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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10년 맞은 YTN라디오의 미래

[PD저널=김혜민 YTN라디오 PD/<YTN라디오 생생경제> 진행] “안녕하세요. YTN라디오 생생경제, 김혜민 피딥니다.”

8년 만에 마이크 앞에 섰다. 8년 전 극동방송에서 정오 생방송 진행을 끝으로 YTN라디오로 이직했고, 8년 만에 YTN라디오에서 다시 방송 진행을 시작했다.

극동방송에서 ‘아나듀오’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아나듀오란 아나운서, 프로듀서, 오퍼레이터의 합성어다. 여러 가지 역할을 맡기 때문에 일의 완성도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방송에 대해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YTN 라디오로 이직한 후에는 PD 역할만 수행하는 게 어색했다. 나 혼자 마이크 앞에 앉아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했던 이전과 다르게, 팀이 함께 아이템을 정하고 방송을 제작하는 일도, 기술감독에게 큐싸인을 주는 것도 어색했다. 개인플레이어에서 팀플레이어로 바꾸는 것이 이직 이후 주어진 첫 번째 과제였다.

또 하나의 과제는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 관점을 바꿔야 하는 것이었다. 극동방송은 종교 채널이며, YTN라디오는 뉴스 채널이다. 종교와 보도라…. 정말 나는 남극에서 북극으로 이직한 것이었다. “모든 것이 주의 은혜”라는 멘트는 뉴스를 분석하고 비평해야 하는 YTN라디오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대부분 칭찬과 격려의 내용인 극동방송 청취자 문자와는 달리, YTN라디오의 청취자 문자는 날카로운 비판과 냉정한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 또한 내가 적응해야할 이직의 문턱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극동방송에서 아나듀오로 보낸 시간보다 YTN라디오 피디로 보낸 시간이 더 길어졌다. 개인적으로 YTN라디오에 와서.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의 엄마가 됐다. 뉴스전문채널에서 일하며 대선을 포함해 크고 작은 선거를 몇 번 치렀고, 수많은 정치 인사, 사랑받았던 스타들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보았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각종 사건사고를 온몸으로 접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 다시 아나듀서(아나운서+프로듀서)로 경제전문 프로그램 <YTN라디오 생생경제>의 진행과 제작을 하고 있다. 라디오 세상에 들어온 지 12년차, 내가 깨달은 건 아나듀오든 프로듀서든, 종교채널이든, 보도채널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경계도 다름도 없다는 뜻이다. 극동방송에서 내가 전한 복음도, YTN라디오에서 내가 만든 뉴스도 중심은 결국 ‘사람’이다. 나는 <YTN라디오 생생경제>에서 경제적 약자인 을에 대한 뉴스를 전할 때, 성경에 “우는자들과 함께 울라”라는 말씀에 근거해 방송을 진행한다.

그래서 “라디오가 위기다. 라디오의 미래가 없다”라는 말을 틀렸다. 종교의 그릇이든, 보도의 그릇이든, 음악의 그릇이든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라디오는 ‘사람’이 있는 한 절대 외면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YTN라디오가 개국 10주년을 맞았다. 십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문편성방송인 중소 라디오가 이정도 자리잡은 건 대단한 것이라고 자평한다. YTN 라디오는 ‘뉴스=사람 사는 이야기’로 정의하고, 때로는 보도로, 음악으로, 오락으로, 교양프로그램 다양한 형태의 그릇을 만들어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자신한다. YTN 라디오의 앞으로의 십년, 아니 백년의 미래도 밝다고.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늘 이야기가 넘쳐나고, 이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내야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YTN라디오 PD들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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