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너도나도 ‘지식+토크’ 프로그램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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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너도나도 ‘지식+토크’ 프로그램 신설
각 분야 전문가가 풀어놓는 수다의 향연...재미·교양 선사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8.09.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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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TV에서 지식과 수다를 결합한 토크 프로그램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누구나 쉽게 지식을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콘셉트를 지닌 프로그램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에는 토크의 주체가 스타급 연예인이 대다수였다. 스타의 사생활을 엿보거나 일정한 포맷의 문답 형태로 이야기의 화제성을 높였다면, 최근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의 지식 혹은 누구나 쉽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수다를 결합한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유명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자기 분야의 전문성(콘텐츠)을 지닌 출연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가장 눈에 띄는 점이다. 이렇게 가벼운 수다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29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유 퀴즈 온더 블록>은 거리에서 만난 시민에게 5개의 퀴즈를 내고, 정답을 맞히면 상금을 주는 ‘길거리 퀴즈쇼’를 표방한다. 퀴즈와 토크를 핑계 삼아 사람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문제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지식이 될 만한 문제들이 출제된다. 예컨대 ‘천원 지폐에 새겨진 인물은 누구일까’, ‘한국 최초의 배달음식은 무엇일까’,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의 십리는 몇 ㎞일까’ 등이다. 진행자 유재석의 능수능란한 진행 실력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는 데 빛을 발하고,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돌발행동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 자체도 또 하나의 볼거리로 만든다.

▲ 오는 21일 방송 예정인 tvN<알쓸신잡 3> 예고 화면.

시즌3 방영을 앞둔 tvN<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은 지식과 수다를 결합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오는 21일 방영 예정인 <알쓸신잡>에서는 유희열, 유시민, 김영하 등 기존 출연자 더해 도시계획학 박사 김진애, 과학박사 김상욱 등이 새로 합류한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잡학박사와 지식인이 함께 출연하는 만큼 교양, 과학, 역사, 예술 등 분야를 가로지르는 콘텐츠로 채워진다는 게 차별화된 지점이다. 무엇보다 시즌1과 시즌2에서는 국내여행을 했다면 시즌3에서는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등 다양한 볼거리와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품은 도시를 방문하는 만큼 여행 예능의 요소도 가미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 방영 예정인 KBS <대화의 희열>도 연장선에 있다. 시대를 움직이는 명사와의 토크를 대중이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진행자와 게스트가 나누는 대화는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짜여있는 문답식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대화의 묘미를 살린다.

이를 위해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게스트로는 방송인 김숙에 이어 국회의원 표창원,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 천종호 판사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1일 방송되는 MBC <토크 노마드>에서는 드라마, 문학, 예술, 영화의 추억 속 명장면을 찾아 떠나는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와 함께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영화를 다루는 JTBC <방구석 1열>도 영화와 인문학을 결합한 수다 형식으로 프로그램이 채워진다. 영화 소재에 따라 특화된 분야의 출연자들을 게스트로 섭외해 다양한 시각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우주 영화를 다룰 땐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을, 연쇄살인 사건 영화를 다룰 땐 프로파일러 이수정 교수 등이 출연해 흥미로운 토크를 이어갔다.

사실 출연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 자체는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다. 하지만 지식과 수다를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거나,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아도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출연자의 등장이 잦아지고 있다는 건 또 하나의 흐름으로 보인다.

어쩌면 날이 갈수록 현대인들이 온라인에서 ‘느슨한 연결’을 통해 정보와 만족감을 얻는 것처럼 지식과 수다를 결합한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정보와 정서적 대리만족을 얻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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