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새노조 "파업,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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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가입자도 급증...파업 대오 오히려 더 강해졌다"

[PD저널=구보라 기자] KBS노동조합이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사퇴하겠다”는 고대영 KBS 사장의 조건부 사퇴 의사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파업을 중단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KBS노동조합의 파업 잠정 중단’과는 상관없이 총파업을 유지할 거라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새노조)는 13일 오전 여의도 KBS새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노동조합의 파업 중단 선언 이후 상황과 지난 국정감사에서 고대영 사장의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재호 위원장은 “총파업 71일차다. 오늘부터 파업 1일차라는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 국민들에게 약속드린대로 KBS새노조는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은 “KBS노조가 파업 잠정중단을 밝힌 이후,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새노조에 63명이 가입했다. KBS노조 소속이던 촬영기자의 경우 10명 중 7명은 파업 이어가기 위해 새노조에 가입했다. 3명은 휴가를 내고 업무복귀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새노조는 “KBS노조는 이미 추석 전에 지명 파업으로 전환했다. 파업에 실제로 참여했던 사람은 100명 안팎이라고 추정한다. 따라서 KBS노조의 파업 중단 결정은 KBS 총파업 대오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 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KBS새노조 대전·충남 지부의 김문식 지부장도 “결과적으로 파업 분열이 아니라 파업 보강이라고 생각한다. KBS노조가 파업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미온적이었고, KBS노조 조합원들이 새노조에 합류 하면서 파업 대오는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에 따르면 지난주 KBS노조가 파업 중단 선언을 한 이후, 대전·충남 지역에서는 KBS노조 조합원으로서 지명파업을 이어갔던 16명 전원이 새노조에 가입을 했다. 

또한 신권율 KBS새노조 기술구역 중앙위원은 “4개월 전, 본사 기술 조합원이 70여 명이었다. 그런데 총파업을 거치면서 많은 방송 기술인들이 새노조의 주장에 공감했다. 그래서 4개월만에 400%가 넘게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BS새노조 내 기술 조합원은 300명(10일 기준, 본사 191명, 지역사 110명)이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새노조)는 13일 오전 여의도 KBS새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노동조합의 파업 중단 선언 이후 상황을 설명하고, 지난 국정감사에서 고대영 사장의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PD저널

오언종 아나운서도 “총 100여 명에 달하는 KBS 아나운서 중에서 새노조 조합원이 70명에 가깝다. 새노조 조합원인 아나운서 모두 파업에 참가해 방송 파행에 앞장서고 있다”며 “새노조 조합원들은 앞으로도 우리가 승리를 볼때까지 끝까지 한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KBS노조 소속이었던 아나운서 중에서는 파업을 하기 위해 새노조에 가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BS새노조는 지난 9월 4일부터 언론노조 MBC본부와 함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KBS새노조 조합원 수는 휴직 및 간부 조합원까지 포함해 총 2200명에 달한다. 이에 내년 1월부터는 KBS 노동조합 대신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얻게 된다.

국정감사 고대영 사장 발언..."시종일관 축소와 왜곡, 거짓"

KBS새노조는 지난 1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고대영 사장이 발언한 “KBS 파업 참가 인원은 평균 20%정도”, “국민에게 죄송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일부 뉴스나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고 있다”, “콘텐츠 생산이 중단돼서 재방률도 (기존보다) 10퍼센트씩 높아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방송준비도 차질없이 진행 중" 등에 대해 반박했다.

KBS새노조는 “고대영 사장은 시종일관 축소와 왜곡, 거짓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먼저 “파업 참가 인원 평균 20%”에 대해 KBS새노조는 “현재 KBS 전직원 수는 4,700여 명으로 고 사장 말대로면 파업 동참 인원은 940명 선에 그친다. 하지만 이는 새노조가 파악하고 있는 인원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우리 새노조의 경우 2천2백 조합원 가운데 간부 및 휴직자, 기본근무자(단협 상 파업 참가 불가 인원) 등을 제외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500명에서 180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일부 뉴스와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는다”는 고 사장의 말과는 달리 KBS새노조에 따르면 KBS에서 결방이나 재편집 방송, 진행자 교체 등 파행 방송 중인 프로그램은 현재 44건에 이르며, 라디오의 경우 58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 하차 등으로 단순 BGM이나 재방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방송 준비 현황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고 사장에 대해 성재호 위원장은 “파업 중인 상황에서는 동계 올림픽 방송 준비가 사전에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고대영 사장은 마치 방송 준비에 차질이 없고, 중계 가능할 것처럼 말했다. 30년 넘게 방송에 종사해놓고, 그렇게 말하는 건 거짓말하는 거다. 양심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새노조는 “동계올림픽 종목 일부와 패럴림픽에 대한 전 세계로의 중계 자체가 파행으로 이어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도 13일 ‘국회서도 거짓증언 일관한 고대영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고대영은 언제까지 거짓과 위증으로 일관할 셈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의 국정감사에서 고대영 KBS 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노조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고대영은 그 말처럼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물러나라. 언론노동자와 국민의 인내심도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거짓으로 국민을 배신한 박근혜 정권이 지난 봄에 이미 물러갔듯이, 이제 고대영 체제가 물러날 차례”라고 강조했다.

성재호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오전 11시에 열린 KBS새노조 총파업 71일차 집회에서 “주말을 거치면서 KBS 총파업이 분열된다는 기사들도 나왔고, 우리가 고립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고대영 사장이 코너로 몰리니, 자유한국당, 이인호 KBS 이사장, 이사들, 고대영 사장까지 방송법을 미끼로 정치권으로 숨어든 거다. 우리가 고립된 게 아니라 그들이 코너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 [KBS 파업뉴스 14탄] KBS 국정감사 #해시태그 #뻔뻔 #거짓말 #침묵 ⓒ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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