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토리 눈’ CP 갑질, 김장겸 MBC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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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스토리 눈’ CP 갑질, 김장겸 MBC의 현실"
독립PD들 “MBC 파업지지…대체인력 거부 분위기 확산”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9.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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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혜승 기자] 최근 MBC <리얼스토리 눈> 과잉 취재가 논란이 이는 가운데 독립PD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이 담당 CP와 MBC에 책임을 묻고 나섰다.

독립PD협회는 3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리얼스토리 눈> 이현숙 CP의 ‘갑질’에 항의하며 MBC에 처벌을 요구했다. 나아가 이들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외주제작사와 독립PD 사이에 벌어지는 불공정 관행들의 해소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함께 해 국회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과 제도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송규학 독립PD협회장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방송사 CP의 행위가 반드시 징계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이런 방송가의 부당한 갑질 행위가 늘 있어오던 일이고 어디서나 펼쳐지는 관행이라고 결코 믿고 싶지 않다”며 “시청률 확보를 위해서라면 출연자의 인권과 명예는 너무 쉽게 무시해버리고, 그런 일로 인해 소송이 생기면 모든 책임은 담당PD나 외주 제작사에 떠넘기는, 정말 CP로서는 치졸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CP란 모든 책임을 지고 최종 시사를 통해 게이트키핑 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공은 자신이 가져가고 과는 말단 제작팀에게 넘겨버리는 몰지각한 행위를 하는 자가 우리 동료 PD라고 믿고 싶지 않다”며 “문제 핵심에 있는 담당CP는 어떤 식으로든 꼭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독립PD협회가 3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리얼스토리 눈' 이현숙 CP의 ‘갑질’에 항의하며 MBC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PD저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해당 문제가 취재 제작 윤리를 위반한 경영 전반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추 의원은 “‘위험의 외주화’를 방송 분야에서도 실감한다”며 “심각한 상황, 위험한 취재 현장에 독립PD들이 나가있고 선정적인 아이템에 대한 강요를 받는 상황이다. ‘리얼스토리 눈’ 사례도 그래서 나온 것 같다. 비윤리적 취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아주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겠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제도적 장치는 충분히 있었음에도 제작 현장에 미치지 못한 건 제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에게 꼭 제안 드리겠다. 규제기관이 의지를 가지고 이 부분을 빨리 제정해도 지금 관행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방통위에서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거다. 국회에서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국감에서 이 문제를 새롭게 부채질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꼭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리얼스토리 눈> 독립PD들이 구취소 몰래카메라 취재로 검찰에 기소됐던 때도 MBC와 CP가 책임을 회피했던 사실을 새롭게 지적하며, 독립PD들을 향한 ‘꼬리자르기’를 규탄했다.

오기현 한국PD연합회장은 “2016년, 작년 가을이 기억난다. 여기(상암MBC)에서 구치소 몰카 취재 독립PD들을 꼬리자르기 하더니 이번에도 꼬리자르기 했다”며 “어느 일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은 오래 갈 수 없고 방송의 건강한 발전에 방해가 된다. 방송사와 외주사, 외주사와 독립PD 사이의 민주화가 우선 조성되지 않으면 방송의 공공성, 공정성, 공익성은 물 건너간다”고 꼬집었다.

이어 송일준 MBC PD협회장은 MBC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외주 독립PD들과의 관계도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갑질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주체로 지목되고 있는 ‘리얼스토리 눈’ CP, 잘 아는 사람이다. 문제가 진작부터 MBC 내에서 많이 알려져 있다”며 “과거의 MBC는 이렇지 않았다. 물론 개별 PD 중 갑질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지만, 그 문제가 표면화됐을 때는 반드시 해결하고 책임을 묻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자성 기능이 작동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송 회장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MBC 총파업이다. MBC 정상화는 외주 독립PD들과의 관계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관행, 잘못된 갑질 행태에 대한 실태 조사를 통해 독립PD들을 공정한, 좋은 방송을 위해 같이 수고하는 동지로 인식하고 고민하는 풍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상처받은 독립PD들에게 사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 독립PD협회가 3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리얼스토리 눈' 이현숙 CP의 ‘갑질’에 항의하며 MBC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MBC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PD저널

독립PD들 MBC 파업지지 “대체인력 거부하겠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독립PD들은 MBC 로비로 이동해, 파업에 앞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MBC 구성원들을 향해 지지발언을 했다. 이들은 현실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대체인력을 거부한다고 선언할 수는 없지만, 마음은 함께한다고 밝혔다.

김영미 PD는 “우리 독립PD들은 MBC 파업을 지지하면서 그 어떤 사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MBC가 여러분의 대체인력을 쓰게 될 텐데, 저희들은 공식적으로 대체인력을 거부한다고 할 수 없는 처지라는 걸 이해해 달라. 그렇지만 마음은 이미 여러분과 함께한다. 파업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김 PD는 “난 저널리스트이고 언론인이다. 회사원이 아니다. 저널리즘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이고 돈보다 이게 더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국민과 나누고 싶다. 또 그런 방송을 하고 싶다”며 “여러분이 반드시 정상화해서 독립PD들이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꼭 파업에 이기셔야 한다”고 지지했다.

김 PD는 “‘신동호의 시선집중’ 출연을 고사했다. 신동호 국장이 있는 한 저는 절대 시선집중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한편 언론노조 MBC본부는 오는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은 그동안 불공정 보도와 제작자율성 침해를 자행하고 노조 소속 기자, PD, 아나운서 등 구성원들을 탄압해온 김장겸 MBC 사장 이하 경영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하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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