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전환 앞둔 tbs, "시민참여형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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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전환 앞둔 tbs, "시민참여형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tbs 재단 설립 조례 입법예고..."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과 내적 자율성 확보해야"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2.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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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서울특별시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 tbs 재단법인화의 의의와 과제 >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PD저널=이미나 기자] 서울시 산하기관인 tbs가 연내 법인 전환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다음달 6일까지로 예정된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뒤 의회에서 조례안을 의결하고, 방송통신위원회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변경허가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교통본부 소속 사업소’라는 tbs의 위치를 놓고 그동안 시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제작·편성 자율성이 침해받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독립법인화가 tbs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했던 만큼, 이번 기회에 tbs는 시민참여형 지역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다질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1일 열린 <tbs 재단법인화의 의의와 과제> 토론회에서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tbs 방송정책자문관)은 “매체 환경이 급변하는 현 시대에서는 ‘교통·기상 전문 방송’이라는 정체성은 크게 의미가 없고,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시청자의 응답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방송사 조직으로서도 한계가 있다”며 “단순히 법적 지위의 변화만이 아니라, 달라진 미디어 환경과 사회적 환경에 필요한 미디어로서의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원 위원은 이를 위해 t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과 내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는 이사회-집행기관-시청자 대표 기구 간의 견제와 균형이 구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발의된 조례는 tbs 사장을 포함해 11명 이하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된 자 중 서울시장이 임명하도록 했다.

김동원 위원은 “정원의 1/2에 대한 추천권을 서울시와 의회가 갖되 임명권은 시장에게 부여하고, 나머지 1/2는 노동이사를 포함해 tbs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기준으로 학계를 포함한 시민단체로부터 추천을 받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정관을 통해 추천단체의 자격을 명시하고 추천절차 및 결격사유를 밝히는 개방성을 구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사장 선출 과정에서도 시민평가단의 평가를 반영할 tbs 종사자와 시민 대상 공개 정책설명회를 거쳐야 한다”며 “시청자위원회는 시민의 대의기구로서 시민참여 방식과 절차에 대한 결정 및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원 위원은 또 공영방송으로서의 내적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는 “책임자와 실무자 동수로 편성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성규약 안에 간부 대상 중간평가를 시행해 사장의 인사권에 반영할 수 있는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 제안에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독립된 공영방송으로서 tbs의 역할을 강조했다. 관료조직의 색채가 줄어드는 만큼 지역과 시민에 밀착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채영길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수자, 빈곤에 대한 배제를 비롯해 이념에 반대되는 것은 혐오하고 배제하는 현재의 공론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내용과 방식을 갖춘 공론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며 “방송의 공영성은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tbs가 포용과 참여의 가치를 강조해 오늘날에 맞는 공영성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tbs 시청자위원장이기도 한 홍경수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시민 참여의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법인화 과정에서부터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시청자위원회나 이사회 구성 등에 있어서도 실질적인 시민 참여를 담보해 공동체 미디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조례 제정 이후에도 재정 독립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서울시에서 예산을 받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실질적 독립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별도의 예산산정기구를 만들고, 시민의 세금과 연계해 서울시가 대신 걷어 (tbs에) 분배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진행 중인 tbs 고용구조 개선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tbs는 서울시의 비정규직 직접고용 정책에 따라 tbs에서 일하던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단계별로 정규직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정기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은 “그동안 경직된 인력 운용으로 인해 불안정 노동을 양산하는 모순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해야 한다”며 “재단으로 전환된 후에도 고용 안정성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방송제작 전문 인력으로서의 책무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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