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의 깊이와 재미까지...EBS국제다큐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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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의 깊이와 재미까지...EBS국제다큐영화제
EIDF 전통과 젊은 감각 어우러지는 70편 작품들...다큐 콘서트와 야외상영 확대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08.09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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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는 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EIDF 2017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EBS

[PD저널=구보라 기자] ‘변혁의 아시아‘를 주제로 2004년 8월 시작한 EBS국제다큐영화제가 14회를 맞았다.

EBS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제14회 EBS국제다큐영화제(EBS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이하 EIDF 2017)를 개최한다. EIDF은 TV와 극장에서 동시에 상영하는 세계 유일의 다큐멘터리 영화제다. ‘다큐로 보는 세상’을 주제로 내건 EIDF 2017은 영화제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24개국 70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EIDF 2017은 관객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전통적으로 깊이있는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적이거나 뉴미디어를 접목한 다큐멘터리 또한 대거 소개한다. EIDF 2017은 올해 VR 다큐와 모바일 단편을 새롭게 공개한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켄 로치, 틸다 스윈튼 등 유명 감독과 스타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도 선보인다. 이밖에도 신설된 다큐 콘서트와 확대된 야외 상영을 통해 작품을 보고 즐길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EBS는 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EIDF 2017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은정 EIDF 집행위원장과 김시준 EIDF 사무국장, 신은실 EIDF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이은정 EIDF 집행위원장(EBS 콘텐츠기획센터장)은 “EIDF는 극장상영과 TV방송을 함께하는 세계 유일의 영화제로, 지난 13년간 다큐를 통해 다양한 삶의 가치관과 '공존'의 메시지를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하며 “올해에는 방송사가 주관하는 튺성을 적극 살려 온·오프라인,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접목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처음시도하는 VR다큐, 모바일 다큐 등은 새로운 미디어와 다큐멘터리가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EIDF의 전통과 젊은 감각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좀 더 쉽게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유명 감독이 만들었거나 유명 배우가 참여하고, 뮤지션의 삶을 다룬 다큐들을 소개한다. 풍성함을 담은 다큐가 그 어느 때보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상영과 각종 부대 행사는 고양시 일산서구 메가박스 킨텍스, 서울시 서대문구 아트하우스 모모, 고양시 일산동구 EBS 디지털통합사옥에서 열린다. 또한 영화제 기간 동안 EBS 1TV를 통해 44편의 작품이 방송된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국내 최초 다큐멘터리 전용 VOD 서비스인 ‘D-Box(Documentary Box)’를 통해서도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 제14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공식 포스터 ⓒEBS
▲ EIDF 2017 EBS1TV 방송 편성표(8월 21일~27일) ⓒEBS국제다큐영화제 티켓카달로그
▲ 개막작 <나의 시, 나의 도시 Uarmed Verses>(찰스 오피서)는 문화 예술 교육이 청소년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바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수작이다. ⓒEIDF 2017 D-BOX 공식 홈페이지 예고편 

78개국 1168편 출품작 중 24개국 70편 상영

개막작 포함 경쟁 부문 8편, 유명감독과 스타의 다큐, 어린이와 교육’ 섹션 강화, 

EIDF 2017에는 78개국 1168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최종 24개국 70편(방송 44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프로그램은 페스티벌 초이스(경쟁),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 월드 쇼케이스, 아시아의 오늘, EIDF 포커스 등 기존 5개 섹션에 ‘모바일 단편 경쟁’과 'VR 다큐 특별전‘이 신설돼 모두 7개 부문으로 이뤄진다.

그중 21일 개막식에서 상영될 개막작 <나의 시, 나의 도시 Uarmed Verses>(찰스 오피서)는 문화 예술 교육이 청소년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바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수작으로, 올해 핫독스국제다큐영화제 캐나다 다큐멘터리 최우수상을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 교외 빌라웨이즈의 청소년들이 문학과 음악, 미술 교육 속에 성장해가는 모습을 시네마틱한 연출로 생생히 담아낸다.

신은실 프로그래머는 <나의 시, 나의 도시>에 대해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지역의 공공이 제공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수혜를 받아서 커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BS의 정체성과 부합한다는 생각에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찰스 오피서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는 오는 23일, 감독과의 대화는 오는 26일 진행된다.

올해 경쟁 부문 ‘페스티벌 초이스’에는 애니메이션, 파운드푸티지/컴필레이션, 실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형식의 화제작 8편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선댄스 다큐영화제에서 심사위원 최고상을 받았던 <디나>, 시리아 상황을 그려낸 <라스트맨 인 알레포>, 미국 정부의 프로파간다를 재조명하는 파운드푸티지 작품 <레이건 쇼>, IDFA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우리 사랑 이야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헤르보르 이야기>, <아흔 살 소녀 블랑슈> 그리고 <인 타임 투 컵>이 상영된다. 또한 페스티벌 초이스 섹션에서 유일한 한국 작품인 <버블 패밀리>는 80년대 부동산 버블과 그 이후의 한국 상황을 사적다큐 형식으로 조망한다.

