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 동의없는 ‘잡포스팅’ 당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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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본부, “사측은 단체협상 통해 잡포스팅 문제점 해결 의지 보여야”

KBS가 잡포스팅(자율형 직무선택제)에 따른 인사 발령을 함에 따라, KBS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KBS본부)는 16일 오후 성명을 통해 “잡포스팅은 직원이 원치 않는 심각한 근로조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로 반드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사측은 당장 잡포스팅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이 요구한 ‘인사제도 논의를 위한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KBS는 지난 10일, 직무공고와 지원, 인력풀(매칭이 되지 않은 직원)을 골자로 하는 잡포스팅(Job Posting) 시행에 따른 1차 매칭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비매칭 대상자를 상대로, 다시 2차 매칭을 실시하고 있다.

▲ KBS 사보 632호 (2017년 1월 6일 발행) ⓒKBS 사보

KBS본부는 “조합이 여러 차례 경고했듯이 '잡포스팅'은 조직의 효율을 높이기는커녕 불필요한 세대 갈등을 일으키고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지역국의 근간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심지어 간부들마저 '잡포스팅'의 실패가 '불 보듯 뻔하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나누고 있다 한다. 결국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잡포스팅 2차 매칭 대상자는 수십 명으로, 그 중 기자 29명, PD 16명도 포함돼있다.

KBS본부는 “잡포스팅이 아니라 '인사 폭탄'”이라며 “일부 부서에서는 1차 매칭 실패 이후, 원하지 않는 부서나 지역으로 발령이 날 것을 우려한 직원이 휴직을 신청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으며, “제작 본부에서는 많은 시니어 PD들이 부당한 인사를 피하기 위해 선호도가 낮았던 프로그램에 대거 지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적재적소에 조직원들을 배치해 조직의 효율을 높이기는커녕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인사 폭탄을 피할까 고민하며 눈치를 보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KBS ‘잡포스팅’은 다음과 같은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KBS

또한 KBS본부는 “'잡포스팅'을 통한 인력배치에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며 사측의 인사배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KBS본부는 “'잡포스팅' 1차 발령에 따라 많은 직원들이 지역에서 본사로 이동하면서 각 지역국마다 인력수요가 발생했다”며 “그런데 1차 매칭이 되지 않은 기자나 PD들의 경우, 본사의 공통부서로 가게 되면 지역국의 현업 수요를 채우기 힘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측이 본사 공통부서의 부서장들에게 “기자나 PD가 부서에 지원하더라도 받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회사 스스로 '잡포스팅'의 원칙을 훼손하며 인사배치를 조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보복 인사 논란도 제기했다. KBS본부에 따르면, 1차 매칭이 되지 않은 직원 중 상당수는 ‘조합(언론노조 KBS본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거나 집행부 등으로 활동했던 직원들’이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잡포스팅'을 통해 회사가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직원들을 찍어낼 것이라는 조합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며, 사측은 '잡 포스팅'을 빙자해 눈 밖에 난 직원을 쫓아내고, 이를 각인시켜 내부의 다른 목소리를 없애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KBS본부는 “조직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시니어 직원들이나 지역국에 대한 고민과 배려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잡포스팅'을 당장 중단하라”며 노동조합이 요구한 ‘인사제도 논의를 위한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KBS본부는 “물론 불통과 부패로 대한민국을 누란의 위기에 빠뜨린 박근혜가 심어놓은 KBS의 적폐, 고대영 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잡포스팅'을 강행하는 것은 그나마 숨통이 붙어있는 고대영 체제를 더 빨리 종식하는 거대한 불쏘시개가 될 것을 사측은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편, ‘잡포스팅‘ 2차 매칭의 최종 결과는 2월 20일 또는 21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1차와 2차 매칭 모두 2월 22일 자 인사 발령이다. 또한 현재 KBS 양대 노조는 방송법 개정과 단체협약 쟁취 등을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쟁의 돌입의 절차를 완료한 상황이며, 투쟁 일정과 투쟁 수위에 대해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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