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새해 연하장에 악담 퍼붓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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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논설위원 "사회주의 경제 냄새" 비난

▲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진행하고 있는 유튜브 방송' 김광일의 입'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위 ‘데드 크로스 (Dead Cross)’를 넘기자 <조선일보>가 정부에 대한 비판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에는 이낙연 총리의 새해 연하장에 시비를 걸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은 최근 “이낙연 총리의 연하장을 보고 질문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김광일 논설위원이 작성한 이 칼럼은 비난일변도로 총리의 덕담에 악담으로 대응했다.

유튜브 채널 '김광일의 입'도 진행하고 있는 김 논설위원은 연하장에 나오는 “전쟁의 걱정을 딛고, 평화의 희망을 보았다”라는 구절을 두고 이렇게 반박했다. "우리는 2018년 전쟁의 걱정을 극복했는가…이 총리는 '전쟁의 걱정을 딛고 평화의 희망'을 보았을지 모르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은 연말부터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안보에 걱정이 더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리의 연하장에 시비를 걸든 비난을 하든 논설위원의 자유다. 또한 연하장 작성시점이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사임 이전에 작성됐다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도 논설위원의 영역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것조차 인색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2018년 최대 변화로 한반도 긴장 완화, 납북정상회담을 꼽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한반도의 전쟁 위협은 상존하는 불안 요소였고, 해외에서 한반도 전쟁을 더 걱정한다는 소리도 들렸다. 평창올림픽과 판문점 선언 등을 거치며 핵실험과 전쟁의 위협은 중단됐다. 물론 아직 평화협정이 맺어진 것도 아니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한반도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고, 이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평양공동선언,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획기적인 사건들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거둔 성과를 굳이 평가절하할 이유가 있을까. 역대 어느 정부가 이 정도라도 해낸 적이 있었던가. <조선일보>, TV조선이 앞장서서 ‘형광등 1백개의 아우라’라고 찬양했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무엇이었던가.

“‘육사의 혼’이 빚어낸 인간 전두환”이라며 영웅화에 앞장섰던 <조선일보>는 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이나 총리를 향해 ‘할 말은 하는 신문’이었던가. 그랬던 보수신문이 문 정부가 못마땅하다는 이유로 새해 연하장의 문장 하나를 문제 삼아 보수 미디어 총동원령이라도 내리는 것인가.

김 논설위원의 억지 논리는 연하장 속의 ‘사람 중심의 번영’, ‘고루 누리는 번영’이란 표현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는 “이 총리가 ‘사람 중심’을 강조하는 이면에는 ‘기업 중심의 번영’ 그리고 ‘시장(市場) 중심의 번영’에는 소홀히 하거나 반대한다는 뜻이 숨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아무리 해석은 자유라지만 심한 비약이다.

대통령도 총리도 ‘종북’ ‘사회주의자’로 낙인찍기 위해 “사람 중심의 번영, 고루 누리는 번영”을 반시장주의자로 매도하려는 저의가 숨은 고의성 질문이요, 주장이 아닌가. 그는 질문으로 그친 게 아니라 결국 “‘고루 누리는 번영’에 대해 수정 자본주의를 넘어서서 사회주의 경제의 냄새가 배어 있는 것 같다”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오죽하면, “입이 없다”는 정운현 총리비서실장이 “‘고루 누리는 번영’이 이런 식으로 이념화 돼 비판받을 내용인지 쉬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일국의 총리가 이와는 반대의 얘기, 즉 특정집단만이 누리는 번영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비판이 공감을 얻으려면 상식에 기초해야 한다”라고 반박했을까.

총리실과 논설위원의 주장과 반박, 대립은 늘 있는 일이다. 최소한의 성과마저 인정하지 않고 문 정부 출범과 함께 비난일변도로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군사독재정권이나 파면 대통령과는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언론사가 이 땅의 주류언론으로 행세한다는 자체가 역사의 아이러니다.

2019년 새해는 총리의 연하장처럼 인간이 보다 존중받고, 특혜, 특권이 지배하지 않는 ‘고루 누리는 번영’이 되기를 기원한다. 문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졌으니 <조선일보>도 정부 비난 일변도에서 조금 벗어나 언론 본연의 공정성, 정확성, 진실성 등에 역점을 두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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