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비정규직' 방송인들 노동조합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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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비정규직' 방송인들 노동조합 결성
19일 출범식...계약직·파견직 100여 명 "법인화 이후 조직 확대"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8.01.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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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가 19일 출범했다.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서울특별시 산하 기관인 교통방송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아래 tbs지부)는 19일 "tbs가 공익성, 공정성, 공공성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언론노동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정식 출범을 선언했다.

지난해 7월 공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tbs 구성원 중 약 96%가 '비정규직'이었는데, tbs지부는 이 비정규직 노동자 중 계약직·파견직·프리랜서 100여 명이 주축이 되어 꾸려졌다.

그동안 이들은 tbs에서 실질적인 방송 제작을 담당해 왔지만 고용형태가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임금이나 복지, 고용 안정성 등에서 차별을 받아 왔다.

이날 출범식에서 한 조합원은 "여태껏 시키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였지 언론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솔직히 말해 7년간 일하면서 하루도 마음 편히 일한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희망이 생겼고 빛을 봤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서울특별시가 tbs의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기로 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변화의 조짐이 커지고 있다. 이강훈 tbs지부장에 따르면 서울특별시는 출범식 당일인 19일 전 직군을 대상으로 단계별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tbs 구성원들에게 밝혔다.

이 지부장은 "직군을 놓고 정규직화 여부를 따진 것이 아니라 대부분을 정규직화 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며 "이대로만 된다면 방송언론 역사상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특별시의 계획에 따라 고용 구조 개선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현행 노동조합법 때문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한 임기제 공무원들과의 연대에 나서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tbs지부에 따르면 방송제작 인력 420여 명 중 150여 명이 임기제 공무원이다.

이 지부장은 "대대적인 인사 시스템 개편 이후 (임기제 공무원 등과의 관계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가 (tbs지부의) 과제"라며 "뿐만 아니라 고용 복지나 임금 현실화, 경력 인정 방안 등 세세한 부분에도 충분히 목소리를 내 부당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모두들 이 날을 기다렸던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노동조합 설립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한 이강훈 지부장은 "노동조합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지금의 열정을 갖고 계속해서 활동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및 박진수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 이미지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장, 최정욱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장,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 중인 서해성 작가 등도 참석해 tbs지부의 설립을 축하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작가이기도 한 이미지 지부장은 "앞으로 tbs지부의 앞길이 그다지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진리"라며 "tbs지부 조합원으로서, 또 방송작가지부장으로서 비정규직 방송 직군의 보다 나은 처우를 위해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서해성 작가는 "세계를 바꾸는 것은 작은 파동에서 시작된다. 오늘 시작이 그 파동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여러분이 그 파동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환균 위원장도 "이름 없이 헌신했던 분들의 이름을 찾는 작업이 이제 시작됐다"며 "tbs가 법인화되면 더 많은 분들이 우리와 함께하게 될 것이다. 그 분들의 자리를 온전히 마련해 놓고, 함께 어깨를 걸고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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