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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9 18:05
  • 수정 2018.08.13 13:55

“지역의 서울 판타지, 달콤 씁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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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의 서울 여행기 담은 울산MBC '경성 판타지' 정상민 PD, 호평 속에 11개 지역MBC에서도 방송

▲ 울산MBC '경성 판타지 - 달콤한 너의 도시' ⓒ울산MBC 

[PD저널=구보라 기자] 지역민의 본격 서울 관찰 예능, 울산MBC의 <경성 판타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방송을 시작한 울산MBC <경성 판타지>(연출: 민희웅·정상민)는 서울에 대한 ‘판타지’를 품고 있는 지역민들이 4일 동안 서울을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제까지 20대 울산 청년, 담양에 사는 5인 가족, 제주도 출신 고등학생들이 출연해 서울 여행기를 마쳤다. 

<경성 판타지>를 연출한 정상민 PD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울산MBC에 입사한 뒤로 울산에 둥지를 튼 정상민 PD가 '서울 판타지'를 직접 체감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지난 2일 만난 정 PD는 “서울에 대한 다양한 판타지가 있단 걸 알고 난 다음 지역 사람들이 서울에 직접 찾아가는 예능을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고 했다.

4년 전부터 책상 속에 잠자고 있던 기획안이 올해 빛을 보면서 <경성 판타지>가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 지난 1~4회 방영된 울산 청년들의 서울 여행 화면캡처 ⓒ울산MBC 

<경성 판타지> 출연자들은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서울의 명소들을 찾아간다. 경리단길, 동묘 벼룩시장, 밤도깨비 야시장, 북촌 한옥마을, 남산 등 다양한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여행 예능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다.

<경성 판타지>는 단순히 서울을 예찬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출연자들은 서울 여행기를 통해 자신의 꿈에 한발짝 다가서거나, 고향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국악고, 예술대 진학을 준비하는 출연자들은 서울의 국악고등학교, 예술대를 돌아 보며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또 다른 출연자는 미세먼지 가득한 서울 하늘을 바라보며 지역의 맑은 하늘을 떠올렸다. 

'서울공화국'의 현실이 출연자의 시선을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정상민 PD는 "지역민이 가지고 있는 서울에 대한 환상을 깨고 싶은 의도도 있었지만, 촬영하다보니 단순한 판타지는 아니었다"며 "서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과 기회가 많다는 현실을 깨닫게 됐다”라고 말했다.

<경성 판타지>는 지역방송에서 처음 시도한 관찰 예능이다. 서울에 있는 방송사와 비교해 턱없이 적은 제작비와 열악한 환경에서 제작하고 있다. 지역에서 2박 3일 동안 촬영한 뒤 3박 4일 동안 서울 여행기도 찍어야 한다. 4~5일 밤샘 편집까지 강행군의 연속이다. 

그는 “주위에서 ‘지역에서 만든 티가 잘 안 난다’,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난다"며 “<경성 판타지>가 ‘지역방송도 충분한 제작비를 투자하면 트렌드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선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성 판타지>를 연출한 울산MBC 정상민 PD.

다른 지역에서도 입소문이 나면서 <경성 판타지>는 부산, 광주, 목포, 여수, 제주, 춘천, 안동, 강원영동, 포항 등 11개 지역MBC에서도 방영 중이다. 가을에는 전주 MBC에서도 편성할 예정이다.

<경성 판타지>는 서울MBC에도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성 판타지>는 오는 12일부터 3주 동안 일요일 밤 11시 55분에 MBC를 통해 전국 방영된다. 

정 PD는 "관심 가져주는 시청자들 덕분에 프로그램이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 여행이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에 사는 주민들과 해외 거주민 등 다양한 지역과 연령대의 출연자들을 섭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성 판타지> 출연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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