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사장, 금품수수 의혹 보고 요구에 “언론자유 침해”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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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사장, 금품수수 의혹 보고 요구에 “언론자유 침해” 발끈
MBC 사장 해임 후 적극적 방어...KBS 여권 이사 "이 사태 책임은 사장과 이사장"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11.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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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와 EBS의 국정감사에서 고대영 KBS 사장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PD저널=구보라 기자] 고대영 KBS 사장이 KBS 이사들로부터 '국정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2009년 당시 상황(취재)을 조사하고 이사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받자 “(당시) 기자의 기사 판단권을 보고하라는 건 언론자유 침해”라고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인호 KBS 이사회 이사장도 입장문 발표를 통해 사퇴 의사 없음을 밝히며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거듭 요구했다. 김장겸 MBC 사장이 지난 13일 해임된 이후 여론이 KBS정상화에 쏠리자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에는 여권 추천 이사 5명 전원이 참석했으며, 야권 추천 이사 6명 중 이원일 이사를 제외한 이사 모두 참석했다.

KBS 이사회는 1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여권 이사들이 제안한 ‘고대영 사장의 금품수수 및 보도 협조 의혹에 대한 KBS의 소송 관련 보고 건’에 대해 논했다.

여권 추천 이사들은 ‘국정원 금품수수 의혹’ 건은 고대영 사장 개인의 문제인데, 회사 명의로 소송을 제기한 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러자 고 사장은 “국회에서도 발언 했지만, 국정원 발표는 ‘KBS 보도국장이 기사를 대가로 돈 200만원 받았다’는 거다. 저는 그걸 부정하고 있다. 제가 당시 KBS 보도국장이었다. (국정원 보도자료에서) 개인에게 돈을 준 게 아니라 KBS 보도국장에게 기사 댓가로 준거라고 했다”며 KBS 명의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대답했다.

이어 “KBS 보도 취재 시스템은 국장 개인이 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국정원이 KBS의 뉴스시스템 부정하는데 그럼 KBS가 가만히 있으라는 건가. 국민들이 국정원 보도자료 기사를 보고 마치 KBS는 돈 받으면 기사를 빼는 시스템일 거라고 알게 되는데, 가만히 있으란 건가”라며 “국정원이 말한 문제의 기사는 취재 기자들이 작성하지 않은 기사다. 작성하지 않은 기사를 대가로 어떻게 돈을 받나. 그게 논리적으로 성립하나”라고 반박했다.

장주영 이사는 “내부에서 당시 상황을 더 취재하든 보도시스템을 살펴보든 조사해서 해당 내용을 문건으로 이사회에 29일까지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김서중 이사는 “당시 MBC나 SBS에서는 보도를 했다. 그런데 KBS는 그 사안이 보도할 가치가 없다고 했나. 기자가 그렇게 판단했더라도 보도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중요한 것은 당시 정치권 반응인데 KBS에선 이에 대한 보도가 하나도 없어서 이상했다.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추가 심층취재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고 사장은 “그건 보고할 내용도 아니다. 이사회가 기자들에게 그걸 보고하라는 건 월권”이라며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대해 언론사마다 다양한 입장들이 있었다. 그런 상황은 다 무시하고, 지금와서 그 때 MBC나 SBS가 보도했는데 KBS가 안 한 건 마치 기사를 빼준 것처럼 말하는 건 완전 억측”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사장은 “문건으로 보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기자들의 취재 내용을 보고하는 건 맞지 않다. 김서중 이사는 “그 기자가 누군지, 그 기자가 그런 일을 하려고 했는지 아니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는 언론자유침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태선 이사도 “이사들이 기자들에게 보고하라고 요구한 게 아니다. 당시 전개상황에 대해 소명할 책임은 집행부에 있다. 이건 집행부가 알아서 조사를 하라는 거다. 고대영 사장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고 사장은 “기사 기사화 판단 여부에 대해서 보고는 언론자유 침해다. 각자 판단하는 거다. 언론 출신이라 다 알면서 왜 그러나”라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영일 이사(여권 추천)는 <PD저널>과의 통화에서 “고대영 사장은 오늘도 큰소리를 뻥뻥쳤지만, 지난 2년 동안 계속 이랬다. 구성원들, 소수 이사들이 문제를 제기해도 언제나 윽박지르곤 했다”고 말하며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은) 초조한 거다. MBC 사장이 해임된 뒤 KBS만 남았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KBS는 국민의 방송으로 바로 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이사장은 “사장에 대한 사원들의 불신임률이 높다 하더라도 이런 복합적인 문제들이 사장과 이사진 퇴출로 해결될 것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 사장이 노조나 정부의 압력으로 임기 전에 밀려나는, 방송의 자율과 독립성에 직접적으로 저해가 되는 나쁜 선례가 또 하나 추가될 뿐”이라며 국회에 방송법 개정을 서둘러 줄 것을 요구했다.