▲ EIDF 2017 경쟁 부문 ‘페스티벌 초이스’의 <버블 패밀리>(마민지, 2017), <디나>(댄 시클즈, 안토니오 산티니, 2016) ⓒEBS

이밖에도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 7편, ’월드 쇼케이스’ 12편, ‘아시아의 오늘’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제작된 4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포커스 섹션은 2017년에 EIDF가 주목하는 4개의 하위섹션 ‘어린이와 교육’ 9편, ‘자연과 기술’ 5편, ‘뮤직&아트’ 5편, ‘여성과 사회’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드 쇼케이스 섹션에서는 클레르 시몽 <프랑스 영화학교 입시 전쟁 The Graduation>, 얀 쿠넹 <베이프 웨이브 Vape Wave>, 컴필레이션 필름의 대가 빌 모리슨 <도슨 시티: 얼어붙은 시간>, 아모스 기타이 <서안 지구 비망록> 등 유명 감독들의 화제작들도 눈길을 끈다.

또한 포커스 섹션에 속한 ‘뮤직 앤 아트’에서는 유명한 예술가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2016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일대기 <켄 로치의 삶과 영화>, 트윈 픽스>,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연출한 데이빗 린치, ‘비포 시리즈’를 만든 리처드 링클레이터,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나 많은 팬들을 슬픔에 잠기게 한 아티스트 데이빗 보위를 조명하는 작품 등이 있다.

작년에 이어 EIDF 2017은 EIDF 포커스 섹션에서 ‘어린이와 교육’이라는 주제를 집중 조명한다. 단순한 지식채널을 넘어선 다양한 포맷의 창의적인 교육콘텐츠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소화하는 EBS의 비전을 선명히 보여주는 프로그램 섹션이라 할 수 있다,

▲ <데이빗 린치: 아트 라이프>(존 구옌, 릭 반즈, 올리비아 니르고르 홀름, 2016)/ <데이빗 보위: 지기 스타더스트 마지막 날들>(프랜시스 웨이틀리, 2017) ⓒEBS
▲ EIDF 2017 티저 트레일러 화면캡처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VR 다큐 특별전‧모바일 단평 경쟁

6번의 다큐 콘서트, 4차례에 걸친 야외상영 

EIDF 2017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상화된 현실을 포착하는 다큐멘터리의 최전선으로 주목받는 세게의 VR 다큐멘터리들을 VR 다큐 특별전을 통해 소개한다. VR 다큐 특별전은 EBS 디지털 통합사옥 1층 로비에서 무료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모바일 기반 다큐멘터리 제작을 고무하고자 신설한 내 손안의 다큐-모바일 단편 경쟁 부문’도 눈여겨볼만하다. 공모와 예심을 거친 9편의 작품이 영화제 기간 중 EIDF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영된다.

이은정 집행위원장은 “EIDF의 작품을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관객들의 참여의 장을 넓히고자 했다”고 설명하며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각종 다큐멘터리 관련 행사를 페이스북 라이브 등 SNS 플랫폼을 통해 접근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영화 감독, 연구자, 평론가, 관객이 한 자리에 모여 영화를 관람한 뒤 대화를 나누는 다큐 콘서트도 신설했다.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며 정성일 영화평론가, 성문영 팝칼럼니스트, <기록작가 하야시 에이다이의 저항> 니시지마 신지 감독, 곽영빈 미술평론가, <자크 페팽: 요리의 기술> 피터 L 스타인 감독 등이 강연과 대담을 펼친다.

EIDF 2017은 오는 25일과 26일 오후 8시,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과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 야외무대에서 동시에 야외 상영을 진행한다. 또한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다큐멘터리 이론 및 제작 노하우를 전달하는 EIDF DOC CAMPUS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EBS디지털통합사옥 스페이스홀에서 열린다. EIDF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상영관을 찾지 못 하거나, 다큐멘터리 방송 시간을 놓친다면 다큐멘터리 전용 VOD 서비스인 'D-BOX'를 통해 영화제 기간 동안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영화제가 끝난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다시보기가 무료로 가능하다. 

EIDF 2017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EIDF 2017 홈페이지 링크)

한편, EIDF 2017 심사위원에는 마이클 레노프 영화학자(심사위원장), 김옥영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작가, 찰스 오피서 감독/배우, 잉에 데레이우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형건 EBS PD가 참여한다. 

