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 점수대로 퇴출 순리"...TV조선 재승인 허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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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 점수대로 퇴출 순리"...TV조선 재승인 허가 안돼
언론시국회 “원칙대로 조속히 심사하라…정치인 로비 그만둬라”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3.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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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승인 점수 미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TV조선에 대해 언론단체들이 "재승인을 허가해줘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이하 언론시국회)는 14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합격점을 받은 방송사는 점수대로 퇴출시키는 것이 순리”라며 재승인 점수에 미달한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를 하지 말고 재승인 거부를 할 것을 주장했다.

언론시국회는 2014년 재승인 심사 당시에도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로부터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던 TV조선이 지난 3년 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책무 수행, 콘텐츠 투자 계획 이행 등 여러 조건을 부과했다. 하지만 TV조선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오보·막말·편파보도로 받은 징계는 2014년 95건에서 2016년 161건으로 증가하는 등 전혀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언론시국회는 방통위를 향해 “‘조건부 재승인’ 따위의 꼼수를 부린다면 국민을 배신한 대통령의 탄핵과 같이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또다시 규정과 원칙을 저버리고 덥석 재승인을 해준다면 방통위는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자격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는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 공개하고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노조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TV조선이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구명 로비’를 펼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고 지탄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인들이 나서서 조건을 달아 재허가를 승인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 기회에 한마디하면 나중에 본인에 대해 보도할 때 좀 봐주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를 하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공동대표는 “더 한심한 것은 야당 정치인들까지 동원돼 로비에 악용되고 있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TV조선이 최근 야당 정치인의 출연 비율을 점점 높이고 있는 점을 들었다.

민언련은 최근 국정농단 사태가 빚어진 기간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시작 전 한달(2016년 9월 20일~2016년 10월 19일)’, ‘탄핵 소추 의결 전 한달(2016년 11월 1일~2016년 11월 30일)’, ‘탄핵 소추 의결 후 탄핵 선고 전 두달(2017년 1월 1일~2017년 2월 26일)’ 등 세 구간으로 나눠 해당 기간 동안 TV조선에 출연한 전현직 국회의원과 정당인의 출신 정당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는 여당(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78.65%, 야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14.61%였던 비율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에는 여당 68.98%, 야당 26.57%로, 또 탄핵 소추안이 의결된 후에는 여당 60.97%, 야당 35.84%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정치인 출연 비율이 14.61%에서 35.84%까지 높아진 것이다.

박 대표는 “정치인들은 부역하지 말라”며 “(이번 재승인 의결 여부가) TV조선 게이트로 발전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는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 공개하고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PD저널

종편 재승인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방통위는 지난달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TV조선, JTBC, 채널A 등에 대한 심사를 마쳤다. 심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결을 해야 하지만 15일이 지나도록 심사 결과와 재승인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종편 재승인 심사 항목은 △방송평가위원회의 방송평가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방송프로그램의 기획 편성 제작 및 공익성 △경영 재정 기술적 능력 △방송발전을 위한 역할과 법령 준수 등 다섯 가지다. 심사 후 총점 1000점 중 650점 이상을 얻으면 재승인을 받는다. 그러나 이중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방송프로그램의 기획 편성 제작 및 공익성 등 두 가지 핵심 항목에서 50%에 미달할 경우 ‘조건부로 승인하거나 재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심사는 비공개로 이뤄졌지만,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TV조선이 기준 점수 650점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언론시국회는 지난 8일 방통위에 심사자료공개와 방통위원 면담을 요청했지만 방통위 측에서는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밟아달라”는 답변만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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