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제주까지, 전국 MBC 구성원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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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MBC, 전국 규모 동시다발 기자회견 시작

“서울에서 버림받은 MBC는 어김없이 지역에서도 외면 받았다”

경영진의 탄압이 끊이지 않아왔던 지역MBC가 들고 일어났다. 전국 규모의 동시다발 지역MBC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전국 규모 지역MBC 기자회견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이다. 김장겸 MBC 사장 이하 경영진의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가 서울 뿐 아니라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 전국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지역MBC 지부들은 21일부터 26일까지 대구, 대전, 광주, 춘천, 부산, 전주, 청주, 제주 등 주요 도시에서 릴레이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한다. 이들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 MBC본부 지역MBC 지부 뿐 아니라 KBS, 지역 민영방송사 종사자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2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MBC 김장겸 사장, 대전MBC 이진숙 사장, 최혁재 보도국장, 방문진 김원배 이사. 지역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퇴진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회 정의와 언론의 사명을 망각한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의해 자행된 언론장악의 최후는 이들의 척결로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 지부 조합원들과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등 대전 시민사회단체가 21일 오후 대전MBC 앞에서 김장겸 MBC 사장, 이진숙 대전MBC 사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

기자회견에 앞서 20일과 21일 제주, 여수, 부산, 대전MBC 구성원들은 기명 성명을 내걸고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 뿐 아니라 각 지역MBC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MBC에서도 자행된 MBC 경영진의 탄압을 토로했다.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퇴진 요구에 힘을 보태려는 관성적 구호가 아니며 정치적 시류에 편승한 전략적인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모든 구성원들의 절실하면서도 진심 어린 요구이다. 지역 공영 언론으로의 존재 의미와 생존의 요건을 지키려는 절박한 몸부림이다”

(여수MBC 구성원 30인)

“‘김장겸은 퇴진하라’고 외치는 것이 징계의 대상이라면 우리도 징계의 대상이 되겠다. 국토 최남단 제주에서 다시 한번 외친다. 김장겸은 퇴진하라!

당신이 퇴진해야 하는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 불공정한 보도로 뉴스의 파행을 겪으면서 이곳 제주에서도 MBC로고를 달고 취재를 다니는 기자들이 현장에서 쫓겨나고, 우리의 채널이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어디 제주 뿐인가? 당신이 내리꽂은 아바타들은 대전과 춘천을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패악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재철-안광한-김장겸으로 이어지는 긴 시간동안 지역의 자율성은 무너졌고 노동조건은 악화되었으며 MBC의 네트워크는 파괴되었다“

(제주MBC 구성원 47인)

“서울에서 버림받은 MBC는 어김없이 지역에서도 외면 받았다. 지역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은 다양성이 없는 언론은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자율경영을 말살하는 낙하산 사장선임과 이사회 정관개악, 단체협약 파기와 경영평가 지침으로 지역은 서울에 예속되었다.

지난 9년여 동안 부산MBC에서 자행된 서글프고 절망했던 기억들을 통해 분명해 진 것 한 가지가 있다. 김장겸과 고영주 체제가 상존하는 한, 지역 언론의 다양성과 자율성이 무시되고, MBC의 효시사 부산MBC의 정통성에 수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지역을 말살하는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부산MBC 구성원 76인)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양심이 남았다면 지금이라도 물러나라. 권력의 단맛에 취해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반드시 끌어내릴 것이다. 비참한 최후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김장겸과 이진숙은 과오를 진심으로 사죄하고 MBC를 당장 떠나라!”

(대전MBC 구성원 56인)

언론노조 MBC본부에 따르면 타 지역의 MBC 구성원들 역시 기명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MBC 구성원들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번을 계기로 서울MBC 사장이 지역MBC 사장을 선임하는 소유 구조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역MBC를 진정한 지역 시청자들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에 대한 소유 구조의 개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당 징계’ 논란으로 한 달 이상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대전MBC와 춘천MBC에서는 이진숙 대전MBC 사장과 송재우 춘천MBC 사장에 대한 사퇴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MBC 경영진의 버티기, 언제까지 가능할까’)

특히 파업을 진행 중인 구성원들에게 ‘메롱’을 하는 동영상이 퍼져 논란이 일었던 송재우 춘천MBC 사장은 당시 행동이 ‘메롱’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뜻에서 ‘아니지롱’,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에서 ‘다르지롱’을 표현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져 더 큰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서울 MBC본사에서도 PD, 기자, 아나운서, 기술직군, 경영직군의 기명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아나운서연합회와 한국PD연합회에서 이들을 지지하는 연대 성명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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