▲ EIDF 2017 야외상영 작품. 25일 상영하는 <텅 커터스: 어린이 극한 직업>(솔베이 멜케로엔, 2017), 26일 상영하는 <씨앗: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존 베츠, 태거트 시겔, 2016)
▲ EIDF 2017은 영화 감독, 연구자, 평론가, 관객이 한 자리에 모여 영화를 관람한 뒤 대화를 나누는 다큐 콘서트를 신설했다. ⓒEBS국제다큐영화제 티켓카달로그 

EIDF 2017 프로그래머 추천작 (10편)

1. 모자란 기억 rewind, remind(박군제, 2016) World Premiere

이것은 되새기며 되감는 넋두리이다. 더듬거리며 꺼내놓는 옛이야기들을 통해 ‘어머니와 아들(母子)’는 기억을 더듬는다. 박군제 감독이 2015년 발표한 단편 <내동공간, 남동공단>을 확장한 작품. 어릴 적 인천 남동공단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살았던 추억이 있는 감독은 마석공단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그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사진뿐인데, 외관은 얼핏 보이지만 전체가 보이는 사진은 없다. 그래서 감독은 기억에 의존해 그림을 그리고, 다른 사람, 사물, 동물에게 가졌던 감정을 선으로 표현하려 그린 드로잉을 모아 영화를 만들었다.

2. 도슨 시티: 얼어붙은 시간 Dawson City: Frozen Time(빌 모리슨, 2016) Korean premiere

캐나다 황금광 시대의 주 무대인 도슨 시티의 독특한 역사를 보여주는 필름 컬렉션 연대기. 일 년 내내 항상 얼어있는 땅에 묻혀있다 다시 발굴된 무성영화와 뉴스릴, 기록영상들 그리고 인터뷰와 역사적인 사진들이 만들어낸 역사를 담은 영화를 시규어로스의 욘시와 협업한 작곡가 알렉스 서머스의 미스테리한 음악이 함께 한다. 위니펙주 도슨 시티에서 1978년 발견된 1920-30년대 무성영화 푸티지들을 통해 20세기 역사를 성찰하는 영화는 현대 국가에 대한 성찰로까지 나아간다. 파운드 푸티지, 컴필레이션 영화의 대표주자 빌 모리슨의 신작으로 크게 화제를 모은 작품. Venice Orizzonti 2016 / 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 2017.

3. 바그다드에서 온 편지 Letters from Baghdad (서빈 크라옌부히, 제바 오엘바움, 2017) Korean premiere

영국 고고학자 거트루드 벨Gertrude Margaret Lowthian Bell(1868-1926)은 옥스퍼드에서 공부한 뒤 중동에서 오래 머물러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버금가는 여성으로 일컬어지며, 오스만 제국 해체와 이라크 건국에 관여했다. 틸다 스윈턴이 제작과 내레이션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되었으며, 컴필레이션과 재연 기법이 주로 쓰인 작품이다. 영국 스파이로 막강한 정치적 권력을 누렸던 거트루드 벨에 대한 공개된 적이 없던 놀랍고도 아름다운 실제 자료들을 사용하여, 대영제국이 식민지에서 행사한 권력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 한 여성의 극적인 삶과 이에 얽힌 이라크 국경 확정 등 사막의 역사 속으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IDFA 2016.

4. 베이프 웨이브 Vape Wave(얀 쿠넹, 2016) Asian premiere

<도베르만>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등을 연출하여 스피디한 화면 전개로 유명한 감독 얀 쿠넹이, 전자 담배를 매개로 한 아나키즘적인 상상력의 세계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생성 중인 전통 연초 담배에 대항하는 새로운 흡연 문화를 발견해가는 숨 가쁜 여행기 <베이프 웨이브>는, 실제와 허구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활력이 넘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국도 주요 무대로 등장한다. CPH:DOX 2017.

5. 업웰링 Upwelling - Deep Waters Rising to the Surface(실비아 조프, 피에트로 파스퀘티 Pietro PASQUETTI, 2017) Asian Premiere

이탈리아 동북부 항구도시 메시나. 이 도시는 20세기에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를 입었으나 재건된 곳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변질된 채 굳어버린 도시의 역사적 전통에 저항하며 이곳을 다시 활성화하려 시도한다. 그 중에서도 이채로운 것은 불교도 시장의 존재이다. 과거 러시아 혁명을 향한 향수, 이탈리아 적군파에 대한 재고를 거쳐 영화는 재앙에 이어지는 상승하는 현실을 때로는 희극적으로, 때로는 초현실적으로 끊임없이 연구한다. Visions du réel 2017 Prix Du Jury Régionyon.

