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비평] 김성준 앵커와 새 출발 SBS…아직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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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비평] 김성준 앵커와 새 출발 SBS…아직 갈 길 멀다
김성준 앵커 복귀 첫 방송…시청률은 제자리‧JTBC의 절반 수준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6.12.20 17: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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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8뉴스>가 김성준‧최혜림 앵커 등 ‘새 얼굴’들과 함께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시청률은 여전히 JTBC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극적인 반등에는 실패했다.

최근 ‘콘텐츠 경쟁력 향상’과 ‘보도 공정성 강화’를 내세우며 조직개편과 인사 등의 변화를 시도 중인 SBS는 메인 뉴스 <8뉴스>의 앵커도 전면 교체했다. 평일‧주말 앵커가 모두 교체됐는데, 그 중에서도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8뉴스>를 진행하며 일명 ‘촌철살인’ 클로징 멘트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김 앵커의 복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 지난 19일 김성준 SBS 보도본부장이 2년 만에 <8뉴스> 앵커로 복귀했다. ⓒSBS

김 앵커의 복귀와 함께 첫 발을 내디딘 <8뉴스>는 확실히 이전과 달라 보였다. 우선 남녀 앵커가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뉴스가 시작됐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김 앵커의 단독 앵커 멘트로 뉴스가 시작됐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은 최순실 씨가 국민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 하루였다”는 나름대로의 ‘뼈 있는’ 오프닝 멘트는 그의 복귀를 더욱 실감케 했다.

주요 사안에 대해 앵커와 기자가 대담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미 JTBC 같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과 YTN 등의 보도전문채널은 앵커-기자 간 대담 형식을 뉴스에서 적극 활용해 심층 보도를 추구하고 있는데, SBS도 이 방식을 차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은 “JTBC가 ‘게임 룰’을 장악하는 동시에 뉴스 스토리텔링 방식에서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1등’을 따라 잡는 최고의 방법은 벤치마킹이 아니겠느냐”며 “결국엔 비슷한 방식으로 JTBC와 경쟁하게 될 텐데, 장기적으로는 SBS가 타사보다 더 포만감 있고 순도 높은 정보를 제공해 시청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일단은 JTBC 형태를 따라가더라도, 나중에는 SBS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즉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준 카드’에도 시청률 반등 실패…SBS <8뉴스> 새로운 키워드는 ‘반성’

SBS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고, 메인뉴스 앵커까지 전면 교체하는 ‘대수술’을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성준 앵커가 재합류한 첫날인 19일 SBS <8뉴스> 시청률이 같은 날 10.266%를 기록한 JTBC <뉴스룸>(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절반 수준인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 본부장은 ‘아직 SBS는 스토리텔링이 좀 아쉽다’며 그 원인을 짚었다. 그는 “JTBC가 하나의 사안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목조목 짚어주면서 집중력 있게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반해, SBS는 그렇지 못했다”며 “19일 <8뉴스>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박-최 게이트 보도를 이어가다가 갑자기 천경자 화백 보도를 하더니 나중에 다시 게이트 보도로 돌아가는 행태를 보였다”며 지적했다.

▲ 지난 19일 SBS <8뉴스>는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의 해임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SBS

물론 여전히 박-최 게이트와 관련해 단독 보도를 한 건도 하지 못하고 타 언론들을 따라가기 바쁜 KBS나 MBC에 비하면 SBS의 최근 변화는 단연 주목할 할 만 하다. ‘대통령 계좌 추적할 것…직접 뇌물죄 검토(▶링크)’, ‘삼성 사장 박상진, 장충기 영장 검토 끝(▶링크)’, ‘대통령이 여명숙 해임 지시…녹취 파일 공개(▶링크)’ 등 19일 하루에만 <8뉴스>를 통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3건의 단독 보도를 했다.

지난 6일 SBS는 <8뉴스>를 통해 ‘박 대통령이 2014년 세월호 침몰 때 미용사를 불러 일부러 흐트러진 올림머리를 연출했다’는 내용의 단독 보도(▶링크)를 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이미 과반수에 달하는 국민이 지상파보다 JTBC를 통해 박-최 게이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와 사단법인 ‘공공미디어연구소’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11월 28일 공개한 ‘박-최 게이트와 공영방송 보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최 게이트 관련 뉴스를 가장 많이 접하는 방송사’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5%가, ‘게이트 관련 새로운 정보를 가장 많이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매체’를 묻는 질문에는 49.6%가 JTBC를 선택했다.

윤 본부장은 “(이런 상황이) 하루아침에 뒤집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시청자들은 SBS가 평소에는 균형을 잡는 것처럼 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이슈 등 중요한 사안을 다룰 땐 KBS나 MBC와 차별성이 없었던 걸 다 알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SBS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쇄신’과 ‘책임 추궁’, ‘반성’ 등의 답변이 나왔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뉴스를 통해 정권과의 교감을 해 왔던 사람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얼굴색만 바꿔서는 안 된다“며 “그 동안 보도 책임을 담당해 왔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청와대 출입 기자들을 싹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준 앵커는 ‘반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19일 페이스북 페이지 ‘SBS 뉴스 김성준 기자의 窓(창)’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다신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언론의 책무를 다 하겠다고 했는데 그 동안 SBS가 대통령 권력을 감시하거나 정부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증하는데 부족했고 또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경고음을 외면했다”며 “오늘(19일)부터 새로 선보이는 SBS <8뉴스>의 출발점은 ‘반성’”이라고 말했다.

김 앵커는 지난 15일 SB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임 보도본부장으로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앞으로 방패막이가 되어 취재기자들이 성역 없이 마음껏 현장을 뛰어다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 말처럼 앞으로 시청자들이 SBS의 변화를 ‘진정성 있는 변화’라고 믿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SBS는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그게 얼마가 걸리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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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dieoh5 2017-01-06 14:07:43
김성준앵커의 끝맺음 멘트는 너무 편파적이다 앵커라고 보기보단 정치단체의 대변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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