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KBS 이사, ‘법카’로 34차례 ‘애견카페’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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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형 KBS 이사, ‘법카’로 34차례 ‘애견카페’ 이용
언론노조 KBS본부 “KBS 이사,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심각…감사 촉구”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9.28 12: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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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KBS본부가 28일 오전 여의도 KBS새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KBS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해온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PD저널

[PD저널=이혜승 기자] 강규형 KBS 이사가 KBS 법인카드로 애견카페를 34차례 이용하는 등 수백만 원의 비용을 사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나타났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를 규탄하며 방송통신위원회와 감사원에 KBS 이사 전체에 대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감사를 촉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KBS새노조)는 28일 오전 여의도 KBS새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KBS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해온 행태를 고발했다. 김시원 KBS새노조 파업뉴스팀 기자는 “(확인된 것만) 총 537만원을 업무 외적인 돈으로 썼다고 보고 있다”며 “이외에도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BS는 KBS 이사들에게 월 10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법인카드로 지급하고 있다. 이외 자료조사비 명목으로는 월 252만 원씩 현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날 KBS새노조가 밝힌 내역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것이다. 따라서 KBS새노조는 현금으로 지급되는 ‘자료조사비’ 역시 사적으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하고 있다.

▲ [파업뉴스 9탄] 애견인 강규형의 법인카드 사용법 ⓒ언론노조 KBS본부
▲ [파업뉴스 9탄] 애견인 강규형의 법인카드 사용법 ⓒ언론노조 KBS본부
▲ [파업뉴스 9탄] 애견인 강규형의 법인카드 사용법 ⓒ언론노조 KBS본부

KBS새노조에 따르면 강 이사는 KBS 법인카드로 애견카페를 34차례 이용했으며, 자신의 개가 경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날에는 다른 애견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KBS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보자 강 모 씨는 심지어 강 이사가 외부 일정이 있던 날 KBS 법인카드를 직접 건네며 그것으로 결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강 모 씨는 “KBS 로고가 있어서 KBS와 제휴한 신용카드라고 생각했을 뿐, 설마 ‘도그 쇼 뒤풀이’를 공사의 업무추진비로 계산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백화점에서 KBS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새노조는 “영수증에는 백화점의 이름만 찍히므로 구체적 품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만 하루에도 여러 건의 결제를 한 내역, 고액의 결제 내역 등도 있는 만큼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강 이사는 또한 △개인 일정으로 간 일본에서 면세점 물품 구입 △해외 시찰 중 일정에 없던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브로드웨이 공연 관람 △콘서트‧영화 관람 △공공기관 결제 등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강 이사가 고가의 개를 연이어 수입하기에 돈의 출처를 묻자, 강 이사가 “아내도 모르게 KBS에서 받는 돈이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 [파업뉴스 9탄] 애견인 강규형의 법인카드 사용법 ⓒ언론노조 KBS본부

KBS새노조는 “강규형 이사에게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 강 이사는 KBS 이사회 사무국에서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로 커피와 같은 음료와 주류, 식사비, 책 구입, 음악회 등 공연 관람비를 결제해도 무방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KBS 이사회 사무국에서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새노조가 공개한 영상에서 강 이사는 “커피를 마실 때 그거(법인카드) 쓴 기억이 몇 번 있는 것 같고, 거기에 입장료라든가 그런 건 개인카드를 사용한 걸로 기억이 나요...애니 프라블럼?“이라고 말했다.

KBS새노조는 이사들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이사회 규정 제 16조 ‘경비 지급 및 예산 집행 등’에 ‘이사장 및 이사에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수당과 여비, 자료의 수집‧분석에 필요한 경비 및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고만 돼있다. 이 조항 외에는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김기수 KBS새노조 파업뉴스팀 기자는 “업추비 규정이 따로 없다는 얘기는, 회사의 법카 기준을 준용한다는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규정이 따로 없으니, 공사는 이걸 준용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현재 전혀 그렇지 않고 있다는 걸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새노조는 제보가 들어온 강규형 이사뿐 아니라 다른 다수의 KBS 이사들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에 KBS새노조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촉구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감사원이 감사를 하고 있으니 (결과를) 확인해보고, 방통위에도 왜 이것에 대한 아무 얘기가 없는지, 지난 번 이사장 업무용 차량 사적 이용 부분도 방통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는데 왜 아무런 답변이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감사원과 방통위에서 자기 직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검찰 고발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규형 이사는 최근 KBS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는 KBS 구성원들을 향해 손으로 ‘V자’를 표시하고, 집회 구호에 맞춰 리듬을 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조롱 행위를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강 이사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명지대학교 학생들은 강 이사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 [파업뉴스 9탄] 애견인 강규형의 법인카드 사용법 ⓒ언론노조 KBS본부

 

※ 강규형 이사는 해당 기사가 보도된 후 이날 오후 2시 경 입장을 발표했다. 다음은 입장 전문.

노동조합 주장에 대한 입장.

공금으로 애완견을 구입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아무 증거도 없는 무책임한 주장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증거 없이 추측만으로 비방하는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애견 구입비가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이 넘는 금액인데 공금으로 구입했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아무런 증거 없이 제보했다면 허위 제보한 사람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애견카페의 일반 애견 활동은 개인 카드로 지급했습니다. 애견카페에 쓴 대금은 철저히 애견카페 커피샵에서 썼습니다.

메이저리그 표는 개인카드로 구입했고, 그 안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 본인과 수고하는 현지 직원의 점심값으로 결제한 것입니다.

백화점, 공항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는데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물품 구입이 아니라 철저히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만 이용한 것입니다.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시사지나 신문을 정독하면서 이사 업무 수행을 위한 시사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KBS 이사로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 여론을 듣는 것도 이사의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업무상 필요하다면 공연 등을 보기 위해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본인은 KBS교향악단의 운영위원을 지냈고 현재 KBS교향악단에 조언을 주는 입장에서 음악 관람 등에 법인카드를 쓰는 게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사로 임기를 시작할 때 오리엔테이션에서 안내받은 대로 커피샵, 식당, 베이커리, 도서, 음악회, 공연 등에만 법인카드를 사용했습니다.

이사 강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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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017-09-28 18:04:01
베리 프라블럼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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