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대표, SBS자회사 통해 200억원대 수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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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노조, "SBS콘텐츠허브 태영건설 가족회사에 특혜" 폭로

▲ 9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태영건설, 지상파방송 지배주주의 자격을 묻는다' 기자회견 ⓒPD저널

[PD저널=김혜인 기자] SBS 지주회사의 대주주인 태영건설 대표이사가 SBS자회사를 통해 사적인 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BS콘텐츠허브가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의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13년 동안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200억원대의 부당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대주주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에게 'SBS 소유-경영 분리'를 요구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노조)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규 대표 가족회사에 대한 SBS콘텐츠허브의 특혜를 폭로했다.

SBS본부에 따르면 SBS콘텐츠허브는 이재규 대표 부인이 운영하는 '뮤진트리'에 2005년부터 SBS 콘텐츠 음원을 재가공하는 용역을 맡겼다. 

2008년 ‘서울뮤직퍼블리싱’에서 '뮤진트리'로 사명을 바꾼 시기는 SBS가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되고 SBS 콘텐츠 유통 기능이 지주회사 아래 SBS콘텐츠허브로 이관되던 시점이었다. 2017년 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하기 전까지 SBS콘텐츠허브와 뮤진트리는 수의계약으로 거래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해 3월 SBS노사가 실시한 SBS콘텐츠허브 특별감사 결과 '뮤진트리' 전체 매출에서 콘텐츠허브로부터 거두는 수익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뮤진트리의 2014년, 2015년 영업이익률은 40%대를 기록했다.  

SBS콘텐츠허브 감사보고서도 “(뮤진트리가) 회사 설립 직후 SBS콘텐츠허브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점, 회사 매출에서 SBS콘텐츠허브가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뮤진트리는 SBS콘텐츠허브 독점 위탁용역을 전제로 설립된 회사로 보인다"며 "계열회사인 태영건설 임원의 사적 이익을 위해 SBS콘텐츠허브가 부당지원을 했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규 대표이사의 주머니를 불리기 위해 '뮤진트리'를 세우고, 이 회사에 SBS콘텐츠허브가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이재규 대표는 2011년 윤석민 회장이 (SBS에 대한) 경영승계를 받고 재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를 수습해준 인물로, 윤세영 회장의 최측근”이라며 “대주주의 특수관계로 보이는 인물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면서 돈을 몰아 준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3월 SBS노사가 함께 참여한 'SBS콘텐츠허브 특별감사 보고서' 중 '뮤진트리 매출과 영업이익률 자료. SBS노조는 뮤진트리가 콘텐츠허브를 통해 얻은 영업이익률이 일반 기업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했을 때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SBS노조

SBS콘텐츠허브는 뮤진트리를 용역 업체로 선정된 과정과 특혜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BS콘텐츠허브는 9일 오후 “뮤진트리 관련 건은 지난해 3월 노사 합동 감사에서 이미 지적되었던 내용으로, 관리감독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며 “뮤진트리는 재작년 7월, 3개 업체 간의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자로 재선정되었으며, 작업 퀄리티와 가격조건이 우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노측은 SBS콘텐츠허브와 뮤진트리 계약과 관련한 위법성을 검토한 뒤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BS본부는 이날 노보를 통해 조합원을 상대로 태영건설의 사익 추구, 경영진의 부당 인사 등의 제보를 받겠다고 밝혔다. 최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경영 개입 의혹으로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의 폭로를 통해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태영건설 핵심 관계자들이 사적 이익을 챙기면서 지상파 방송의 수익이 위축되면 SBS는 제대로 공적 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라며 “태영건설이 언론사 지배주주로 자격이 있는지 시청자와 국민에게 직접 묻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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