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부촌에서만 '한끼줍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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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부촌에서만 '한끼줍쇼'?
민언련 모니터링 결과, JTBC '한끼줍쇼' 촬영지 40% '부촌'에 편중... "기획 의도와 달리 빈부격차 드러내"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8.09.27 18: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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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한끼줍쇼>(1~95회) 방문지역별 분류 ⓒ민주언론시민연합

[PD저널=이미나 기자] JTBC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한끼줍쇼>가 "평범한 가정, 국민들의 저녁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촬영지가 수도권과 부촌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7일 <한끼줍쇼> 1회부터 95회까지의 촬영지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한끼줍쇼>가 방문한 지역은 서울이 64회로 가장 잦았고, 그 다음이 인천‧경기 지역(16회)이었다. 부산‧경상 지역은 4회, 강원, 세종‧충청, 광주‧전라 지역은 2회에 그쳤다. 제주는 1회로 가장 적었다.

<한끼줍쇼>가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을 방문한 비율은 전체 방영분 중 85%에 달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의 비율은 49.6%였다. 민언련은 "<한끼줍쇼>가 보인 방문지역 통계를 보면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다르게 수도권 지역민의 일상만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끼줍쇼>가 방문한 동네도 서울에서도 이른바 '부촌'에 쏠렸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서 지난 1년(2017/8~2018/7)간 조사한 서울시 아파트 평당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한끼줍쇼>는 38회분(40%)을 아파트 시세 상위 10개 지역에서 촬영했다. 하위 10곳을 방문한 횟수는 12회에 그쳤다.

민언련은 "<한끼줍쇼>는 서울특별시에서도 소위 말하는 '잘사는 동네'를 자주 방문했다"며 "단편적인 수치만 보더라도 아파트 시세 상위 10곳과 하위 10곳의 방문 횟수가 3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끼줍쇼>가 동네 부동산을 방문하는 비율도 아파트 시세별로 차이를 보였다고 민언련은 밝혔다. 

상위 10구의 경우 전체 38회의 방송에서 부동산을 23회(60.5%) 방문했고, 하위 10구의 경우 12회의 방송에서 5회(41.7%)방문했다. 상위 10구를 촬영할 때엔 열 번 중 여섯 번은 부동산을 방문한 반면, 하위 10구에서는 열 번 중 네 번만 부동산을 찾아간 셈이다.

민언련은 "이런 차이를 보인 이유는 <한끼줍쇼>가 부동산을 방문하며 보인 태도에서 드러난다"며 "부동산 방문시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목적과는 다른 불필요한 정보를 묻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진행자 중 한 명인 이경규의 발언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도드라졌다는 지적이다. 15회 방송에서 이경규는 "여기 평당 얼마 합니까?"라며 방문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물었고, 27회에서는 똑같은 질문에 '부동산규 공식질문'과 같은 자막이 달렸다. 65회에서는 게스트가 이경규에게 "공식질문 안 하시지 않았나요?"라며 시세를 묻는 질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민언련은 <한끼줍쇼> 출연진이 식사를 함께할 집을 찾는 과정에서 "대저택 및 고급빌라를 위주로" 초인종을 누르자고 이야기하거나(8회), "단독주택 단지가 있는 곳을 알려 달라"(69회)고 묻고, 자막을 통해 "북악산 자락의 대저택들과 소시민들의 삶이 공존하고 있다"(67회)고 소개하는 등 도시 내에 존재하는 불균형과 빈부격차를 진행자의 멘트와 자막을 통해 드러내는 문제점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일반인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 지역의 평당 가격은 중요치 않다"며 "부동산 채널의 프로그램에서나 등장할 법한 '평당 5000만 원, 6000만 원'과 같은 정보는 JTBC의 대표 예능인 <한끼줍쇼>가 전달할 내용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저택을 방문하는 것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가 많을 수 있지만, 국민의 평범한 삶을 보여주기에 대저택은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이런 태도는 <한끼줍쇼>가 방송을 통해 추구하는 방향이 잘 사는 동네를 보여주는 것인지 의심케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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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2019-11-20 23:09:50
맞는 말입니다.!!!! 서울 집값올려주는데 한몫 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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