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보이콧에 KBS·EBS 국정감사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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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KBS·EBS 국정감사] 자유한국당 방문진 이사 선임 원천무효 주장

[PD저널=구보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EBS 국정감사가 파행 끝에 결국 무산됐다. 과방위의 여야 간사들은 자유한국당 긴급 의원총회으로 정회된 국감을 재개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아 오는 11월 KBS와 EBS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현재 자유한국당 의총이 계속되고 있어 정회 상태를 푸는 것이 국회법상 어려워 국감을 진행하기가 힘들다"며 "간사 합의를 통해 국정감사 일정을 11월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경민 의원은 “국감이 진행됐다면 KBS의 경우 공영방송으로서 최근에 보여준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고대영 사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EBS에도 지배구조나 독립PD 사건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을 계획이었으나 그러지 못 했다. 11월에 다시 한 번, 점검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현재 진행 중인 KBS의 총파업과 관련해 경영진의 책임있는 자세와 지난 정권에서 불거진 언론 개입 시도에 대한 공식 사과, 고대영 사장의 사퇴 등을 질의할 예정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에서 수사 개입 의혹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며 당시 보도국장에게 200만원을 건넸다는 최근 국정원 개혁위원회 발표에 대한 질문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국감 무산으로 이뤄지지 못 했다.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KBS‧EBS 국정감사가 무산됐다. ⓒPD저널

앞서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는 ‘자유한국당 몫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을 요구하며 방통위를 찾아간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파행돼 오후 2시에야 열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총회 참석을 이유로 정회를 요구했고, 이에 여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방통위가 끝내 방문진 이사 임명 의결을 강행했다. 이는 상당히 반민주주의적이고 반헌법적인 과정이다. 이는 원천 무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3시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를 중단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할 거다. 긴급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도 참석해야 한다. 정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방통위가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국감 이후로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일정을 바꿨다”고 주장하자 반박했다. 허욱 부위원장은 “원래 25일 방통위 회의를 열어 보궐 이사를 정하기로 했으나, 일부 위원들의 반대로 어제 회의만 미루기로 했다.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국감 이후로 연기한 결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의 소속 의원들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정회 요청에 반발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신상진 위원장 대리로 나선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며 정회를 선언하고 황급히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 자유한국당 박대출 간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EBS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정회를 선언한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뉴시스 홍효식 기자

오후 3시 정회가 된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의 국정감사 거부 시 국회법 제50조에 따라 위원장 직무 대리를 통해 국정감사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회가 유지됐다. 

회의가 정회된 지 3시간 가까이 지난 시점인 5시 45분이 되자, 신경민 간사가 3당 간사간 합의 사항을 밝히며 국감 무산을 알렸다. 당시 자리에 없던 고대영KBS 사장을 대신해 김진홍 KBS 제작본부장이 증인석에 있었다. 

오는 27일에는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와 MBC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다. 국정감사에 대한 보이콧 의사를 밝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정감사에 불참하더라도 국회법 제50조 5항에 따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사회권을 대리해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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