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로 방심위원 ‘5‧18 영상’ 민원정보 유출했다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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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로 방심위원 ‘5‧18 영상’ 민원정보 유출했다 ‘역풍’
해임 요구 국민청원 올라와...방심위원 9명 중 7명 ‘자진 사퇴 권고’ 의견
  • 박수선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03.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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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방심위 전체회의가 열리기 전, 5·8시국회의, 방송독립시민행동, 5·18 역사왜곡처벌광주운동본부 등이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PD저널=박수선‧김혜인 기자] ‘5‧18 북한군 개입설’ 유튜브 영상 제재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온 이상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위원이 역풍을 맞았다. 이상로 위원이 통신 심의를 요청한 민원인의 정보를 지만원 씨 등에게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심위 안팎에서 해임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방심위 위원 9명 가운데 7명은 민원 정보 유출을 방심위의 독립성을 훼손한 사건으로 보고 이상로 위원의 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

해임 요구는 이상로 위원이 5‧18 관련 유튜브 영상 심의 민원을 제기한 민원인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5‧18 북한군 개입설 등이 담긴 유튜브 영상 30건에 대한 심의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지만원 씨는 극우 인터넷매체 <뉴스타운>에 올린 글에서 방심위 방청을 독려하면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민원을 제기했다는 정보도 공개했다.

이상로 위원이 민원인 정보를 지만원 씨에게 알려줬다고 시인하면서 해임 요구까지 나온 상태다. 이상로 위원이 북한군 개입설을 지지하는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인 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심의 대상자들에게 내부정보까지 넘겨줘 방심위원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비공개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행위는 방심위원의 청렴‧비밀유지 의무에 반할뿐더러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정보보호 조항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민원을 넣은 민언련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문제 내용을 담은 방송이나 콘텐츠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민원을 제출할 수 있지만 민원인의 정보가 쉽게 유출된다면 누가 민원을 넣을 수 있겠는가”라며 “이번 사태는 방송통신 심의 민원을 넣을 국민의 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상로 위원의 해임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을 시작한 지 하루도 안돼 4847명(11일 오후 7시 현재)이 참여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에 따르면 방심위원은 국회의장 등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위촉하는데, 2008년 방심위가 출범한 뒤로 지금까지 해촉된 위원은 한 명도 없다.

방송독립시민행동과 5‧18시국회의 등도 11일 방심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정신을 폄훼하고 모독하는 허위조작정보를 심의해야 할 방심위원이 심의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드는 자에게 제공하지 말아야 할 정보를 넘겼다“며 ”이는 심의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심의위원들이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심의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통심의위원의 동료의식이 작금의 사태를 불러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이상로 위원의 해임결의안을 즉각 의결하라”고 촉구했다.

11일 열린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심의정보 공개유출’ 문제를 긴급안건으로 논의한 결과 이상로 위원과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은 전광삼 의원을 제외한 위원들이 이상로 위원의 자진 사퇴를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상로 위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보심의 유출 과정에 대해 “5‧18 관련 심의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당자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해 알려줬다”며 “심의 대상자들에게 (영상이) 삭제될 테니 관심 있으면 방청하라고 심의번호도 알려줬다. 방청객이 20명으로 제한됐다는 것까지 메시지를 세 번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의를 신청한 사람, 심의 당사자는 미리 알려줘서 방청할 수 있다고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영 위원은 자진 사퇴 권고 의견을 내면서 “공개유출 그 자체도 문제지만, 심의위원이 자기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고 한 것”이라며 “방심위 자체의 위상이 흔들린 사건으로, 가장 중요한 독립성이 저해됐다”고 말했다.

이상로 위원이 자진 사퇴 권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상로 위원은 지난 8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퇴 안 할 것이다. (남은) 임기 2년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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