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차별에 당당히 맞선 사람들 ‘히든 피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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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데오도르 델피, 2016)

▲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데오도르 델피, 2016)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개봉을 앞둔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데오도르 델피, 2016)는 인종과 성별로 인한 차별이 당연시되던 1960년대 미국에서 펼쳐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NASA 최초의 우주 비행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숨은 주역, 천재 수학자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과 흑인 여성 최초의 NASA 엔지니어 메리 잭슨(자넬 모네)은 각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천재다.

그러나 그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NASA 전산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들에게 허락된 공간은 백인들과는 멀리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건물의 지하 사무실과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이다. 회사 바깥 도심 곳곳-건물 입구, 버스, 물 마시는 곳, 도서관-에서도 인종을 구별하는 ‘Colored'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주인공들은 NASA의 우주 프로젝트가 막바지로 치닫자, 긴급히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모인 사무실에서도 차별은 이어진다. 출근 첫날, 유색인종 전용 사무실을 벗어난 캐서린이 새로운 사무실로 들어가자, 50여 명의 남성이 일하는 거대한 사무실은 일순간 고요해진다. 그녀를 향한 따가운 시선이 쏟아진다. 그 시선은 그녀가 상사에게 불려갈 때도, 자리를 잡고 앉을 때도, 커피포트에서 커피를 내리는 순간에도 이어진다.

인종 차별과 성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는 <히든 피겨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주인공들의 언제나 유머러스하면서도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다. 그들은 백인들이 그들을 향해 노골적인 차별을 할 때도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을 차별하는 사람들의 눈을 정확하게 응시하고 말한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서 주인공들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한 기회를 붙잡고, 인정받자 주위 사람들은 그들을 백인과 흑인, 남성과 여성을 떠나 같은 ‘한 사람’으로서 대하고, 놀라움과 존경의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기꺼이 악수를 청한다. 

▲ <히든 피겨스>(데오도르 델피, 2016)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관객들은 <히든 피겨스>를 보며 당시 주인공들이 느꼈던 차별을 생생히 느끼고, 어쩌면 매우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백인들의 차별에 놀랄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2017년 대한민국은 영화 속에서 나타난 차별에서 자유로울까, 다양한 인종과 여성이 살아가기에 1960년대 미국보다 더 좋은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함께 오르지 않으면 정상엔 못 올라가”. 캐서린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에게 프로젝트에 함께할 기회를 주었던 프로젝트 최종 책임자 알 해리슨(케빈 코스트너)이 캐서린을 차별하던 백인 직원에게 했던 말이다. 인종과 성별을 떠나 ‘함께’ 했기에 NASA는 미국 최초로 우주 궤도 비행 프로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과거의 이야기지만, 현재의 우리에게도 커다란 감동, 재미를 선사할 <히든 피겨스>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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