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출마' 최승호 PD "더 이상 '낙하산'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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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출마' 최승호 PD "더 이상 '낙하산' 없어야"
"제작 자율성 사라진 MBC, '실패할 자유' 주어지는 방송사로 만들겠다"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7.11.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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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뉴스타파 PD(MBC 해직PD)가 MBC 신임 사장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성헌

[PD저널=이미나 기자] "저의 비전은 MBC를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공영방송으로 재건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은 방송 제작의 자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MBC 해직 PD 출신인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MBC 사장 공모에 출마한다. 최 PD는 20일 <PD저널>에 "언론인으로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영화를 만들며 살아왔지만, 그것과 경영을 한다는 것은 다른 일이니 만큼 출마의 뜻을 밝히기까지 많이 고민했다"며 "하지만 이 싸움(파업)의 과정에서 나에게 ‘역할을 해 달라’는 권유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나 또한 이런 권유들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역할을 할 때라는 책임감이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1986년 MBC에 입사한 최승호 PD는 MBC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에서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 '스폰서 검사', 4대강 사업 등 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취재했다. 2012년 김재철 전 MB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벌인 170간의 파업에 참여했다 해직된 뒤로는 <뉴스타파>로 자리를 옮겨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한국인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 탐사보도에 앞장서 왔다. 최근에는 영화 <공범자들>을 통해 방송 자율성이 침해된 MBC의 현실을 고발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최 PD가 이번 출사표를 통해 강조한 바도 '청산과 재건', 그리고 '방송 제작의 자율성'이다.

최 PD는 현재 MBC의 상태를 두고 "제작 자율성이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PD와 기자들이 스스로 (취재하기) 원하는 것들을 스스럼없이 제기하고 이를 실험하고 실패할 수 있어야 하며, 비제작부서 또한 이 과정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참여해 나가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 MBC를 재건하는 길"이라며 "'실패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방송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과거에도 '제작 자율성'이 충분하지 않아 내 경우에도 MBC에서 내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린 것 같다”는 최 PD는 "앞으로는 이 시간이 짧아질 수 있도록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왔던 지역MBC 사장 인사에 대해서도 최승호 PD는 "새로운 체제에서는 '낙하산 인사' '부역자 사장'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 PD는 "가장 중요한 건 (임명) 절차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지역MBC 사장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할 것인가'는 지역MBC 구성원들과 중지를 모아서 이들과 공감하고 합의된 형태를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PD는 SNS를 통해 출사표를 던진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나를 꼭 응원하고 지지해달라고 쓴 것은 아니"라며 "국민들이 새롭게 MBC가 태어나는 과정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 준다면 앞으로 MBC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사장 선임 과정이) 하나의 축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0일부터 27일까지 MBC 신임 사장 공모를 진행한다. 이 중 최종 후보 3인으로 선발된 이들은 오는 12월 1일 인터넷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정책설명회에 참석한다. 이어 방문진은 12월 5일까지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국민들의 질의를 받아 이를 중심으로 7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MBC 사장 공모 첫날이지만 최승호 PD와 이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출마 의사를 밝힌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 등 2명이 MBC 사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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