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호·임흥식·최승호 중 한 명 MBC 사장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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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회, 30일 최종 후보 3명 선정...내일 정책설명회 생중계 예정

▲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이우호(전 MBC 논설위원실장)·임흥식(전 MBC 논설위원)·최승호(<뉴스타파> PD) 후보가 MBC 새 사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방문진 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표결 끝에 이우호, 임흥식, 최승호 후보(가나다 순) 3명을 최종 후보로 추렸다. 당초 13명이 MBC 새 사장 후보에 입후보했으나, 유일하게 MBC 출신이 아닌 오용섭 후보가 사전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사회는 12명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다. 표결은 비공개로, 이사 한 명당 세 명의 최종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참석 여부에 눈길이 쏠렸던 야권 이사 4인은 끝내 불참했다. 앞서 고영주 전 이사장은 이사장에서 불신임된 뒤 비상임 이사로서 참석할 권한이 있었지만,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장겸 전 사장의 해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김광동·권혁철·이인철 이사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방문진 관계자는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세 명은 모두 사장 공모가 마감되기 전 입후보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모두 전현직 MBC 출신으로, 기자 출신은 두 명(이우호·임흥식)이며 PD 출신은 최승호 후보 1명이다. 특히 이들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공영 방송인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겠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가 크든 작든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먼저 이우호 후보는 1981년 MBC 기자로 입사해 보도기획부장, 논설위원실장 등을 지낸 뒤 2015년 정년퇴임했다.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아래 MBC본부)의 파업에 참여한 뒤 대기 발령을 받고 MBC 아카데미에서 약 3개월간 업무와는 관계없는 이른바 '브런치 교육' 등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임흥식 후보는 1984년 MBC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 논설위원 등을 거쳐 2015년 정년퇴임했으며 현재는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2010년 김재철 전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에 동참했다가 선임기자직에서 논설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승호 후보는 1986년 MBC PD로 입사해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 4대강 사업의 문제 등 사회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을 취재했다. 2012년 MBC본부 파업에 참여했다 해직되었으며, 그 뒤에 <뉴스타파>에서 제작한 영화 <공범자들>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세 후보는 내일(12월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리는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그간 준비한 자신의 MBC 재건 청사진 및 경영 계획 등을 방청객과 방문진 이사진, 그리고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보는 시청자에게 발표해야 한다. 발표 순서는 후보 모두가 동의할 경우 가나다 순으로 정해지지만, 한 후보라도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정책토론회가 열리기 직전 제비뽑기로 정하게 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사장 공모에 지원한 후보들이 서류 심사 전 제출한 경영기획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랐다.

최강욱 여권추천 이사는 "그동안 MBC 사장에 도전한 지원자들이 (경영기획서를) 칸 채우기로 일관하거나 형식적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있어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엔 지원자들의 후보 면면이 잘 드러나는 데다 그동안 MBC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고 (자신의) 능력을 응축해 왔는지 잘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기철 여권추천 이사 또한 "과거와 달리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자격과 적합성을 갖춘 분들이 공모해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정치 권력이나 외부 세력의 개입 흔적이 없었다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라 본다. (이번 사장 선임이) 공영방송 MBC의 독립을 이루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MBC본부는 최종 후보 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이번 사장 선임은 지난 9년 권력에 짓밟힌 MBC의 독립과 공공성, 제작 자율성을 복원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며 "방문진 이사회가 끝까지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을 단호하게 차단하고, 오로지 시청자와 종사자들의 뜻을 존중해 자율적,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최종 후보 3인이 참석하는 정책설명회에 대해서도 "공영방송 사장의 선임 절차에 방송의 주인인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 정책설명회는 공영방송 사장이 되고자 하는 분들이 방송 독립과 공정 보도, 제작자율성 보장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검증받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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