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을'과 '을' 싸움 붙이는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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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채널A 최저임금 갈등만 부각...최저임금 인상 의미 실종

[PD저널=김혜인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된 8,350원을 두고 노사간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종편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을과 을의 갈등’을 키우는 보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TV조선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사실상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사과한 16일에는 관련 보도를 뉴스 후반부에 배치했다.

16일 TV조선 <뉴스9>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14번째 리포트에 담았다. 이날 최저임금 관련 보도는 총 3개로 열대야를 피해 한강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리포트보다 뒤에 전했다. 이날 SBS <8뉴스>와 JTBC <뉴스룸>, MBN <뉴스8>은 문 대통령의 사과발표를 첫 번째 리포트로 다뤘고,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4번째 리포트로 다뤘다.

▲ TV조선 뉴스9 <소상공인들 "나를 살려달라" 호소…장외투쟁도 검토>보도 화면 갈무리

TV조선은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계획을 일부 누락하면서 갈등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소상공인들 "나를 살려달라" 호소…장외투쟁도 검토>에서 기자는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정부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은 장외투쟁을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하지만 당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입장을 전한 다른 보도를 보면 가맹점주들은 예고했던 단체행동을 미루기로 했다.

앞서 가맹점주들이 단체행동으로 동맹휴업이나 심야영업 중단, 가격 할증 등을 언급했던터라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문제지만 TV조선에서는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채널A는 사용자의 불만에 초점을 맞춰 최저임금 결정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저임금 국가가 주나”…장관 앞 뿔난 소상공인들>, <“임금 오른 만큼 대기업도 부담”…물가상승 압박?>에서는 노동자들의 입장은 배제하고 '뿔난', '물가상승 압박' 등의 표현으로 반대 목소리를 전달했다.

반면 16일 지상파를 비롯한 JTBC는 최저임금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는 보도를 내놨다. 

KBS <뉴스9> ‘[팩트체크] 주휴수당 포함 최저임금 사실상 만 원, 진실은?’, SBS<8뉴스>의 <최저임금, 사실상 1만 원 넘는다?...‘주휴수당’착시,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 내년도 최저임금 ’사실상 1만원‘ 넘어섰다?’ 보도 등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의미를 다뤘다.

▲ 16일 KBS 뉴스9에서 <편의점 본사는 오히려 성장…과다 경쟁 속 상생 방법은?>을 보도하는 기자 모습 갈무리

특히 KBS는 편의점 수익 구조부터 편의점 출점 무제한, 본사의 매출상승 등을 차례로 다루며 최저임금 논의가 단순히 가맹점주와 아르바이트생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부분을 짚었다.

SBS는 대안에 초점을 뒀다. 편의점 가맹점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키우는 카드의무수납에 대한 제도 정비를 제안하는 리포트를 냈다. 이후 <문 정부, ‘최저임금 공약 파기’ 인정...예상되는 대책은?>를 통해 정부에서 논의 중인 근로소득장려세제 확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나 카드 수수료율 인하 방안 등 대책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일부 종편이 최저임금) 의제를 왜곡하고 있다”며 "소상공인과 편의점 점주들이 또 다른 을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노동자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저임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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