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팀장 사퇴…“김민식 PD 보며 많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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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팀장 사퇴…“김민식 PD 보며 많이 부끄러웠다”
"'자해'보도, 정상적 언론사인가?"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7.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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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혜승 기자] MBC <PD수첩> PD들이 ‘제작 거부’에 돌입한 가운데, <PD수첩> 팀장을 맡았던 장형원 시사제작3부장이 보직에서 사퇴했다.

장형원 부장은 24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PD수첩 팀장직에서 물러서겠습니다”라며 “저는 PD수첩 팀장이기 전에 한 명의 피디이고 인간입니다. 이제부터는 제 양심을 지키고 싶습니다”고 토로했다.

장 부장은 “할 말은 많지만 짧게 이유를 밝히겠다”며, 최근 보도본부와 시사제작국 명의로 나왔던 성명서들이 '자해보도'라고 비판했다.

▲ MBC 〈PD수첩〉 ⓒMBC

그는 “7월 11일자 보도본부 성명서에서 ‘MBC를 정치선동의 도구로 삼고 김대업이나 광우병 보도처럼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라고 규정하면서 2008년 PD수첩 미국쇠고기협상 방송을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라고 호도했다. 그리고 7월 19일자 뉴스데스크에서는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발언을 거론하며 PD수첩 광우병 보도가 허위라고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출범 1년도 안 된 이명박 정부는 레임덕에 빠졌다’고 보도했다”며 보도본부 성명 일부를 밝혔다.

장 부장은 “MBC 구성원들에게 묻고 싶다. 같은 회사 프로그램에 대해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라고 비판하고 ‘자해’하는 보도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언론사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7월 21일자 시사제작국 명의 성명을 거론했다. 장 부장은 “PD수첩을 민주노총의 ‘청부’ 제작소라고 규정하면서, 최근 PD수첩은 (중략) 4대강 사업 22조원의 행방 (중략)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방송됐다는 의문이 제기됐고, ‘문자폭탄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전쟁’, ‘뒤바뀐 사인, 억울한 죽음’ 등의 아이템에서도 일부 정확성과 공정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해당 부서장이 ‘자해’ 성명서를 냈다”고 꼬집었다.

장 부장은 “해당 부서장이 소속 프로그램을 존재 부정하는 성명서를 내는 것이 정상적인 조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있는 프로그램과 저와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이라도 지키고 싶다는 일념으로 일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같이 일하는 피디들과 입사 동기인 김민식 피디를 보면서 많이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장형원 부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사제작3부장으로 발령이 나며 <PD수첩> 팀장을 맡아왔다. 장 부장이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사측은 이날 오전 장 부장을 콘텐츠제작국 외주관리부서로 발령 조치했다.

한편 <PD수첩> PD 10인은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 상황이다. PD들은 경영진이 불합리한 이유로 노동문제 관련 기획안을 거부한 것을 사유로 밝히며, 지금까지의 '제작 자율성 침해'에 대한 전반적인 저항이라고 설명했다.(▷관련기사 '“터질 게 터졌다”…MBC 'PD수첩' PD 10인 ‘제작거부’') 현재 25일자 <PD수첩> 시간대에는 <100분 토론>이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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