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김혜인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핵인싸' '만렙' 등 방송 프로그램 자막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표현을 '한글 파괴' 용어로 보고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3일 방송소위원회를 열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12개 예능 프로그램이 우리말을 훼손하는 자막을 썼다며 행정제재인 권고를 내렸다. KBS <해피선데이>, SBS <런닝맨>, JTBC <아는 형님>, TV조선 <연애의 맛>,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모두 제재 대상이 됐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한글날을 맞아 실시한 집중 모니터링를 거쳐 이날 안건으로 상정됐다.
방심위는 이들 프로그램이 온라인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신조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방송언어 심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핵인싸' '득템' '뚁땅해' '만렙' 'ㅇㅈ', '입틀막', '말잇못' 등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방심위 위원들은 “방송의 언어 파괴가 시청자들에게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며 방송 자막에 대한 모니터링과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 사이에선 지나친 제재라는 불만도 나온다.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PD는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은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소통하려는 장치”라며 “시청자들은 이미 다양한 경로로 콘텐츠를 접하는데 TV 프로그램만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