흡이 느리죠. 그렇지만 사회적 아이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완결된 아이템을 만들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크게 보람을 느껴요.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서 ‘세월호에 제주 강정 해군기지로 갈 예정이었던 철근이 있었다’는 사실 등은 알려졌잖아요. 그렇지만 이에 대해서 모르는 시청자들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서 다시금 세월호의 진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기존의 보도들을 많이 참고했지만 거기에만 머물지 않고, 저희도 추가 취재들을 해나가면서 또 다른 스토리들을 만들어갔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속보성의 기사들보다는 우리가 좀 더 사회적 아이템의 맥락과 이면들을 보여주는 데에는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장경주 PD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월호 인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양수산부는 그 이유를 정확하게 공개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반드시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것이 알고싶다>의 특성상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스타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정공법’으로 세월호 인양 문제를 다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아직 이번 방송을 못 보셨다면, 세월호 인양에 대한 관심과 지지 차원에서라도 꼭 시청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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