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tbs '비정규직' 272명 정규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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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노조·방송작가노조 "환영"..."작가 직군 제외는 아쉬움"

▲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tbs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PD저널=이미나 기자] 서울시가 산하기관인 tbs교통방송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추진한다. 최근 조합원 전원이 프리랜서·비정규직인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등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tbs 구성원들은 서울시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방송제작인력의 큰 축인 작가가 사실상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24일 서울시는 기자회견을 열어 'tbs 고용모델 개선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PD, 기자, 카메라감독 등 현재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된 tbs 구성원 272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상반기 안으로 이들 중 프리랜서로 남겠다는 의지를 밝힌 13명을 제외하고 259명을 계약직으로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또 2019년 상반기 tbs가 재단 법인화되는 시점에 맞추어 심사를 거쳐 181명을 기존 정규직 직원과 같은 '개방형 제한 경쟁'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다만 작가 78명과는 직접고용 계약직 형태를 유지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1월 기준으로 tbs의 비정규직 비율은 90.3%(290명 중 262명, 프리랜서 제외)에 달하는데, 이는 공영방송인 KBS(16.7%,자회사 용역직 미포함)나 EBS(32.6%, 자회사 용역직 미포함)보다 높은 수치다. 해외의 대표적 공영방송인 영국 BBC(9.0%), 프랑스 텔레비지옹(29.1%), 독일 ARD(23.3%) 등과 비교해 보면 최대 10배 이상 높다.

그동안 tbs에서 일하는 비정규직·프리랜서 구성원들은 정규직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했지만, 고용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 차별적 복지 등을 감내해야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tbs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들은 평균적으로 주 4.4일 출근해 38.9시간 일하며, 주급 47만 1000원을 받는다. 일부 고소득자를 제외하면 평균 월 15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59.7개월이었지만, 휴가는 연간 3.6일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까지 직접고용을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보장, 4대보험 가입, 퇴직금 지급, 연차휴가·육아휴직 보장 등 tbs 구성원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리랜서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정하게 임금을 지급하는 등 보편적 노동인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계약직이더라도 고용 기간을 보장하고, 계약이 조기에 종료될 경우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얻을 수 있는 총 소득의 일부를 보전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tbs 보유 스튜디오나 방송 장비 무상제공 △합리적 저작권 배분 보장 △외주 인력 보험가입 추진 △임금 미지급 사례 주기적 점검 등 외주제작사와의 건강한 관계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방송의 정상화에는 프리랜서·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되어야 한다"며 "공정한 노동 위에 공정한 언론이 굳건히 설 수 있다. 서울시 tbs 프리랜서·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새로운 고용 모델이 대한민국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들의 노동현장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과 언론노조 tbs지부(아래 tbs지부) 등도 일제히 서울시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언론노조에서는 김환균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tbs에서 이뤄지는 시도가 우리나라 방송산업 전체, 노동계 전체에 퍼져 나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한 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적용, 상시지속업무 정규직화, 예외 없는 근로계약 체결'이라는 3대 목표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서울시를 상대로 교섭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강훈 tbs지부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이번 발표는 tbs 구성원의 고용복지 향상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전체 언론·방송 환경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서울시의 발표 내용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협의와 감시 역할을 해 내고, 재단법인화 이후에도 더 이상의 차별이 없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아래 방송작가지부)는 "방송계의 잘못된 관행과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바꿔나갈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환영하면서도, "프리랜서 PD, 기자 직군이 100% 가까이 정규직화 되는데 반해, 방송작가의 정규직 비율은 10%로 매우 낮게 설정돼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미지 방송작가지부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이 정도의 처우 개선 방침이 나온 것만으로도 환영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과 구조적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 단계에서는 100% 정규직화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향후 협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정규직 비율을 늘려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강훈 tbs지부장도 "앞으로 그런 부분(작가의 정규직화)에 있어서는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정규직화에서) 제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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