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과거 청산·조직 쇄신 작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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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사 마무리...'불공정방송' 진상규명 맡을 정상화위원회 조만간 구성될 듯

[PD저널=구보라 기자] 사장 해임 등으로 장기간 리더십 공백 상태에 놓였던 KBS가 양승동 사장 취임 이후 본격적인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KBS는 양승동 사장 취임 일주일만에 본부장, 국·부장급 인사를 마무리한 데 이어 KBS 내부 '적폐 청산' 을 책임질 정상화위원회 구성과 조직개편 논의에도 서두르고 있다. 

'새로운 KBS'의 조건으로 ‘인적 쇄신‘을 꼽았던 양승동 사장은 지난 11일 KBS 이사회에 출석해 “KBS가 지난 5개월 가까이 총파업을 했고, (고 사장 해임 이후엔) 두 달 동안 과도기가 있었던 만큼 신속하게 인사를 단행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대규모 인사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주요 요직에 있던 보직자들은 모두 물러나고, '공정방송'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던 인물은 대거 기용됐다. 

2011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역임한 이강택 신임 방송문화연구소장은 제작부서에서 벗어나 수원센터, 심의실 등에서 근무했다. 엄경철 신임 취재주간도 2010년 파업을 이끌다가 사측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오는 16일부터 <뉴스9> 평일 앵커를 맡은 김철민 기자도 2012년 파업 참여로 <뉴스12> 앵커직에서 하차한 뒤 뉴스 진행을 하지 못했다. 

불공정·편파보도의 책임자로 지목돼 구성원들로부터 자진 사퇴 요구를 받았던 조인석·이종옥 부사장, 이선재 전략기획실장, 김성수 미래사업본부장, 홍기섭 보도본부장 등 간부들은 모두 퇴출됐다. 

KBS 정상화위원회, 조만간 구체화될 듯 

지난 경영진 시절 벌어진 불공정 보도, 제작자율성 침해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담당하는 'KBS 정상화위원회'도 조만간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오는 16일 정상화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정필모 부사장 임명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KBS 정상화위원회는 노사 모두 첫번째로 꼽은 과제다. 양승동 사장은 후보자 시절부터 KBS 정상화를 위한 가장 최우선 과제로 ‘정상화위원회’(가칭) 설치를 강조했고, 언론노조 KBS본부도 양승동 사장에게 전달한 요구사항 중에 정상화기구 가동이 1순위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정상화기구에 △공정방송 정상화 투쟁 관련 징계 사원의 사면 복권 및 소송 철회 △과거 불공정 보도와 방송 관련한 경위 조사와 책임자 규명 △백서 편찬 등을 요구했다. ·

양승동 사장은 지난 2월 사장 후보 정책발표회에서 “적폐청산은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조직을 통합하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전제조건”며 “사람뿐만 아니라 제도적 적폐도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6월을 목표로 조직개편도 추진 중이다. 이번 조직개편에는 제작본부에서 분리된 예산·기획부서를 다시 제작본부로 옮기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영 전 사장 해임 이후 KBS PD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에도 담긴 내용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탐사보도팀 부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내부에서 심층취재 지원을 줄곧 요구한 데다가 탐사보도팀 초대팀장을 맡았던 김의철 기자가 이번에 보도본부장을 맡아 실현 가능성이 높다.  

양승동 사장이 취임식에서 약속한 국장 임면동의제와 편성위원회 활성화도 논의 역시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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