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의 버티기, 언제까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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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영진의 버티기, 언제까지 가능할까
MBC본부-대전·춘천MBC 등 '사장 퇴진' 투쟁 박차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5.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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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본사는 물론 지역MBC까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내를 넘어, MBC 정상화를 바라는 시민단체와 시민들에게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29일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퇴진행동 선언문을 내걸고 행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김장겸, 고영주 퇴진을 위한 강력한 마지막 행동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며 “7년간 이어진 이 기나긴 파업을 이제 승리로 마무리하겠다”고 결의했다.

MBC본부는 오는 2일을 ‘MBC 선언의 날’로 삼고 점심시간 MBC 상암광장에서 김장겸‧고영주 퇴진 행동을 갖는다.

▲ 언론노조 MBC본부 노보 225호 ⓒ언론노조 MBC본부

MBC 내부 구성원들은 최근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경영진 퇴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선 기간 MBC 대선보도감시단으로 활동했던 MBC 기자협회, MBC 영상기자회,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공동으로 성명을 걸고 “사상 최악의 편파, 왜곡보도 책임자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이비 검증 △표적 편파 보도 △뉴스 사유화 △인터뷰 왜곡, 악의적 영상편집 △여론조사 왜곡 등 대선 기간 MBC 보도가 보였던 편파 왜곡 보도의 5가지 유형을 분석했다. 이어 “김장겸 사장은 2011년 2월 보도국 정치부장이 되면서 MBC 보도를 본격적으로 장악했다”며 “이 모든 사태의 직접적 책임자는 김장겸 사장”이라고 퇴진을 촉구했다.

최근 자행된 ‘무더기 징계’에 반발하는 내부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특히 ‘6월 항쟁 30주년’ 다큐를 준비하다 제작이 중단된 담당PD에 대한 징계에 시사교양 PD 29명이 집단으로 기명 성명을 냈다. 이들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은 2012년 시사교양국 해체 이후 5년 만에 총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콘텐츠제작국 PD들은 시청자보다 경영진의 입맛에 맞춰 방송 소재를 찾아야 하는 절망적 상황”이라며 김장겸 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등 MBC 경영진을 향해 “MBC 콘텐츠제작국의 프로그램을 철저히 무너뜨리고 MBC를 망친 데 대해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 춘천MBC지부 등 지역MBC 노조에서도 사장 이하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사내 시위를 넘어 사외로 나가 시민들을 향해 MBC의 현주소를 알리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

대전·춘천MBC, 논란의 연속…투쟁 지속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 춘천MBC지부 등 지역MBC 노조에서도 사장 이하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사내 시위를 넘어 사외로 나가 시민들을 향해 MBC의 현주소를 알리고 있다.

대전MBC지부는 지난 4일부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18일부터는 대전MBC 밖으로 나가 대전방송 앞 둔산대교네거리 등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공간에서 경영진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88개 지역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국민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29일부터 이진숙 대전MBC 사장 퇴진 1인 시위에 돌입해 대전MBC지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 춘천MBC지부 등 지역MBC 노조에서도 사장 이하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사내 시위를 넘어 사외로 나가 시민들을 향해 MBC의 현주소를 알리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

‘부당 징계’ 논란으로 시작된 대전MBC지부의 투쟁은 최근 ‘부당 인사고과’ 논란까지 번지며 장기화될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대전MBC 기자회 최근 성명에 따르면 최혁재 보도국장은 2년 연속으로 전 전국MBC 기자협회장인 안준철 기자에게 인사고과 최하등급인 D등급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MBC 인사고과 시스템 상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안 기자는 상여금이 삭감된 것을 보고 해당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안 기자는 2014년 창사 유공상, 2015년 메르스 사태 특집 외부 수상 등의 경력을 가졌으며 2016년에는 뉴스SNS 활성화에도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 '부당 인사고과'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전MBC 기자회는 “전 전국MBC 기자회장이기도 한 안준철 기자에게 가해진 D등급 주홍글씨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지탄하며 “이번 보도국 부당 인사고과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의 책임소재를 명명백백히 가려내라”고 촉구했다.

▲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 춘천MBC지부 등 지역MBC 노조에서도 사장 이하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사내 시위를 넘어 사외로 나가 시민들을 향해 MBC의 현주소를 알리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춘천MBC지부

조합원들을 향한 ‘메롱’ 영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송재우 춘천MBC 사장에 대한 투쟁도 지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춘천MBC 사장, 파업 구성원에 '혀 내밀기'…“자격 미달”') 춘천MBC지부는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릴레이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춘천 지역 13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송재우 사장 퇴진 범시민 대책위’도 지난 15일 출범 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기자협회 등 강원·춘천 지역 언론인들도 성명을 통해 송재우 사장 퇴진을 위한 목소리에 동참했다.

춘천MBC지부에 따르면 송 사장은 최근 “집회신고 된 강원도 소유의 땅을 임대해 조합이 더 이상 현수막과 천막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점유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조합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춘천MBC지부는 “사장의 치부를 감추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 회사 돈으로 그 어떠한 것도 하겠다는 참으로 해괴 참신한 발상”이라고 지적하며 “송재우 사장과 이에 동조하는 국장들이 ‘창피함’을 배웠다면 춘천MBC를 떠나라”라고 지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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