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YTN, '적폐 청산' 목소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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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최남수 사장 내정자·임원진 퇴진 촉구...20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 실시

▲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상암 YTN사옥 로비에서 최남수 사장 내정자를 비롯한 적폐인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PD저널=구보라 기자] YTN은 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일 만에 조준희 당시 사장이 물러나며, 가장 먼저 이전 정부에서 있었던 적폐 청산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YTN을 이끌어갈 사장 내정자가 구성원의 지지를 받는 데 실패하면서 YTN은 파업 전야 분위기다. 

YTN 이사회는 YTN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5일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내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박진수, 이하 YTN노조)는 11일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사퇴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YTN노조는  최남수 사장 내정자 퇴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신임 사장을 선출하는 YTN 주주총회(22일)를 앞두고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YTN노조는 조합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YTN 내부 상황에 대해 대화하고, 매일 점심 시간 마다 최남수 내정자 반대를 주장하는 피케팅을 통해 안팎으로 YTN의 상황에 대해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선임된 조준희 전 사장이 지난 5월 자진사퇴한 뒤, YTN 구성원들이 새 사장에 바란 점은 분명했다. “공정방송 가치를 내걸고 내부 상황을 잘 아는 변화와 개혁을 주도할 인물”이 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였다. 

YTN 구성원들은 최남수 내정자가 YTN 사장이 되면 "공정방송, 적폐청산은 물론이고 앞으로 YTN 미래를 위한 변화와 개혁조차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YTN노조는 “회사가 위기였던 때 두 번이나 YTN을 떠나고, 지난 9년 언론 암흑기 동안 호의호식했던 인물”, “자신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 거취를 결정하고 고통받는 YTN을 불구경으로 일관했던 인사”라고 최남수 내정자를 평가하고 있다. 

YTN노조는 13일 오전 최남수 내정자가 머니투데이방송에 재직하던 2009년에 작성했던 <[MTN시평]나눔의 결단, 세상을 맞추다!>, <'노 전 대통령과 다이아몬드의 역설'> 등의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들을 찬양, 옹호하거나 힘을 실어줬다"며  "MTN 본부장 시절 방송통신심의위로부터 ‘홈쇼핑 뺨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YTN노조는 “아무리 봐도 지금까지 살펴본 최남수 씨는 ‘불공정을 지적하고 불평등을 바로잡는’ YTN의 새로운 정체성을 오염시키고 파괴할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YTN뿐 아니라 적폐 청산 시대의 대한민국 언론계에서 가장 먼저 퇴출돼야 할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YTN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상암 YTN사옥 로비에서 최남수 사장 내정자를 비롯한 적폐인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노조는 최남수 내정자뿐만 아니라 YTN 경영진에 대해서도 ‘적폐세력'으로 규정, 이들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간부였던 김호성 총괄상무와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이 주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조준희 사장 사퇴 이후 사장 직무대행으로 있는 김호성 상무는 YTN의 보도 공정성 문제뿐만 아니라 해직자 복직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YTN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거센 비판 여론이 일자 사장 후보직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지난 5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됐다.

YTN노조에 따르면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은 13일 YTN사내게시판 글을 통해 “새로운 사장이 오면 사장이 오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YTN내부에서는 “상황 인식이 세 박자씩 늦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YTN 내부에선 과거 청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1일 최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하면 보직을 내놓은 강성웅 편집부국장은 “최근 노동조합과 직능단체들 그리고 후배들의 잇단 요구에 공감한다"며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런 방향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겠지만 우선 저부터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간부들도 보직 사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YTN 실·국장들도 게시판 글을 통해 “주주총회는 정상적으로 열려야한다”고 말하면서도 최남수 내정자에게 “노조의 요구대로 2년이든 3년이든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간부들을 모두 보직에서 배제하고 새판을 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김호성 상무에게 “새 사장 취임 이후 일련의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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