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허가 점수 미달' KBS "방통위 요구 위헌 소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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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입장 내고 심사 공정성에 의문 제기... 방통위 11일까지 방송사에 추가자료 요구

[PD저널=구보라 기자] MBC, SBS와 함께 재허가 심사 기준 점수를 넘기지 못한 KBS가 "(점수가) 자의적으로 낮게 제시됐다면 법적 절차를 통해 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며 심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방통위에 따르면 재허가 심사 결과 KBS1은 646점, KBS2는 641점, MBC는 616점 그리고 SBS가 647점을 받았다. 방송사마다 3점에서 34점까지 점수 차이가 있지만 모두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을 넘지 못한 셈이다. 지난 2013년 심사에서는 지상파 3사 모두 모두 700점 이상을 받아 재허가를 받았다.

KBS는 심사 결과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8일 입장을 내고 “일부에서 거론하는 대로 ‘지난 4년간의 방송평가에 대한 점수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심사위원들의 개인적 평가 점수가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낮게 제시됐다’면 이에 대한 소명을 법적 절차를 통해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가 이번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방통위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까지 시사한 것이다.

특히 KBS는 "심사 관련 제반 정보 공개 요구’와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대한 행정소송’, ‘법적 근거 없는 요구사항 등에 대한 위헌 소지 검토’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방통위원회의 자료 요청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KBS를 포함한 지상파 3사는 재허가 평가 항목 중 ‘방송의 공적 책임, 공정성, 공익성’ 항목 평가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허가 심사는 1000점 만점으로 방송평가 점수가 400점 반영되는데, 지상파 3사의 2016년 방송평가 점수는 이전보다 높았다.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250점)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확보 계획의 적절성'(150점) 등에서는 심사위원의 평가에 의해 점수가 정해진다.

오는 11일까지 방송사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방통위는 이달까지 점수 결과에 따른 재허가 의결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8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점수가 낮더라도 실질적으로 지상파3사를 재허가를 거부하긴 어렵고, 조건부 재허가를 고민할 것 같다"며 "특히 점수가 제일 낮은 MBC는 더 많은 조건이 부여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주쯤 최승호 신임 사장을 불러 조건에 대한 확인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심사 결과 1000점 중 650점 미만을 방송사에 대해서는 ‘조건부 재허가’ 또는 ‘재허가 거부’를 의결할 수 있다.

이같은 점수가 알려지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KBS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KBS가 재허가 탈락 점수를 받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례없는 치욕”이라며 "방통위의 구제 조치가 없다면, 2018년 1월 1일부터는 공영방송이 ‘무허가 전파’를 송신하게 된다. 고개를 들 수 없는 대참사”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재허가 심사 항목 중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부문에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평가 기간인 3년은 고대영·이인호 체제와 대부분 겹친다”면서 “TV조선이 조건부 재승인을 받을 당시, 대표는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고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KBS새노조는 지난 9월 4일부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얼에 돌입했다. 7일부터는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이 방통위에 'KBS 비리이사'에 대한 인사조치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PD연합회도 8일 낸 성명에서 “이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공익성, 노사관계 등 평가 항목에서 낙제 수준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혈세와 다름없는 수신료를 개인 용도로 유용한 이인호 이사장, 차기환 이사, 강규형 이사, 그리고 고대영 사장의 즉각 사퇴야말로 KBS가 ‘재허가 심사 탈락’의 치욕을 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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