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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2 14:36
  • 수정 2018.02.08 15:48

YTN 사장 "보도국장만 정하면 노사 갈등 해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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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도국장 지명' 합의 없었다. 노조가 녹취록 조작"

[PD저널=김혜인 기자] 언론노조 YTN지부(이하 YTN지부)가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최남수 사장은 "노조 측이 사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듯한 발언으로 (파업과 관련한) 이슈가 클리어(해결)됐다고 본다"며 "이제 보도국장으로 누구를 뽑을지만 논의되면 노사 갈등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를 잃은 사장에겐 퇴진밖에 길이 없다"며 80%의 높은 참여율로 파업 열기를 높이고 있는 노측과 온도차가 드러나는 발언이다. 

최남수 사장은 파업 첫날인 지난 1일 <PD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장 퇴진이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가 아니면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다”며 '퇴진 요구를 배제한 문제 해결'을 주장했다.   

최남수 사장은 "대화로 풀고 싶다"고 강조했지만 노사 간의 공식적인 대화는 지난 8일 '사장 출근 저지 투쟁' 이후 단절된 상태다. 최남수 사장은 노조와의 직접적인 대화 대신 사내 게시판에 호소문을 발표하거나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최남수 사장은 2일 MBC <뉴스투데이>에도 직접 출연해 "오늘 당장이라도 노조와 만나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최남수 사장은 '노조에 대화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게도 부탁했고, 최강욱 변호사(전 YTN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게도, 제3의 인물에게도 부탁했다"며 "충분치 못하지만, 노조에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파업을 촉발한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에 대해선 애초부터 "합의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남수 사장은 YTN지부가 '보도국장 지명자 합의 파기'의 증거로 제시한 녹취록 파일에 대해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환균 위원장이 “보도국장 문제 클리어 된 거죠”라고 말한 뒤 제가 “네”라고 말한 걸로 되어 있었지만, 다시 확인해 보니 김환균 위원장 뒤에 “박진수 YTN 지부장이 “네 3일까지”라고 말했다"며 "녹취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까지 사태 해결을 바란다는 최남수 사장을 지난 1일 YTN사옥 인근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만났다.  

▲ 2월 1일 입장을 밝히고 있는 최남수 사장ⓒPD저널

앞서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파업 첫날 인터뷰를 먼저 요청한 이유는. 

최 : 노조 측의 입장만 나가다 보니 답답했다. 자료를 내고 얘기하는데 회사는 (입장문을) 자주 낼 수도 없고 사측 입장은 (기사에) 잘 안 실리더라. 파업 들어가는 시기에 정확히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노조가 왜 파업에 들어갔다고 보는가.

최 : 노조는 지난해 12월 24일 협상 이후 보도국장 후보 지명 과정을 합의 파기라고 보는 것 같다. 저는 노조가 얘기하는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고 합의 파기도 없다고 생각한다. 노측이 ‘보도국장은 실질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사장은 형식적 결정권자’라고 주장해서 고심 끝에 다른 후보를 지명했다. 그런데 '합의 파기라는 프레임으로 파업까지 이어져 안타깝다.

보도국장 지명과 관련해 합의가 없었다는 말인가.

최 :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환균 위원장이 “보도국장 문제 클리어 된 거죠?”라고 말한 뒤 제가 “네”라고 말한 걸로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녹취한 걸 다시 확인해 보니 김환균 위원장이 “이 문제 클리어된 거죠?”라니 박진수 YTN 지부장이 “네 3일까지”라고 말했더라. 왜 녹취를 조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그렇게 중요한 진실이었으면 문안 합의를 했어야 한다.

파업을 막기 위한 노력과 설득의 과정이 있었나.

최 : 계속 (사내게시판에) 입장을 내고, 출근 저지 투쟁 당시 마주치거나 사장실에 몰려왔을 때도 대화로 해결하자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양쪽이 격앙된 상태라서 직접 대화보다는 중재를 요청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게도 부탁했고, 최강욱 변호사(전 YTN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게도, 제3의 인물에게도 부탁했다. 충분치 못하지만, 노조에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2월1일 YTN로비에서 파업 출범식을 진행중인 YTN노조 ⓒPD저널

노조와 신뢰가 깨진 상태다. 현실적으로 대화가 가능한가.

최 : (노사 갈등의) 본질이 사장의 인사권이다. 요즘 노조 측이 인사권을 사장의 것으로 존중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걸 보면 이슈가 클리어됐다고 본다. 보도국장을 누구를 뽑을 건지만 논의되면 될 거라고 본다.

이후 보도국 인사권과 관련해 노조와 대화가 있었나.

최 :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사장의 인사권에 이견이 없다는 발언들을 보면 사장의 인사권에 대한 노조 측의 태도 변화가 있다고 해석한다. 사장이 보도국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보도국장과 (사장이) 협의해 인사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노조가 강하게 나가는 국면에서 대화의 물꼬를 여는 게 쉽지 않지만, 회사 입장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추가로 공식적인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파업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궁금하다.

최 : ‘사장 퇴진’이라는 달성하기 어려운 구호나 목표가 아니면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전까지 빠르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보도국장 인사 등 복잡한 이슈가 거의 해결 돼가고 있기 때문에 노사합의로 협의할 수 있다.

어제 낸 호소문에서는 이번 파업에 대해 정당한 파업이 아니라고 했다.

최 : 불법까지는 아니고 노사 갈등의 시작은 임금으로 시작했는데, 얼마 전 4% 임금 인상에 2% 성과급 지급으로 해결했다. 노사 협상의 메인 이슈가 해결됐는데도 사장 퇴진을 외치는 건 본말이 전도됐다는 이야기다.

‘사장 퇴진은 절대 없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는 건가.

최 : 중도 하차는 생각 안 한다. 이사회나 사장추진위원회의 합법적 절차를 통해 선출됐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됐기 때문에 집단의 힘으로 이뤄지는 사장 퇴진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최근에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경영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출근저지투쟁'에 참여한 조합원 12명을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최 :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출근할 때 집단으로 몰려와 출입을 막고 온갖 고성과 조롱, 폭언으로 일주일 이상 출근을 못 하고 있다. 정상적인 출근을 막지 않았다면 가처분 신청도 없었을 텐데 상당 기간 진행된 걸 지켜보다가 내린 방어 조치다. 형사적 조치도 아니고 징계도 아니다. 법원에서 인용이 된다면 민사적인 부담을 주겠다는 것이다. 인용 이후에 (출근 저지를) 안 하면 아무 일도 없다. 노조가 일 할 권리를 존중받기 원하면 사장도 일할 권리를 존중받아야 한다.

언론노조로부터는 '카카오톡 사찰'로 고발당했다. 

최 : 불법 사찰이 아니다. 회사를 흔들겠다는 논의 공간이 있는 걸 보고 피해자가 발생할까 누군가 제보했다.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다. 회사의 안정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제보한 내용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 : 그동안 노조를 자극하고 싶지 않아 언론 대응을 안 해왔다. 노조가 지지하는 후보가 사장이 안되서 오는 실망감, 좌절감을 이해한다. 그래서 보도국장을 세워 인사권까지 확보해 강력하고 독립적인 보도국 운영체제를 확보하겠다는 건데, 저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선임됐다. 사장으로 인정해주면 공정방송, 언론개혁을 같이하며 훌륭한 회사를 만들어갈 자신이 있다. 신임 보도국장 협상만 해결되면 사장의 인사권을 침해하지 않고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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