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또 연기
상태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또 연기
여당, 정부에 '다양성 확보 방안 담긴 사후규제안' 요구..."국회, 입법 공백 방치" 지적도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4.17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가 정부에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을 마련해 올 것을 요구했다.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지난해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또 다시 미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 제도 폐지에 무게를 둔 당론을 제시하면서 정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방송의 다양성과 공익성을 담보하는 방안을 담은 사후규제를 도입하는 대신, 사전규제 성격이 강한 합산규제는 폐지하자는 당론을 내놨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이날 취재진에 "합산규제를 재도입할 것인지, 그대로 일몰시킬 것인지 양자택일의 문제로 다룰 게 아니라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안이 정부안이 나오면 수용 여부를 검토한 뒤 관련법 개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부안이 미흡하거나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합산규제를 연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의 공익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담긴 사후규제 성격의 법안을 내달 16일까지 제출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동안 방송계에서는 통신사업자의 시장지배력 강화가 방송 공공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재벌 대기업인 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급속도로 유료방송 시장의 독과점화가 진행 중"이라며 "유료방송 시장이 거대 대기업 중심으로 급격하게 수렴되면 방송의 공익성 및 공공성 훼손, 다양성 후퇴로 인한 시청자 선택권 제한 등 수많은 부작용이 발생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시장점유율 제한 규정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방송시장에 진출하게 됨에 따라 기존 통신(망)사업에서의 지배력이 방송(네트워크)사업으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방송사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더욱 독과점 요소가 배척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는 지난 2월 의견서를 통해 "위성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복원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동일서비스 동일규제의 원칙'에 따라 합산규제를 부활해야 한다"며 "가입자 규제는 시청점유율 규제와 함께 유료방송시장에서 공정경쟁을 보장하고 여론 다양성을 보호하는 필수 장치"라고 강조했다. 

뒤늦게 사후규제로 당론을 모으면서 합산규제 재도입에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여당의 태도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국회는 지난 3년간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어떻게 사후적 규제로 전환할 것인지 논의했어야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가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폐지 이후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최근 정부의 미디어 정책 기조가 '규제 완화'에 치우쳐져 있는데, 여당이 정부안을 주문한 것은 사실상 사업자나 규제 당국에 '입장이 기울었다'는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중재안을 일단 수용하되, 정부안이 요구한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경우 즉각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소위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KT가 제출한 위성방송 공공성 강화 방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합산규제 재도입을 주장했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안이 국회로 오면 즉각 검토해 바로 심사하고, 제대로 된 안이 아니라면 바로 합산규제를 도입하기로 (여당에) 못을 박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