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대전MBC 사장, 구속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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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노조, 23일 기자회견..."'세월호 참사' 보도 책임자로서 책임 있다"

▲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 조합원 3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진숙 대전MBC 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

[PD저널=이미나 기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지부장 이한신, 아래 대전MBC 노조)가 23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진숙 대전MBC 사장이 "공영방송 파괴의 주범"이라며 검찰의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진숙 사장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으로부터 국가정보원법과 업무방해·방송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부당노동행위) 등을 위반한 혐의로 피소되었으나, 검찰은 22일째 이 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MBC 노조는 “이진숙은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의 한 가운데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작성된 이른바 ‘MBC 장악 문건’대로 이 사장이 당시 정수장학회가 가진 MBC 지분을 매각하려는 논의에 참여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 사장이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논의를 위한 회동에 참석했다는 내용은 2012년 이른바 ‘정수장학회 녹취록’을 통해 공개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를 두고 이들은 “(이진숙 사장은) 국정원과 결탁해 국민의 재산인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품에 안기려고 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그동안 지은 죄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본부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진숙 사장이 보도 책임자였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진숙 사장은) 당시 MBC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을 당시 김장겸 전 사장(당시 MBC 보도국장)과 함께 보도 책임자인 보도본부장이었다”라며 “(당시) 청와대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고, 어떻게 보도를 통제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 조합원 3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진숙 대전MBC 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

함께 자리한 최헌영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춘천지부장도 “어제의 범죄를 용서하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며 이 사장에 대한 검찰의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또한 “이진숙 사장은 (2012년 MBC 파업 당시) 속칭 ‘MBC의 장세동’이었다”며 “아직까지 대전MBC 사장으로 호의호식하며, 사죄도 않고 수사도 받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진숙 사장은 지난 일요일(19일) 보직간부들의 사퇴 보고를 받은 뒤 오후에 출근해 자신의 집무실과 집무실로 통하는 복도 등을 폐쇄하고 약 38시간 동안 집무실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이날 회사에서 나간 뒤 아직까지 대전MBC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대전MBC 노조는 “언제 닥칠지 모를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증거 인멸 시도라는 합리적 의심을 버릴 수 없다”고 우려의 뜻을 드러냈다. 대전MBC 노조 관계자는 “오는 27일부터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쟁의 행위 및 제작중단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이 사장이 27일 출근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은 대전MBC 노조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공영방송 파괴 주범 이진숙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

지난 달 31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진숙 대전 MBC 사장과 이우용 전 춘천 MBC 사장 등 2명을 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우용을 피의자 신분으로 신속히 소환조사한 것과 달리 이진숙은 22일째 방치하고 있다. 피의자는커녕 참고인으로도 조사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진정 무엇인가?

이진숙이 누구인가? 지난 2012년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의 녹취록에서 드러났듯이 공영방송 MBC의 민영화를 주도한 장본인이다.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 정황이 드러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을 보면 ‘민영화’는 MBC 장악의 마지막 단계이다. 따라서, 이진숙은 국정원의 공영 방송 장악 음모의 한 가운데 있는 인물이며, 검찰 수사를 통해 그동안 지은 죄가 낱낱이 밝혀져야 하는 언론 부역자다. 그뿐인가. 이진숙은 김재철 전 MBC사장 체제에서 MBC 홍보국장, 보도본부장 등을 거치며 비판적인 기자와 PD를 강제로 퇴출시키고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사유화시켰다. 국정원법, 형법, 방송법, 노동법 등 위반한 법률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전MBC 사장이 되서도 만행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대전MBC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사장 퇴진 운동을 시작했고 9월 4일부터 오늘로 81일째 총파업 중이다. 지난 20일엔 이진숙의 버팀목이었던 보직자 13명 중 12명이 사퇴해 이진숙 체제는 붕괴됐다. 그래서인가. 이진숙은 최근 휴일 출근해 38시간 셀프 감금을 당하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런 행동들이 언제 닥칠지 모를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증거 인멸 시도라는 합리적 의심을 버릴 수 없다.

우리는 검찰에 요구한다. 검찰은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정원 방송 장악 음모의 몸통인 이진숙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 이진숙은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언론 부역자이다. 국정원과 결탁해 국민의 재산인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품에 안기려고 했다. 용서할 수 없고 엄벌에 처해야 할 범죄 행위이다. 언론 적폐 청산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대해 검찰은 응답하라.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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