장주영 이사는 “공영방송 독립성을 위해 소수 이사들이 안건 낼 때마다 다수 이사들이 부결시켰다. KBS 사태 해결위한 공청회 제안도 부결시켰다. 그런데 지금와서 문제를 국회가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 사태를 초래한 건 사장, 이사장에 있다”고 비판했다.

권태선 이사도 “이인호 이사장이 방송은 정치권에 흔들리지 말고 가야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런데 구성원들이 공정방송 하자고 했는데 (경영진과 다수 이사들이) 매번 무시했다. 이런 점이 누적돼서 사장과 이사장 퇴진 문제까지 거론된 상황”이라며 “이인호 이사장은 이런 현실은 마치 없는 듯이, 지금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가지고 언론자유 침해라고 이야기한다. 언론자유 침해를 방조한 건 이사장과 다수이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PD저널

이밖에 여권 이사들은 이사회에 출석한 고대영 사장에게 국정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는지 그리고 어떤 절차를 통해 소송을 제기했는지 물었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 산하 적폐청산 TF는 23일 국정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KBS 보도국장이었던 고대영 사장이 국정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KBS는 30일 서훈 국정원장과 정해구 국정원 개혁위원장 등을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냈다. 국정원 개혁위는 31일 고대영 사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했으며, 검찰은 3일부터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상황이다.

이사회에 참석한 유용욱 법무실장은 “국정원 개혁위 보도자료 배포 이후, KBS 홍보실에서 사실확인을 한 뒤 보도자료를 냈다. 법무실에서는 회사 입장문 나간 것 외에 다른 사실을 확인할 여력이 없었다. 회사 입장문에 적힌 ‘받은 적 없다’는 고 사장의 해명을 진실이라고 전제하고 소송 여부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기자가 기사를 작성한 바도 없고, 삭제나 누락 자체를 한 적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공사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심사와 숙고를 거쳐. 보도자료 배포로부터 1주일이 지나 민사 손배소송 제기했다. 현재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경우 형사 고소 제기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주영 이사(여권 추천)는 “법무실 자체 판단으로 소를 제기했다는 것 같은데, 소송은 KBS 명의다. 최소한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질문하자 유 법무실장은 “민사소송 제기는 1억 원 미만은 본부장 전결, 1억 원 이상은 부사장 전결로 되어있다”며 “내부 절차에 따라 소관 본부장인 전략기획실장의 결재를 받아서 소를 제기했다”고 소송 절차에 대해 답했다.

장 이사는 “그런데 이 사건은 금액으로만 판단할 사건이 아니다. KBS의 명예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다. 내부에서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법적 대응 등을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 경영회의나 전략회의 등 논의는 없었나”라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이종옥 부사장은 “사장주재로 25일에 열린 임원회의에서 ‘사실 무근이다’, ‘KBS 사장에 대한 흠집내기 아니냐’, ‘법적 조치를 통해 처리하는 게 맞겠다’는 내용이 나왔다. 제 수첩에 기록돼있다. 이를 통해 보면 충분히 논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권 추천 이사들은 “국정원 TF의 발표 내용이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고 사장과 KBS의 명예를 실추시킨 게 된다. 반대로 사실이면 고 사장이 KBS의 명예를 실추한 게 된다. 그렇기에 법무실은 소송 전 사실관계를 더욱더 엄정하게 따져야했는데, 홍보실 입장만 보고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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