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도 "열린 기자회견, 환영할 만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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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취재진 간 질문 경쟁 치열

▲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약 1시간 10분에 걸친 이번 기자회견은 특히 대통령이 질문자를 직접 지명하는 방식을 택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에는 올해 최대의 화두로 꼽히는 개헌과에 대한 정부의 입장 및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와 ‘위안부’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이 담겼다.

이에 더해 노동과 민생 분야 개혁안, 재해 및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 시스템 정비 방침을 밝히는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청와대와 출입 기자단 사이 질문에 대한 사전 조율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에서 질문자를 직접 지목하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이 이뤄졌다는 데 있다. 

사전에 질문 순서와 내용을 정한 각본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는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질문자를 호명했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진일보한 것이다. 사회를 본 윤영찬 수석은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전례가 없었"다며 그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게 질문하기 위해 기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기자들은 인형을 들어 보이거나 양 손을 번쩍 드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취재진은 질문권을 받기 위해 양 손을 들거나 인형을 들어 보이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뉴시스

어렵게 질문 기회를 받은 뒤 "(눈에 잘 띄도록) 보라색 옷을 입고 나온 것이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집권 2년차에 두 번째 질문자로 지목해 주어 감사하다"라는 등 소감을 밝히는 기자들도 있었다. 자리에 앉은 기자들 역시 때로는 부러움의 탄성을 내고, 때로는 웃음을 지으며 회견장을 지켰다.

외신 기자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통령을 향해 한국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등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 고위급 회담에 끼친 영향을 질문한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SNS에 "기자회견이 이렇게 오래 이어지다니 놀랍다. 질문하는 매체의 다양함도 주목할 만하다"며 "모두에게 열려 있고, 미리 질문을 정해놓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발전이다. 지난 정부와도, 미국 백악관과도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날 취재진의 질문은 주로 고위급 회담 개최로 물꼬가 트인 남북 관계 문제, 개헌의 세부적인 방안, 그리고 최근 '재협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된 한일 '위안부' 합의안 등에 집중됐다.

언론과의 소통에 대한 의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오늘처럼 기자들을 더 자주 만나고 싶고, 중요한 일들에 대한 브리핑은 직접 하고 싶다"며 "국민과의 소통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과의 소통 방법으로 언론과 소통하는 것은 그 가운데서도 핵심적인 일이 될 수 있는 만큼, 언론과의 접촉을 늘려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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