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원주MBC 사장 자진 사퇴...'물갈이' 포문
상태바
대구·원주MBC 사장 자진 사퇴...'물갈이' 포문
대전MBC 이진숙 사장은 '요지부동'...노조 "본사, 해임 절차 나서 달라"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7.12.20 2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장겸 전 MBC 사장 체제에서 선임된 일부 계열사 사장들이 사표를 제출했다. 사진은 이진숙 대전MBC 사장에 대한 검찰의 빠른 수사를 촉구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MBC지부의 모습.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MBC지부

[PD저널=이미나 기자] 김철진 원주MBC 사장과 김환열 대구MBC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임했다. 이들은 김장겸 전 MBC 사장 재임 당시 선임된 이들로,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 뒤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을 시작으로 일부 관계사 사장들 중에서도 자진해 사표를 제출하거나, 해임되는 경우가 나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아래 MBC본부) 및 MBC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김철진 원주MBC 사장과 김환열 대구MBC 사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의 사표는 20일 오후 최승호 사장이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임기는 모두 내년(2018년) 3월까지였다. 임기 종료 시점이 이들과 같은 원만식 전주MBC 사장도 오는 31일자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관계사 사장들을 대상으로 MBC가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에 해임을 건의할 가능성도 크다. 당장 21일 오후 열리는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는 'MBC 관계사 임원 선임 등 사전협의 건'이 안건으로 올라온 상태다.

이 자리에서는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송재우 춘천MBC 사장이나 국정원이 작성한 이른바 'MBC 장악 문건'을 김재철 전 사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영배 MBC C&I 사장 등에 대한 거취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해임 건의가 방문진 이사회에서 원만히 협의될 경우, 각 계열사는 주주총회를 열어 사장 해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춘천MBC나 MBC C&I 모두 MBC 본사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방문진 이사회에서 이들의 해임 여부가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전MBC는 이진숙 사장이 자진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상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전MBC지부(아래 대전MBC지부)에 따르면, 이진숙 사장은 이 같은 뜻을 밝히고 12월 1일 퇴근 이후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진숙 사장 또한 송재우 춘천MBC 사장과 마찬가지로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대전MBC지부는 이 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가 충분하다고 보고 조속한 해임을 MBC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한신 대전MBC지부장은 <PD저널>에 "오늘 MBC 본사에 이진숙 사장에 대한 조속한 해임을 다시 한 번 요구했다"며 "대전MBC의 경우 MBC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춘천MBC 등과 다르게 소주주가 있긴 하지만, 소주주에게도 (해임과 관련한) 의사를 타진한 만큼 본사가 신속하게 해임 절차를 논의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MBC본부도 사측에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관계사 임원들의 즉각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MBC본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이들을 전원 해임해야 할 사유는 명백하다. 이들이 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MBC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공영방송으로서 기능이 마비됐다"며 "사측은 즉각 지역사와 자회사 사장 및 임원 전원에 대한 해임을 추진하고, 조속히 방문진과 협의에 착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각 지역MBC를 중심으로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일단 <뉴스데스크>가 다시 방송되는 오는 26일을 기점으로 각 지역MBC도 뉴스 제작 및 방송을 일부나마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수MBC, 목포MBC를 비롯한 몇몇 지역MBC는 내부적으로 제작거부 등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예외를 두기로 했다.

지역사 사장을 새로 선임하는 문제를 두고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관계사 노동조합들이 한 목소리로 MBC 본사 사장이 일괄적으로 임명하는 이른바 '낙하산 사장' 선임을 지양하고, 관계사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된 사장 선임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존재했던 사장추천위원회를 복원하자는 논의가 대표적이다. 최승호 사장은 당시 MBC본부장으로서 사장추천위원회 설치를 이끌어냈다. 최 사장은 지난 7일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새로운 시대엔 그보다 더 진일보한 제도가 필요하다. 적절한 방안을 빠른 시일에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지역MBC 등 관계사 구성원의 입장을 수렴한 뒤 현 관계사 임원들의 거취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대로 사측과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