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까칠남녀' 정영진 "매춘" 발언에 '의견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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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심의 규정 '품위 유지'·'양성평등' 조항 위반

▲ EBS <까칠남녀>의 출연자인 정영진 씨가 ‘남성들이 주로 데이트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매춘과 다르지 않다”는 발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 이하 방심위)는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의견제시 처분을 내렸다. ⓒ화면캡처

[PD저널=구보라 기자] EBS <까칠남녀>의 출연자인 정영진 씨가 방송에서 한 ‘남성들이 주로 데이트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매춘과 다르지 않다”라는 발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 이하 방심위)는 부적절했다며 의견제시 처분을 내렸다.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규정을 어긴 방송에 방심위가 내리는 행정지도 중에서 가장 낮은 처분다.

20일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 이하 방송소위)는 지난해 8월 14일 방송된 EBS <까칠남녀> ’남자들이여 일어나라‘ 편에 대해 심의를 벌인 결과 해당 발언이 방송심의 규정 '품위유지'와 '양성평등'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전원합의로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문제의 발언은 데이트 비용과 관련해 남성들이 겪는 ‘역차별’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 나왔다. 정영진 씨의 발언 이후 봉만대 영화감독은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에 성매매가 웬 말이냐"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다른 출연자들도 이 발언을 둘러싸고 설왕설래를 이어갔다. 

윤정주 위원과 박상수 위원은 프로그램의 취지와 문제의 발언 뒤에 이어진 토론 내용을 고려했을 때 문제가 없다고 봤다. 윤 위원은 “<까칠남녀>는 남성과 여성이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다른지 남녀가 함께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데이트 비용을 지불할 때 발생하는 불평등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고, 발언 직후 출연자들이 (이 발언에 대해) 잘못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두 위원은 규정 위반을 지적하며 '의견제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영섭 위원은 “다른 출연자들이 반론을 제기하고 주장이 허황됐음을 지적했지만, 발언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광삼 위원도 “개인의 걸러지지 않은 생각을 이렇게 함부로 말해도 되는지, 꼭 매춘이라는 단어를 써야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허미숙 방송소위 위원장은 “정영진 씨 등 출연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면서 토론을 풍부하게 이끌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출연자의 걸러지지 않은 언어를 사용한 점에 대해선 의견제시 처분을 내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결국 소위 위원들은 전원합의로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까칠남녀> 방송 이후 논란에 휩싸인 '쇼타로 콤플렉스' 발언은 '문제 없음' 결정이 나왔다.

지난해 9월 25일 방송된 <까칠남녀> ‘예쁜 소녀를 찾습니다’ 편에 대해 "롤리타 콤플렉스와 비교하며 쇼타로 콤플렉스를 옹호하는 것 같은 방송은 부적절했다"는 민원에 접수되면서 방송소위 위원들은 방송심의 규정 '객관성', '품위유지', '양성평등' 조항 위반 여부를 심의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출연자들이 걸그룹의 성상품화와 소녀 판타지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며 신체 노출이 있는 롤리타, 쇼타로 콘셉트를 언급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젠더 권력이 뒤집어지는 시기에 ‘쇼타로 콘셉트’ 사진은 하나의 취향으로 봐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방송에서 ‘쇼타로는 존중받는 의미'라고 적힌 자막 화면이 ‘범죄인 쇼타로 콤플렉스를 옹호한다’는 뜻으로 온라인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윤정주 위원은 “이 발언만 보면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롤리타 콤플렉스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고, 다만 왜 롤리타 (콘셉트)와 쇼타로 (콘셉트)가 다르게 읽히는지 이야기하다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방송에서도 ‘롤리타든 쇼타로든 미성년자 의제강간은 동일선상에서 봐야한다’는 황현희 씨의 발언에 모두 이견없이 범죄라고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전원합의로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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