6. 프랑스 영화학교 입시 전쟁 The Graduation(클레르 시몽, 2016) Korean Premiere

프랑스 파리에 있는 명망 높은 영화학교 페미스FEMIS의 입시현장을 탐구하는 카메라는, 그곳의 입시현장을 보여주며 “모두가 평등하지만, 최고만이 들어올 수 있다”는 프랑스의 공화주의 이상을 적나라하게 절감하게 한다. 여러 세대가 한데 모이는 문화적 장소인 프랑스 최고의 예술학교를 조명하며 예술계와 교육기관의 관계에 대한 초상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현재 활동하는 여성감독 중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클레르 시몽 감독의 신작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 클래식상을 받았다. 질 들뢰즈의 딸이자 유명 영화감독인 에밀리 들뢰즈, 프랑스 여성영화를 이끄는 레티시아 마송, 파트리시아 마주이와 영화학자 알랭 베르갈라 등 유명 프랑스 영화인들이 입시 사정을 맡은 교수로 나와 불꽃 튀는 논쟁을 벌이는 것도 볼거리다. Venice 2016 Classic Award for Best Documentary on Cinema / IDFA 2016..

7. 트렝가누 기행 Voyage to Terengganu(아미르 무하마드, 바드룰 히샴 이스마일, 2016) Korean Premiere 

말레이시아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아시아 영화의 대표주자인 영화감독 겸 제작자 아미르 무하마드가 트렝가누 지역을 여행하는 일종의 로드무비 다큐멘터리이다. 고즈넉하고 보수적인 마을 트렝가누는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감독이 가보지 못한 유일한 지역이었다. 감독 아미르 무하마드는 2015년 겨울 트렝가누 출신인 바드룰 히샴 이스마일 감독과 함께 트렝가누를 방문하고 여행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를 두루 살피는 이 영화는, 말레이 저널리즘의 시조로 불리는 작가 문시 압둘라Munshi Abdulla(1796-1854)의 책 『Voyage to Kelantan』(1838)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지역 문화와 말레이 주민들에 대한 문시 압둘라의 신랄한 고찰은, 현재 트렝가누 사람들과의 대화에도 유효하다. 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 2017.

8. 도시 농부 프로젝트 Wild Plants (니콜라 윔베르, 2016) Asian premiere

디트로이트에서 도시 농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마일로 옐로우 헤어, 취리히의 얼굴을 바꾼 비순응적 정원사 모리스 마지. 그리고 제네바의 혁신적인 농업협동조합 자르댕 드 코카뉴. 동시에 진행되는 이야기들을 엮는 영화는, 소비 사회의 안락함을 거부하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방법을 창조하는 이들의 다양한 초상을 보여준다. 서구 여러 나라에서 흙을 일구며 사회 변화를 꿈꾸는 활동가들을 시적으로 포착한 2016년의 화제작이다. Visions du réel 2016.

9. 데이빗 린치: 아트 라이프 David Lynch: The Art Life(존 구옌, 릭 반즈, 올리비아 니르고르 홀름 Olivia Neergaard-Holm, 2016) Korean Premiere

<트윈픽스 25년 후>로 다시 돌아온 세계적 거장 데이빗 린치의 삶과 영화, 미술 작품 세계를 그린 다큐멘터리로, 작년 베니스영화제 공개 후 지속적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는 데이빗 린치의 예술과 초기 작품들을 다루며, 그의 독특한 세계를 상세히 조명하여 관객들이 예술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린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데이빗 린치가 겪어온 두려움과 오해, 그리고 투쟁의 목격자가 되어 그를 도와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장막에 가려져 있던 영화감독 린치의 개인적인 면을 발견하는 기쁨도 안긴다. 영화 상영 뒤 정성일 평론가/감독이 ‘트윈린치: Fire Talk with Me’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는 ‘다큐 콘서트’도 마련되어 있다. Venice 2016 / 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 2017.

10. 흔적들 Collisions (리넷 월워스, 2016) Korean Premiere

<흔적들>은 호주 마르투 족 원로인 니아리 모르간의 고향으로 가상 여행을 떠나는 작품이다. 마르투 족은 서호주 필바라 사막 오지에서 1960년대까지는 전통을 유지하며 살았다. 서구 문명, 과학기술과 니아리가 처음 접촉한 경험은 전통 세계에서는 전무후무했던 핵실험 목격이었다. 기존 다큐멘터리 제작 영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지닌 리넷 월워스 감독이 선댄스영화제 등에서 지원받아 제작한 2016년 VR 다큐멘터리의 세계적인 화제작. 기존 쇼트 개념이 해체되는 360도 촬영에서 사운드 시점의 미장센을 시도하여 새로운 VR 미학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작품이다. CPH:DOX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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