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강규형 이사 해임... KBS 정상화 한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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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강규형 이사 해임... KBS 정상화 한발 앞으로
27일 전체회의 의결 "유용 규모 크고 품위 훼손”... 이사회 구도 역전 가능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12.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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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위원회가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했을 뿐만 아니라 KBS 이사로서 품위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강규형 KBS 이사를 이사직에서 해임할 것을 제청하기로 의결했다. ⓒ뉴시스 

[PD저널=구보라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뿐만 아니라 KBS 이사로서 품위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강규형 KBS 이사의 이사직 해임을 제청하기로 의결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새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지 4개월여만에 이사회 재편을 발판 삼아 KBS 정상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방통위는 27일 오후 비공개로 진행한 전체회의에서 강규형 KBS 이사 해임안을 논의한 뒤 최종 의결했다.  전체회의가 끝난 후 방통위는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규모가 크고 KBS 이사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강규형 이사에 대해서는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 통지 및 청문을 거쳐 해임을 건의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강규형 이사는 감사원 감사에서 업무추진비 327만 3300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1천만 330만원을 유용한게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비위의 경중을 따져 KBS 이사들을 인사 조치하라는 요구를 방통위에 전달했다.  

방송법에 따라 KBS 이사 해임안은 방통위가 대통령에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결재한다. 방통위는 지난 4일, KBS 이사들에게 감사원 결과에 대한 의견 제출을 통보했다. 이후 방문진은 비위 경중을 고려해 강규형 이사에게 해임 건의를 사전 통지하고, 27일 오전 강 청문 절차까지 진행했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강규형 이사 해임 건의와 관련해 법률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 있었던 청문을 진행한 주재자도  “강 이사의 해임 건의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전체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 추천인 김석진 위원을 제외한 다른 상임위원 모두 강규형 이사의 해임에 대해 동의했다. 김석진 의원은 표결 직전 회의장을 나와 표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곧바로 강규형 이사 해임안을 결재할 경우 방통위는 1월 초 전체회의를 열고 KBS 보궐이사를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KBS 이사 결원이 발생하면 방송법에 따라 한 달 내(대통령 결재 기한 포함)에 새로운 보궐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구 여권이 추천한 강규형 이사 자리에 현 여권이 추천한 인물이 들어오면 5대 6인 KBS 이사회 여야 구도는 6대 5로 뒤집힌다. MBC처럼 다수 이사들이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고대영 사장의 해임을 밀어붙이면 해임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KBS새노조는 당초 22일로 예정됐던 청문이 자유한국당의 항의 방문 이후 27일로 미뤄지자 즉각 해임을 요구하며 26일 오후부터 1박 2일 밤샘 피케팅을 이어갔다.

방통위 앞에서 전체회의 결과를 기다린 성재호 KBS 새노조 위원장은 “이제 첫 단추를 뀄을 뿐"이라며 조합원들에게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KBS새노조는 28일 전국조합원 총회와 비대위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KBS새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늦었지만 방통위가 법이 정한 절차를 지키고 KBS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튼 것을 환영한다"며 “방통위는 KBS 정상화 후속 절차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인호 이사장이 끝까지 자리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새로운 이사회는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 처리를 서두를 것을 촉구한다”며 "고대영 사장은 해임의 길을 걷느니보다는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전체회의가 열리기 전 KBS 이인호 이사장은 대통령과 감사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감사원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감사의 여파로 KBS 이사가 강제 퇴진 당한다면 감사원 역사에 영원히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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