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기획 다큐 '순례', 특별한 곳으로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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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기획 다큐 '순례', 특별한 곳으로의 여정
[인터뷰] KBS 대기획 다큐 <순례> 윤찬규·김한석 PD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08.28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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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UHD 다큐 '순례' ⓒKBS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바로 순례자다”

[PD저널=구보라 기자] 방송에서 만날 수 있는 고품격 다큐멘터리 영화, KBS UHD 다큐멘터리 <순례>가 오는 7일 처음 방송된다.

총 4부작으로 이뤄진 <순례>는 '뚜렷한 목적지를 향해 가는 종교적 순례처럼, 우리도 인생이라는 순례를 떠난다'는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다큐멘터리다. 이를 통해 우리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걷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PD저널>은 <순례>(연출 윤찬규‧신재국‧김한석)를 연출한 윤찬규 PD와 김한석 PD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윤찬규 PD는 2편과 4편을 연출했으며, 김한석 PD는 1편과 3편을 연출했다. 신재국 PD는 제작을 총괄했다. 세 명의 PD들은 KBS 명품 다큐 <차마고도>, <도자기>, <색, 네 개의 욕망>을 연출했다.

김한석 PD는 “윤찬규 선배가 <다르마>, <차마고도>를 연출하며 순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2014년 6월부터 기획을 구체화했다. 처음에는 티벳 불교의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우리의 인생이 순례라는 생각에 휴먼 다큐로 더 확장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촬영은 2015년 11월부터 시작했으며, 마지막 촬영은 올해 6월까지 이뤄졌다.

제작진은 천국의 풍경이 펼쳐지는 인도 라다크에서 사는 산골 소녀, 아프리카 세네갈 장미 호수에 소금을 채취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주노동자,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잉카인들, 나를 찾아 순례길을 떠난 현대인들 등을 최대 450일이라는 오랜 시간 동행 취재했다. 이를 통해 밀도 높은 캐릭터가 완성됐다. 또한 최첨단 4K 카메라와 특수촬영장비를 이용해 UHD의 압도적인 영상미까지 구현했다.

이처럼 밀도 높은 캐릭터와 생생한 영상미는 시청자가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무엇보다도 <순례>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기존 다큐멘터리 문법을 과감히 탈피한 파격적인 구성과 영화적 스토리 구성’이라고 자신했다. <순례>는 인간의 삶을 진중하게 성찰해보는 크리에이티브 휴먼다큐멘터리인 이유다.

김한석 PD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다르게 구성했다. 일반적인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시간적 구성이 아니라,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스토리텔링에 집중했다. 1편과 3편은 내레이션도 없다. ‘방송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처럼, 그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KBS <순례>. 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9월 7일 방송 예정) 2편 '신의 눈물'(9월 8일 방송 예정)ⓒKBS

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는 히말라야 산맥이 관통하는 인도 라다크 지역에서 사는 사춘기 소녀 ‘쏘남 왕모’가 가난한 가족을 위해 비구니로 출가하며 겪는 수행과 순례의 여정이 그려진다. 이를 통해 평범한 소녀가 바라보고 겪게 되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볼 수 있다.

3편 <집으로 가는 길>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프리카 세네갈 장미 호수에서 소금을 채취하며 척박한 하루를 살아가는 한 이주노동자의 고단한 여정이 그려진다.

김한석 PD는 “주인공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5개월이나 걸렸다. NGC(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도 하려 했지만 5번이나 주인공을 찾지 못해 포기했었다”며 “생김새와 문화가 다르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보편적인 감성이나 그런 것들은 다 똑같단 걸 알 수 있다.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족들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는 우리 누구나 겪어봤음직 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3편의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가는 게 마지막 희망이다. 그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소금을 채취하는 노동 그 자체가 가장 큰 순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편 <신의 눈물>에서는 잉카의 후예들의 3일간의 축제가 펼쳐진다. 매년 5월, 남미 페루, 잉카의 후예들이 그들만의 에덴인 안데스 산맥 해발 4,500m 만년설에 뒤덮인 콜케푼쿠(은의 문)로 향하는 수백 킬로미터의 순례 여정을 담았다.

윤찬규 PD는 “<신의 눈물>은 잉카인들의 현재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잉카의 오래된 성소에 가서 3일간의 축제를 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원래는 그 모습을 외부에 잘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년설 위에서 접근해서 그 모습을 촬영하는데 너무 좋았다. 제작진끼리도 끌어안을 정도였다”고 그 순간을 떠올렸다.

마지막 4편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는 숨 가쁜 도시의 삶 속에서 “세상일에 나 자신이 너무 쉽게 무너졌다”며 자신을 찾아 떠난 현대인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윤찬규 PD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미국 남부, 멕시코 국경에서 출발해 캐나다 국경에서 끝나는 미국 서부 산악지역을 종단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에 도전한 주인공들과 함께 동행하며 그들의 모습을 담았다. 셰릴 스트레이드의 <와일드>(2014)에서 주인공이 도전하는 그 PCT다.  

김한석 PD는 “사람들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필요한 것 같다. 예고편이 나갈 때, 많은 사람들이 4편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 4편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 ⓒKBS
▲ 3편 <집으로 가는 길>, 4편<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 ⓒKBS

다큐멘터리, 끝없는 새로운 시도

윤찬규 PD는 “다큐멘터리란 내가 본 것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거다. 예전에는 다큐가 팩트를 쌓아 사실을 전달하는 게 중요했다면, 이제는 달라졌다”며 “결국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장르든 이야기를 얼마나 감동적으로 재미있게 전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니 연출자들이 전달방법에 있어서 유용한 방법에 있어서 주저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새로운 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윤찬규 PD는 “오히려 제작자들이 규정짓고 갇혀있는 것 같다. 제작자들은 변화에 잘 따라가지 못 하고 익숙지 않다. 젊은 PD들이 새로운 방식들을 수용하고 있다. 김한석 PD도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열어가는 후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찬규 PD는 크리에이티브 다큐에 대해 감성적인 것들을 요구하고 그런 것들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상적으로 잘 표현한 다큐사에 팩트를 다루는 다큐에서 터닝 포인트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다큐멘터리의 첫 시작을 알렸던 <색 네 개의 욕망>은 2014년 반프월드미디어페스티벌 제35회 로키상 심사위원 대상, 2015년 광저우 국제다큐멘터리영화 페스티벌 최우수 다큐멘터리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한석 “다큐멘터리라는 영역은 굉장히 스펙트럼이 커야 한다. 시사, 인문학, 역사, 자연, 휴먼 등…. 수신료를 받는 KBS에서는 다른 방송사보다도 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전 세계에서도 경쟁할 수 있고 공영방송으로서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례>를 시청할 시청자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김 PD는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기대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김 PD는 “다큐멘터리에서 무언가를 찾거나 얻으려고 하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가다보면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남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 대한, 우리들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며 “시청자들도 같이 순례를 떠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순례>를 보는 시간만큼은 TV가 특별한 안식처가 될 거다. 시청자들에게 위안을 줬으면 좋겠고, 특별한 곳으로의 여행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KBS UHD 다큐 <순례>는 총 4부작이다. 오는 7일 밤 10시 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를 시작으로 8일 2편 ‘신의 눈물’, 14일 3편 ’집으로 가는 길’, 15일 4편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가 KBS1TV에서 방영된다. 

▲ 4편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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